전투적인 수양 사제가 되기
DPS Disc Priest Guide


근 몇년간 이어져 온 블리자드의 하이브리드 혐오적인 기조를 생각해본다면 수사가 이러한 형태로 재개편된 것은 놀랍기까지 합니다. 야성 드루이드를 두 갈래로 나누고 고양 주술사에게서 (한때는 서브탱커로 기획되었다는 유일한 증거인) 대지무기를 빼앗은 사람들이 이제는 수양 사제에게 수없이 많은 선택지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수양 사제들은 분파와 마력 주입을 찍고 딜에 몰입하거나, 반대로 책망과 사도를 찍음으로써 힐에 무게를 두게 됩니다. 혹은 그 중간점을 택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대부분은 힐에 중점을 두는 쪽을 택하곤 합니다. 수사는 힐러이며, 힐러의 본령은 공대의 체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수사에 대해서 이야기해온 사람들은 모두 이 부류였습니다. 말하자면, 수사 힐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충분히 많았던 반면, 딜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아, 훌륭한 힐러가 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훌륭한 딜러가 되는 건 어떨까요? 그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저 말고도 수사 힐을 논할 분들은 많기 때문에, 저는 이 미개척지에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것도 그냥 혼자 재밌어서 쓰는 것이고(지금까지의 모든 제 글이 그랬던 것처럼) 순수한 ‘즐겜’ 이상의 의미는 딱히 없으므로 가치있는 정보를 기대하지는 않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어떻게 플레이할 것인가

앞서와 같이 수사에는 크게 세 가지의 플레이스타일이 있습니다. 힐에 중점을 두거나, 딜만 하거나, 혹은 힐과 딜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수비적인/전투적인/중간적인 플레이스타일이라고 명명하도록 합시다:

당연하게도 이 셋을 분류할 수 있는 첫 번째 기준은 특성 선택입니다.


15:
분파는 극단적인 DPS 트리에서만 선택됩니다. 신화에서의 격렬한 데미지 곡선은 뒤운과 좋은 궁합을 보이지만, 책망 역시 상시 10%*가량의 DPS 증가를 보이는 유용한 특성입니다. 범용성이나 운용 난이도 면에서는 책망이 훨씬 유리합니다. 대사제 반지에 따른 논의는 이후의 전설 섹션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60:
DPS면에서는 환각의 마귀가 압도적이고 이론적으로는 HPS 면에서도 환각의 마귀가 수양 보호막보다 기대치가 높지만, 실 운영에서는 마나의 제약 때문에 수양 보호막이 우세를 보이곤 합니다.

100:
사도는 당연하게도 힐만을 위한 선택인 반면, 마력 주입은 모든 경우에 적합합니다.

*Simc 기준.


따라서 이 섹션의 주된 내용은 15/60/100라인 특성에 따른 수양 사제 운용법이 될 것입니다.



수양 사제: 전투적인

힐은 사실상 하지 않습니다. 그럭저럭 봐줄만한 딜을 뽑아내지만 실용성은 없다는 점에서 검투사 태세의 직계 혈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까다롭지는 않아도 견고하게 구성된 딜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트 하나와 디버프 하나를 유지하고 타임라인 전체를 필러와 주 공격기로 치밀하게 채워넣는 것이 요체입니다. 고전적인 쐐쐐정 사이클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딱히 실용성은 없지만, 재미있습니다.


특성: 분파-환마-사악-마주
성물: 회개>고통
주문 우선도: 사악>분파>회개>성격

>사악과 분파를 유지하면서 회개를 쿨마다 쓰고 남는 글쿨은 성격으로 소비하는 것을 골자로 삼고 있습니다. 만약 분파와 회개가 동시에 쿨이 돌아온다면 분파를 우선적으로 써야 합니다. 회개는 쿨다운 9초 중에서 1.5/h만큼이 낭비될 뿐이지만 분파 없이 회개를 쓴다면 1/4만큼을 손해보는 셈이기 때문입니다(T20 효과를 고려하였음).

>멀티딜링 상황에서, 쫄이 도트 만료까지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없다면 멀티도트는 잠깐 보류하는 편이 좋습니다. 분파트리는 단일 딜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멀티도트로 얻는 이득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며, 가끔은 손해마저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사스즈인과 같은 곳에서는 일일이 사악을 돌리는 대신 회개로 알아서 옮겨가기를 바라는 편이 낫습니다.

>오프닝은 (precasting)분파-사악-회개-광휘-광휘-마주-분파-빛분-환마로 시작합니다. 이후로 환마와 마주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쿨마다 쓰도록 합니다. 빛분은 언제나 광휘 두 개와 함께 사용합니다.

>전투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 광휘는 야포나 강생전과 같은 부스팅 버프로 기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데미지 상승 기대치가 5%로 낮고 캐스팅시간 역시 긴 편이기 때문에, 특정 경우가 아니라면 빛분 부스팅 외에는 사실상 쓸 일이 없습니다. 이 특정 경우에 대해서는 이후 전설 섹션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양 사제: 중간적인

스펙트럼에 따라 힐이나 딜 둘중 하나에 조금 더 비중을 둘 수도 있겠지만, 어쨌건 양측 모두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아웃풋을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엄밀한 수치로 접근하자면 0.4딜과 0.8~0.9힐 정도입니다. 그리고 사실, 데미지 곡선에 따라 다르지만, 딜과 힐 양면에서 타 힐러를 압도할 잠재성 또한 있습니다. 즐겜용에 불과한 전투적 스탠스와 비교한다면 실용성이나 활용도 면에서 매우 뛰어납니다.


특성: 책망-환마-사악-마주
성물: 회개>시간 벌기>고통

>사악을 유지하고, 회개를 되도록이면 쿨마다 사용하고, 필러는 성격이고, 보호막과 탄원과 광휘를 적절히 섞습니다(다만 마나 커브상 광휘는 버스트 데미지 구간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요체는 수비적인 수양 사제들과 동일합니다. 바뀌는 것은 하나뿐입니다: 보호막과 탄원과 광휘를 '어떻게' '적절히 섞을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시간벌기 특성에 따라, 6금테 이상에서는 보막/탄원/광휘를 쓰면 다음 빛분/성격/회개의 시전 시간이 20%만큼 감소하게 됩니다. 중간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 수양 사제는 속죄 버프 부여-딜-속죄 버프 부여-딜을 끝없이 반복함으로써 시간벌기의 효과를 극대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weaving식 운영은 5-7타겟 가량의 안정적인 속죄 유지와 높은 딜량을 보장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전략적으로 광휘를 사용해야 합니다. weaving의 빠른 주문 순환은 높은 마나 소모율을 의미하기 때문에, 광휘를 아끼지 않고 사용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마나에 허덕이게 될 것입니다(결과적으로, 광휘를 의도적으로 '안 쓰게 됩니다'.). 물론 광휘는 단축키에서 내리기에는 너무 강력한 주문이기 때문에, 데미지 곡선에 따라 적절히 플레이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숙주 일반페이즈에서는 weavning이 효과적이겠지만, 울부짖는 영혼중에는 광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기존의 스타일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마주와 환마 타이밍, 그리고 빛분 타이밍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공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딜에 쓸지 힐에 쓸지는 각각 알아서 결정해야 할 문제겠지요.

>수비적인 플레이스타일에 비해 정말로 유의미한 딜 상승을 보여줍니다. 힐량 면에서도 어느 선까지는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스탯 배분


분파트리 EP값


책망트리 EP값

가속 31~35% 기준으로, 딜적인 면에서 수사의 EP값은 유연이 압도적입니다. 분파트리에서는 고정 6초 지속시간 때문에 가속이 고평가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어쨌건 후순위인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수사로 딜을 잘 하고 싶다! 힐은 하지 않는다! 하는 분이라면 유연과 치명타를 올리고 가속을 30%정도로 약간 낮추는 편을 권합니다. 다만 실제로 수사의 힐량은 딜량뿐만 아니라 속죄버프 운용/보호막 사용에도 좌우되기 때문에 '힐'을 조금이라도 신경쓰시는 분들은 무조건 고가속으로 세팅하는 편이 좋습니다.


전설을 선택하기


에스텔-데자나의 감화:
중간적 플레이스타일의 규칙적인 탄원 패턴은 안정적인 가속 수급을 의미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항시 4~8%정도의 가속 부스팅 효과를 받게 될 것입니다. 다만 기존의 고가속 세팅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마나 소모가 격렬해질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가속을 낮추는 편이 좋습니다. 수비적/전투적에서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습니다.

내면의 광채:
본래의, 힐 전설로서의 효용보다는 '즐겜'으로서의 효용이 더 큰 전설입니다. 내면의 광채 효과를 받는 광휘는 <18초 쿨-9초 지속-데미지 5% 부스팅+35% 확률로 가속 20% 부스팅> 효과를 지닌 버프기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딜사이클에 광휘가 섞여들어가지만 광휘-광휘-빛분을 위한 광휘 두 개를 남겨두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전투적 플레이스타일 딜사이클에 더 큰 재미를 부여합니다. 물론 정상적인 플레이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은 전설입니다.

달의 여사제 마이에브의 장식끈:
단순하고 강력합니다. 물론 딜적인 면에서만요―한때는 힐 코어였던 적도 있습니다만, 지금의 힐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는 효과입니다. DPS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설이기 때문에, 전투수사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 장만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뮤제의 흔들림없는 의지:
정확히는 신성 전설이지만, 수양에게도 분명 효과적입니다. 수비적에서는 프라다/벨렌/대사제 3강이 압도적이지만, 중간적에서는 채용할 가치가 있으며, 전투적일 때에는 마이에브와 엄청난 시너지를 보입니다. 스탯 역시 치/가로 딜링에 적합합니다.

세푸즈의 비밀:
치명타/가속이라는 2차스탯 분배와 2%의 공짜 가속은 화려하진 않아도 흠잡을 데 없는 혜택입니다. 10%의 이동속도도 쏠쏠하고 말입니다. 가장 좋은 점은 살게라스의 무덤은 세푸즈가 터지는 네임드로 가득차 있다는 것입니다(2넴 해제/비격 차단, 하르자탄 비격 차단, 사스즈인 해제/비격 침묵, 숙주 해제/비격 침묵 등). 수비적-전투적 양 극단에 걸쳐 유용한, 유일한 전설입니다.

공포의 잘란의 손아귀:
딜적인 면에서는 상시 1% 데미지 증가에 불과한 효과지만, 조금이라도 힐에 신경을 쓴다면 분명히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HPS면에서조차 프라이다즈보다 유용할 수 있습니다. 수비적인 플레이스타일에 적합하고, 힐에 중점을 둔 중간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도 채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대사제의 영혼:
뒤운을 찍는 동시에 책망/분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매력적입니다. 영웅까지는 발동기회가 적지만, 데미지 곡선이 격렬한 신화 난이도에서는 뒤운을 강생전처럼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파와 뒤운과 금테 효과를 함께 적용받은 회개라니,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습니까?―물론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입니다. 분파를 찍는 사제라면 영혼을 쓰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특화는 딜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스탯이고, 대사제의 영혼에는 특화가 800이나 붙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전투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 대사제는 그럴듯한 함정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수비적인/중간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는 가장 강력한 전설 중 하나입니다. 


장신구를 선택하기

빛바랜 파수꾼 메달:
WCL에서 벨렌/다크문과 함께 Top Trinket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바로 그 장신구입니다. 상당량의 특화와 높은 주문 딜량(약 전체의 7%가량)을 제공해줍니다. 스탯이 특화기 때문에 전투적 플레이스타일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다른 스타일에서는 BIS라고 해도 좋을 장신구입니다.

다크문 카드 한 벌: 약속:
설명할 글자가 아까울 정도로 좋습니다. 심지어 분파의 폭발적인 마나 소모율을 감안하면, 전투적인 플레이스타일에서도 경우에 따라 채용할 가치가 있습니다. 공대장님한테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할 일이지만("저기 공대장님 우리 어차피 딜 남는데 이번주 사스즈인에서 수사타고 딜만 해도 되나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만약 분파를 찍었고 전투시간이 6분을 넘어간다면 반드시 착용해야 할 장신구입니다.

성배, 천상지도 등 깡스탯 발동/stat stick:
무난하게 좋습니다.

해체되는 이성의 고서:
메달과 더불어, 얼마 되지 않는 유용한 딜 장신구 중 하나입니다. 전투적인 플레이스타일에 적합합니다.

기타 딜 장신구:
특성 스케일링 때문에 아무런 쓸모도 없습니다.


유용한 매크로

#showtooltip
/시전 [target=focus] 스킬명(빛분/회개/마귀/성격)

/focus

>주시 매크로입니다. 아군에서 보스로 일일이 타겟변경을 할 필요 없이 편하게 성격과 회개를 당길 수 있습니다.
특히 위빙에는 필수적입니다.


#showtooptip
/cast [@targettarget] 탄원

> 대상의 대상 매크로입니다. 온탱 탄원용으로 편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정통적인' 길에서는 약간 벗어난 두 개의 플레이스타일을 짚어보았습니다. 약파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탄원-딜-탄원-딜 위빙은 정말로 재미있고 꽤 쓸만하기도 합니다(HPS 최대치에 명확한 한계가 있을 뿐이지, 어느 선까지는 다른 힐러들과 비슷하게 나옵니다). 힐량에만 만족하지 않고 딜도 올려보고 싶어하는 수사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즐겜을 응원합니다 :D

>씨어리크래프팅과 전설 평가에 동참해주신 몇 명의 수사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