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몇 해 전, 제가 별볼일 없는 회복 드루이드였던 때의 일입니다. 당시 모시던 공대장님은 옛날의 명성에 비해 무빙이나 딜이 딱히 특출나진 않은 사람이었고(간명한 멸칭을 빌리자면, 퇴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놀림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제가 공대장님과 잡다한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자주 나오던 주제였지요. "예전에는 잘 하셨는데 요즘은 왜 그러세요?" 하는.

공대장님은 늙어서 그래 ㅡㅡ 등으로 넘기기 일쑤였지만 가끔은 진지한 태도로 말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딜이 잘 나오는지를 알고, 하루이틀 정도만 허수아비를 치면 곧바로 예전처럼 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에는 너무 지쳤다. 나는 와우가 별로 재미있지 않을 뿐더러 그만한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도 회의적이다"로 이루어진 그 문장들을 다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건 제가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저는 암흑 사제를 하고 있고, 레이드의 규칙을 조금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대장님이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이었는지도 약간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제 무빙이나 반응속도는 좋은 편이 아니지만, 적어도 저는 어떻게 해야 주황이 나오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 않거나 못 할 뿐입니다. 

저는 2주에 걸쳐 몇 개의 파랑을 주황으로 바꾸고 올스포를 70점 가량 끌어올리면서 7.3을 나쁘진 않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사실 불만족스럽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 몇 가지를 여기에 적어 보고자 합니다. 정련된 글이기보다는 단상들의 연속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광굴을 할 것인가

아시다시피 광굴은 일종의 엔딩 특전입니다. 2회차라고 해도 좋겠네요. 파밍구간에만 쓸 수 있고, 또 그만큼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고로스와 심문관은 광굴이 아니라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미 앞선 글(*http://www.inven.co.kr/board/wow/38/91322)에서 심도깊게 다룬 내용입니다만, 여기에는 다시 랭킹 목적의 광굴 특성 선택을 논해 보고자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1.5~2형상 사이의 킬타임, 즉 2분 30~3분 전투에서의 DPS 포텐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최고의 포텐셜을 뽑아냈을 경우를 가정합니다:

상서-영거자-마주
상서-머광-마주
상서-머광-환마
상서-영거자-환마

마주가 환마보다 딜량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환마 1회의 기댓값은 기본 마귀의 절반에 불과하며, 딜적인 이득은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거자-마주에서의 순서는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마주는 영거자가 머광보다 높고, 환마는 그 반대이니 말입니다.

차이는 형상 유지력에서 옵니다. 머광 마주는 70중 초중반대 마주 사용이 강제되는 반면, 영거자 마주는 82중까지 기한을 늦출 수 있습니다. 예컨대 1.5형상의 경우에, 30중 중반대에 불과한 머광 버프를 한 차례 받기보다는 마주 사용기한을 10초 늦추는 게 더욱 유리할 개연이 높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환마는 영거자가 없이도 안정적으로 고중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머광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 옳습니다.

즉: 2분 30~3분 사이 전투에서 마주를 사용하고 싶다면 영거자가 모든 면에서 좋습니다. 더 쉽고, 딜도 더 잘 나옵니다. 자신의 광굴 숙련도에 큰 믿음이 없다면 환마-머광을 택하십시오. 나머지 두 경우는 사실상 고려할 가치가 없습니다(다만, 환마-영거자는 경우에 따라 채용할 수 있습니다). 비록 신화 고로스는 1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로그가 영거자-환마로 도배되어 있긴 하지만 그건 그...진짜 솔직히 말하면 다른 암사들이 광굴알못이라 그렇고 영거자할거면 마주 쓰는 게 맞습니다.

여기에서 상서를 표기했으면서 산레인을 논하지 않은 것은, 1) 산레인의 이론적 시행과 현실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거니와(즉 실패율이 높습니다) 2) 마귀/마주 설계가 상서에 비해 까다롭고, 3) 무엇보다도 저 역시 쫄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로우리턴이어도 딜이 오를 수만 있다면 그쪽을 택하는 게 맞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실전에서 안정적으로 하이리스크에 대응할 자신이 없습니다.

굳이 따진다면 산레인-영거자는 상서-영거자-마주보다 약간 낮거나 높습니다. 그냥 상서-마주를 권합니다.


*
3분 30~4분 30까지의 단일, 즉 첫 형상과 광굴페이즈 사이에 형상을 한 차례 더 봐야 하는 경우에는 영거자나 마주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머광-환마-광굴이 유일한 해답이고, 4분 30 이후부터는 공유가 우세합니다.

*
다중타겟으로 갈수록 무조건 마주입니다.



어떻게 광굴을 할 것인가

광굴에서 중요한 것은 반응속도도, 컨트롤도 아닙니다. 설계입니다. 모든 네임드의 킬타임이 3분 5초였더라면 우리는 3격류와 함께하는 러브샷을 즐길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사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고로스는 2분 40초에 죽거나 3분 20초에 죽고, 가끔은 3분 40초에 죽습니다. 이번주 심문관은 2분 20초에 죽었습니다. 완벽한 광굴을 위해서, 우리는 경직된 형상사이클을 어떻게든 정해진 틀 안에 끼워넣어야 합니다.

두 가지의 대원칙이 있습니다: 마주는 늦어도 네임드가 죽기 30초 전에는 쓸 수 있어야 하고, 환마는 적어도 광굴 77중에 쿨타임이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형상의 길이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초블일 때 첫 형상은 마귀나 마주가 없어도 34~37까지 갈 수 있고, 블러드가 없을 때에는 29~33까지 갈 수 있습니다. 환마 풀사이클은 52~4고 마주는 45~50입니다. 다만 초블 상황에서 진입 전~10중첩까지의 마주는 노마귀/마주와 동일한 기대 중첩을 지닙니다. 2분산 3격류는 2분 4초까지 버틸 수 있으며, 1분산만 쓸 때에는 1분 57~8초가 최선입니다. 첫 진입에는 약 9초가 걸리며, 머광 혹은 광굴 상황에서의 재진입에는 약 7초가 걸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점도 염두에 두십시오: 3격류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3격류를 해야만 러브샷이 되는' 킬타임일 때에만 첫 분산을 쓰십시오. 만약 3격류 전에 네임드가 죽는 견적이 나온다면 2격류를 60중이 되자마자 쓰는 대신 죽음 관리용도로 아껴 두었다가 70중 이후에 쓰는 편이 좋습니다. 분산도 마지막에 최후의 발악 용도로만 쓰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마주/마귀를 언제 쓰고 형상을 언제 끊을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적어 두었던 메모 한 꼭지가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식입니다. 만약 네임드의 킬타임이 2분 40초가 아니라 3분 10초였더라면, 마주를 1형상 25중첩에 쓰고 두 번째 형상에서 2분산을 사용하는 식의 변주가 이루어지겠지요(033 마주(25)+차후 비격/059 형상 종료(51)/065 재진입/067 1격류-1분산/127 2격류(54)/153 마주 온(80)/173 마주 오프(100)/중간 분산/187 3격류(100+14)/191 찍). 

이러한 방법론을 이해하고 재적용하는 것은 개인의 소관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이제 말을 줄이겠습니다.


*
1) 비광굴 페이즈 형상을 너무 길게 가져가서 광굴페이즈를 끝까지 보지 못하거나, 2) 비광굴 페이즈를 너무 짧게 끊어서 네임드가 죽기 전에 눕거나, 3) 마주/마귀 계산을 잘못해서 고중에 눕는 등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설계에는 완벽을 기하되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실시간으로 계획을 수정해나가야 합니다. 



이상적인 스탯 세팅

공유 단일에서는 가속 35~37%를 우선적으로 맞춘 뒤 36~40선의 치명타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화/유연은 3순위입니다. 다만 2차스탯간 편차가 지능에 비해 압도적이진 않으므로, 어디까지나 지능치가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각 세팅을 비교해야만 합니다. 예컨대 지능 낮은 치가특 40/37/41보다는 지능 높은 36/37/50이 더욱 좋습니다. 일단은 지침에 맞추어 세팅을 마친 후 미세한 부분은 심크래프트로 비교하시는 편을 권합니다.

다중에서는 가속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치명타는 33~37선으로 소폭 낮춥니다. 특화는 최소한 50%는 되어야 하고,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광굴에서는 타겟 불문 가속은 33%로 충분합니다. 단일에서는 치명타를 32~38 전후로 맞춘 뒤 나머지는 특화에 투자합니다. 비전수정이 없다면 아마 특화가 45~55선에서 잡힐 텐데,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중에서의 특화는 70% 이상을 권합니다. 이때 치명타를 30%대 초반까지 내려도 괜찮습니다.


없어도 2차 세팅이 완성된다면 우리는 세푸즈/비전수정을 빼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아닙니다.

1) 군단의 ilvl에 따른 스탯 상승률은 기형적입니다. 지금까지의 거의 모든 확팩에서는 1차와 2차가 동일한 비율로 상승했던 반면에, 군단은 4:1의 비율을 보입니다. 지능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2차는 그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예컨대, 단순히 수치만을 비교해보더라도, 지능이 64000이고/2차스탯합이 32000인 상황에서 지능 300이 오르는 것과 2차스탯 300이 오르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2) 가속 12500 기준으로, 세푸즈는 실수치 2.5%가량을 추가로 보정합니다. 수치로 환산하면 약 940가량입니다. 이는 세팅의 난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총 스탯합 자체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부위 특성상 방어구 부위 전설에 비해 더 효율적입니다). 암사가 2차스탯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직업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엄청난 메리트입니다.

3) 앞으로도 지능은 계속 오를 것이고, 그에 비해 2차스탯의 상승폭은 낮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스펙이 될수록 (상대적으로 올리기 까다로운) 2차스탯의 영향이 더 커질 개연이 높습니다.

암사의 직업전설 성능은 공통적으로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세푸즈를 벗을 일은 당분간 없어 보입니다.


* 다만 비전수정은 약간 이야기가 다른 게, 독촉기가 정말 좋습니다. 4중씩만 되어도 비전수정과 동급인데, 발동률 자체가 높기 때문에 총체적으로는 비수보다 약간 우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비수는 이제 아만툴이라는 대체품이 있으므로 안토러스에서의 전망은 불투명합니다...근데 살게 시점에서는 벗을 일 없음.



대안적인 전설들

만가자와 세푸즈는 좋은 전설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똑같은 전설을 끼는 데에는 보통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뭐, 사람들이 언제나 합리적인 건 아니잖아요? 저는 사실 왜 사람들이 심문관에서 만가자를 끼는지 이해를 못 하겠거든요...왜 만가자를 끼지...?(심크만 돌려봐도 각이 나오는데...)

물론 아래의 전설은 보통 만가자와 세푸즈보다 안 좋습니다. 쓸만하다는 것도 '세푸즈 만가자 없으면 생각해보세요' 정도의 평가고요. 만가자와 세푸즈보다 좋은 경우에는 밑줄을 칩니다.


1) 아눈드
사실 아눈드는 다른 <덜 쓰이는 전설>들에 비하면 그 격이 남다릅니다. 만가자-세푸즈로 도배된 전설 시장에서 멀티타겟 스페셜리스트로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인기있는 선택지는 아니지만 어떤 경우에는 만가자보다 좋고, 단일이더라도 성능 자체가 괜찮습니다(손목이라 세팅이 쉬운 것도 크고요). 숙주/사스즈인/심문관 정도에서 확실히 좋고, 화신에서도 세푸즈나 노르간논이 없다면 충분히 고려할 만합니다.


2) 대사제의 영혼
안토러스 티어와 함께라면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시기상조입니다. 무엇보다도 처참한 2차스탯과 마찬가지로 처참한 스탯 배분이 발목을 잡습니다. 세푸즈와 비교하면 사실상 5~6%가량의 스탯 손실을 보는 셈인데(뿐만 아니라 특화까지 꽤 높은 비율로 붙어 있습니다), 정요로는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해입니다. 다중에서 쓰는 건 자살행위고요. 

하지만 세푸즈가 없다면 공유 단일에서는 고려해 볼 만도 합니다. 광굴에서는 전혀 추천하지 않습니다.


3) 젝스 공멸
신전설인데다가 성능이 딱히 만가자나 세푸즈에 비해 압도적이지 않아서 아무도 쓸 생각을 않고 묻힌 감이 있습니다만, 사실 의외로 좋은 전설입니다. (비록 운이 약간 따라줘야 하지만) 형상 유지력이 꽤 올라가고, 무빙중에 쓸 필러가 하나 더 생기는데다가, 죽음 딜만으로도 3~5%가량의 DPS 상승을 보입니다. 공유와 광굴 양면에서 단일에서만큼은 세푸즈와 비빌 수 있는 유일한 전설입니다. 여신에서 무빙하느라 빡센데 세푸즈는 남이 먹는 암사분들한테 적합합니다. 달자매에서도 나쁘지 않고요.

다만 망토라 스탯면에서 뒤쳐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4) 노르간논
아마 모 암사 겸 보기님이 방송에서 예찬해서 아는 사람도 꽤 있을 텐데, 화신에서 상당히 좋습니다. 1) 혼돈동안 풀무빙 2) 행렬 교대 3) 현실 파열 4) 여신한테 도트걸러 이동 네 방면에서 모두 발동가능한...그야말로 갓갓전설로서...6분동안 세미광굴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차피 화신에서는 세푸즈 발동이 불가능하므로, 세푸즈는 가속 1000이 추가로 달린 970 반지에 불과합니다. 노르간논에 추가로 붙어있는 특화 690이면 스탯합면에서의 손해는 300정도에 불과한 셈입니다. 이래도 노르간논이 아닙니까? 와!! 갓갓갓논 만세!!

다만 매끄러운 슬라이딩과 무빙딜 뽕맛에 취해서 이득충하다가 혼돈맞고 뒤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저 노르간논 낀 이후로 매주 화신에서 혼돈맞고 뒤져서 지금 막 좀 큰일남(아니 근데 트라이할땐 진짜 노르간논 껴도 안 죽었는데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5) 공허의 심장
쓰레기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 전설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단(12~13단까지)에서는 불행+공심 시너지가 꽤 괜찮습니다. 검까나 아눈처럼 작쫄이 다수 있는 던전에서 의외의 화력을 뿜어냅니다.


6) 젠크아람/샤라즈
나쁜 전설은 아닌데 특장점이 없습니다. 샤라즈는 꽤 괜찮다만 사실 샤라즈가 좋을 상황에선 대체로 아눈드가 더 좋아서...젠크아람은 공대 지원면에서는 상당하지만 딜러의 본분은 딜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합시다.



실전의 세계로

1) 고로스~하르자탄
광굴을 하세여. 셋 다 영거자 마주 찍고, 심문관은 아눈드 세푸즈에 특화 70% 이상을 권합니다. 로그들 뜯어보면 알겠지만 정분의 딜 비중이 높아봤자 7%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광굴 타임테이블은 다 있으나 여러분의 킬타임과 제 킬타임은 상이할 것이므로 여기에 쓰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정답만 알려주면 알아가는 재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위에 써놓은 글대로만 하면 타임테이블 짜기 어렵지 않으니 그대로 해서 주황을 쟁취하시길...


2) 달자매
벽에 딱 붙어있으면 글폭을 안 맞습니다.


3) 숙주
아눈드 세푸즈를 끼고 뼈보가 안 풀리길 빕니다.


4) 사스즈인
저는 사스즈인이 보라에여.

가능하다면 아눈드 세푸즈를 낍시다. 쌍둥이는 30중까지 필러로 흡손만 쓰면서 버티다가 다음장어에 쌍둥이로 다 전염시키는 트리키한 플레이가 있긴 한데 솔직히 요즘은 장어가 하도 녹아서 이런다고 장어 뿌숴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5) 여신
공대 택틱상 2역류 블러드고, 2역류 끝난 뒤 거의 바로 여신이 죽는다면(3:30~3:50 사이의 킬타임) 광굴을 쓰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에서는 광증-영거자-마귀-광굴을 택합니다. 일단 마주는 광기 수급이라는 면에서 한계가 명확하거니와, 마주타이밍과 구슬타이밍이 약간 다르고, 후블과 마귀의 궁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기 때문입니다. 

20~25초 사이에 진입하고, 분산을 써서 역라인을 탄 다음(이때 광증이 유용합니다), 취향에 따라 2격류를 하거나(어차피 광굴 3격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첫 형상에서 2격류를 털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55중에서 첫 형상을 끝냅니다. 1분 30~40초 사이에 광굴을 키고 다음 형상에 들어갑니다. 대략 저 킬타임이면 2분 20~30초 언저리에서부터 마격에 불이 들어옵니다. 2역류(2:45)를 대비해 광기를 최대한 풀로 채워두고, 분산을 쓰고, 달려갑니다. 블러드는 보통 2:55가량에 올라옵니다.

블러드빨로 버티다가 85~90중 사이에서 마귀를 쓰고 딜을 이어갑니다. 끝나면 죽습니다. 찎.

* 기본적으로 세푸즈의 이속 10%가 절실한 네임드긴 하지만, 세푸즈를 먹을 수 없고/첫 형상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젝스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특히 1형상에서도 영거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 공유는 뭐 잘해보시길 바랍니다...


6) 킬제덴
일단 만가자와 세푸즈를 착용합니다. 특성은 광증이 좋습니다. 장신구는 비전수정+훈로를 권합니다만 아덮공도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빼미는 스텝이 꼬이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아마겟돈 밟기 편하게 사이드에서 시작합니다. 초블 받고 형상 진입하자마자 격류를 박으면 격류 끝날 때 1-1 아마겟돈이 뜹니다. 가능하다면 밟고, 아니면 바로 달징으로 이동합니다. 달징에서 플레이어-쫄-킬제덴이 일직선상에 있도록 자리를 잡되 플레이어는 오른쪽으로 미세하게 어긋나는 편이 좋습니다. 훈로가 잘 박히는 포지셔닝을 매 분출/통곡쫄마다 염두에 두도록 합시다.

마귀는 블러드빨을 받아 36~37중에 사용합니다. 가만히 딜을 하다가 특이점이 나오는 위치로 이동합니다. 특이점이 떨어지기 4.5초 전에 분산을 쓰면 거의 정확한 타이밍에 튕기고 풀립니다. 반영쫄에 도트를 걸고 2격류를 하면 보통 63~66중에서 끝납니다. 킬제덴은 25중 정도에 올라갑니다. 광증을 위해 사이페에도 짬짬이 광기를 계속 채워줘야 합니다. 광기 만땅이면 이속이 130%이므로 사이페에 육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사이페는 첫 아마보다는 두번째 아마를 밟는 편이 좋습니다. 특이점은 2-4-2로 오는데, 4특이점 마지막을 중앙으로 튕기지 말고 스핀을 넣어서 외곽으로 튕긴 다음 제가밟아요<-를 존나 치면 보통 사람들이 안 오므로 쾌적하게 아마를 독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 아마가 안 뜨면 못 밟겠지요? ^ㅡ'

마지막 특이점도 마찬가지로 스핀을 넣어서 튕기면 폭공불 무빙을 덜 해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2-1아마는 되도록이면 밟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고블린이면 외곽 밟아도 회생이 가능하지만 다른 종족이면 그냥 목숨을 댓가로 밟는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냥 특이점쪽으로 가서 힐러들이랑 같이 튕기는 쪽을 권하고...아니면 고블린을 하시거나...

이후에는 그냥 아마겟돈을 밟고 홈런볼을 피하면서 딜을 하는 시간이 약 3분가량 이어집니다.

2힐쫄 보고 딜컷 끝나자마자(딜컷동안에는 미터기를 보면서 디피가 쭉쭉 내려가는 광경을 감상하는 게 좋습니다) 형상 진입하고, 동글에서 쫄 뽑고, 빠르게 달려서 일리단 버프 받고(일리단이 좀 멀리 있을 경우, 첫 어활을 분산 안키고 맞을 뻔뻔함이 있다면 이때 분산을 빼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정폭 터뜨린 다음 쫄 하나에 고흡 걸고 채찍을 계속 당기면 됩니다. 일일히 도트 걸어봤자 아무 의미 없습니다.

정상적으로 쫄이 다 녹으면 3페에 들어갈 때 24~27중쯤입니다. 동글에서 특이점 튕긴 다음 킬제덴한테 도트 걸고 마귀 써서 딜을 합니다. 3페는 솔직히 영웅이랑 똑같고 징맨이 징만 잘 찍으면 쉽기 때문에 딱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서가 개좋습니다. 고서를 쓰세여.
 


장신구 조합

1) 해체되는 이성의 고서
구립니다. 그냥 쓰지 마세요.
제성합니다. 써보니까 좋습니다.

2) 유령의 훈로
단일에서도 준수하고, 다중에서는 압도적입니다. 모든 특성과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3) 아래에서 덮치는 공포
기본적으로 좋습니다만 공유 단일이나 주 타겟의 딜 비율이 70% 이상인 네임드에서만 씁니다.
다중에서는 별로입니다.

4) 유령 올빼미
말뚝 기준 발동 데미지만 따지면 단일 탑급이지만 1) 2차 스탯이 특화고 2) (대부분의 경우에는 불가피한) 무빙이 섞이면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공유에서는 딱히 좋은 편이 아닙니다. 마주 광굴에서는 7~10%가량을 차지합니다.

5) 일어나는 물결의 부적
사스즈인이나 숙주처럼 쫄의 힘을 받아 70중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공대 여건과 개인의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고...다른 경우에는 쓸 가치가 없다고 보아도 되겠습니다. 광굴에서는 그래도 다른 장신구가 없으면 쓸만도 합니다.

6) 스탯스틱/비전수정
^ㅡ'


요약:
광굴 단일 BiS: 빼미+비수(훈로/부적/스탯스틱으로 대체 가능)
광굴 멀티타겟 BiS: 스탯스틱+비수(또 다른 스탯스틱으로 대체 가능)
광굴 트래쉬애드 BiS: 비수+훈로(스탯스틱으로 대체 가능)

공유 단일 BiS: 아덮공+훈로(비수/스탯스틱으로 대체 가능, 빼미도 차선)
공유 멀티타겟/트래쉬애드 BiS: 훈로+비수(스탯스틱으로 대체 가능)



마치며

며칠전의 일입니다. 저희 공대장님은 올신화를 2탐에 끝마치고 "우리 잘한다! 우리 잘해!" 하면서 기쁨에 젖어 계셨으나 저로서는 '아니 올신화를 2탐컷하면 뭐합니까 지금 16주째 하르자탄 암흑이 안나오잖아요!!!!' 라는 생각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번주 일정까지 930 분산성물(씨발)과 925 킬제덴 암흑을 끼고 있었으며...일정이 끝나고도 930 분산성물과 925 킬제덴 암흑을 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970도 안 되는 무기를 보니 괜히 깝깝해져서 영웅에서라도 티벼를 노려보기로 한 저는 대충 아무 파티에나 업손으로 탑승했습니다. 화신에서 여신좀 패다가 핀잔먹은 이후로 약간 꼴받은 상태였던 저는 킬제덴 사이페에 블러드가 올라오자 살짝 더 꼴이 받았습니다. 마침 치킨이 문을 두드리길래 특이점 맞고 죽은 다음 닭다리를 뜯고 왔더니(그 사이에 공장이 제 욕을 했다고 합니다만 닭다리가 맛있고 잘못은 제가 했는데 욕먹는게 무슨 대수입니까?) 아니 암흑성물이 940으로 뜬 게 아닙니까? 할렐루야!!

병신짓을 했더니 그렇게 안 나오던 암흑성물이 바로 나오는 걸 보면 역시 병득론은 과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덕분에 무기렙이 5 오르고 심크 디피는 6만이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왜 중첩도 2~3중 더 보고 세팅도 거의 동률인데 왜 딜이 안 나오는가 고민했던 그 수많은 시간들이 참으로 가치없고 허무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세팅과 연구는 단명이고 무기렙은 영원한것 대류...폭룡이 최고다.
-아트라메데스 마음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