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와의 첫만남과 10년이 지난 소감에 대해 써볼까한다.
처음 와우를 알게된건 2004년말쯤? 대학교 1학년때였다.
친구놈이 강의빼먹고 학교에 안나오길래 뭐하길래 안나오냐고 물었더니
와우 클로즈베타에 빠져서 미치겠다는 얘기했다. 
나도 게임을 좋아했지만 성인나이됐다고 친구에게 "또 뭔 게임을 한다고 학교를 빠지냐"며 뭐라고 했었다.
그렇게 친구는 계속 그 와우라는 게임에 대해서 찬양수준으로 재밌다며 곧 오픈베타니깐 같이 하자고 권유했다.
그친구가 워낙 게임광이라 언제나 추천하는 게임들이 많았다. 
와우도 그중하나였기때문에 그냥 그러려니하고 잊고 지냈다. 
그리고 한참후 언젠가 메신저로 친구가 뭔가를 보내줬다. 와우 설치파일이었다. 
지금 오픈베타기간이라 공짜니깐 일단 받아서 깔아만보라했다. 
받아서 설치를 하는데 그당시 게임 용량을 생각하면 와우의 용량은 어마어마했다. 
무슨 게임이 10기가 가까이 하나싶었다.
용량도 없는데 그냥 조금 해보다가 지워야겠다 싶어서 깔고 계정을 만들어서 해봤다.
친구가 하도 설명을 해줘서 얼라이언스와 호드가 대립하는 구도라는것쯤은 알고있었다. 
친구는 자기가 달라란 얼라이언스니깐 그걸로 키우라해서 생성을 한다음에 종족을 골랐다. 
얼라이언스에는 인간 드워프 노움 나이트엘프 4가지 종족이 있었는데 그중 눈에 들어오는 비주얼은 나이트엘프였다.
그당시 다른 종족들은 볼품없이 생겨보여서였을것이다. 그리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RPG게임에서 항상 좋아하는 직업이
도적같은 민첩한 캐릭터였기에 도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별 감흥없이 조금씩 플레이를 했다.
지금은 처음만들면 초보자들을 위해 팁과 튜토리얼이 보여진다.
하지만 그때는 그냥 알아서 배워야했기에 너무 답답하고 몇일간 텔드랏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레벨이 10가까이 됐을때였나? 나이트엘프 대도시 다르나서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너무 넓고 디테일해서
감탄을 계속했다. 레벨올리는건 안중에도 없고 모든 건물 구석구석다니면서 뭐가 있는지 확인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친구놈이 접속해서 귓속말을 걸길래 돈좀 달라고 했다. 상점에서 파는 장비조차 살 실버가 없었다.
친구는 자기도 그지니깐 일단 인간지역으로 넘어와서 같이 하자고 했다. 인간지역? 지도를 누르고 우클릭을 해봤더니
내가 돌아다닌 지역은 저 구석에 찌그러져있는 작은 섬일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배를 타고 오면 된다고
그랬다. 배를 탄다고? 그전에 하던 마지막 RPG가 디아블로2여서 포탈이나 클릭한번이면 이동하는 방식에 길들여져
잘 이해가 가지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한 유저가 배를 타는곳을 알려줘서 같이 배를 타러갔다. 
그렇게 텔드랏실을 탈출하고 지금은 대격변이후 개작살이 나버린 아우버다인에 도착했다. 나이트엘프 지역 특성상
뭔가 좀 어둡고 조용조용한 테마라서 살짝지루해질쯤 와우관련사이트들을 뒤져서 동부왕국으로 가는 방법을 알아냈다.
레벨은 20 초반쯤? 잿빛골짜기까지 왔다가 다시 아우버다인으로 가서 동부왕국으로 향하는 배를 탔다. 
도착한곳은 메네실항구. 나이트엘프지역에만 있던 나는 다시한번 놀랐다. 숲속이랑은 느낌이 또 달랐다. 
감탄을 하며 퀘스트를 해나갔다. 그리고 아라시고원에 임시주둔지에 달했다. 근데 그곳은 다른 지역이랑 많이 달랐다.
퀘스트를 하려하면 호드놈들이 무차별적으로 방해를 했다. 처음엔 평화주의자행세를 하며 무시했다. 
시체를 찾는일이 많아지고 점점 짜증이 나기시작하면서 복수심같은게 생겼다. 그리고 날 죽인 호드도적이 했던것처럼 
호드가 퀘스트를 할때 뒷치기라는걸 처음해봤다. 오.....................그손맛을 느끼고 정신차린 지금 10년이 지났다.

...

어느덧 나이는 서른이 되었고 와우는 몇차례에 걸친 확장팩출시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정말 지난 10년동안 살면서 와우는 항상 내 컴퓨터에 깔려있었고 어마어마한 용량의 10기가짜리 게임은 벌써 30기가에
육박하는 게임이 되어있다. 그만큼 많은게 달라지고 달라질때마다 확장팩을 출시할때 트레일러를 볼때마다 
환호를 했다. "대박... 일리단나왔어." "대박... 리치킹이다.." "대박... 아우버다인 다 부셔졌네" "대박 그래픽좋아졌네"
매번 내게 대박이었던 와우는 다시한번 내게 대박이라는 말을 하게끔 했다. "대박... 그롬헬스크림 포스 지린다..."
나이가 서른인데 이러고 있는게 누군가가 보기엔 우스울지 모르겠지만 10년간 와우세계관에 빠진 나에겐 마치
오랜기간동안 방영중인 미드같은 존재다. 앞으로 어떻게 게임이 진화하고 어떤 스토리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리고 오랜기간 기다린 영화도... 
끝으로 처음 와우를 알려준 친구에게 고맙다. 그리고 밉다.
정말 재밌는 게임을 알려줬지만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와우만...;;.....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