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처럼 스토리가 훌륭한 게임이 앞으로 나올까 싶을 정도로, 와우는 MMOPRG 게임의 대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와우가 최고인 이유와, 와우에서 청춘을 화려하게 불태운 한 청년의 에세이 시작합니다.

 

 방대한 세계관과 다양한 종족들이 공존하는 아제로스, 그리고 그 스토리에 흠뻑 취해 와우에 열정을 쏟아 부은 한사람의 이야기. 와우를 접한지 어느 덧, 9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아마도 CBT를 진행할 때 우연찮게 참여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플레이한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뭣도 모르고 아무 종족으로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하였고 중립 지역에서 적대 진영의 유저들을 처음으로 만나 싸우고, 혼자서 3, 4명의 유저들을 상대로 이겼을때의 그 기분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오리지널, 불타는 성전, 리치왕의 분노, 대격변까지 와우의 역사를 함께 하였고 개인적으로도 와우의 끝을 보았다고 자부한다. 비록 정점은 아닐지라도 그 길을 걸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옛 추억들을 회상하며, 필자의 와우 일대기를 하나둘씩 끄집어내어 얘기해볼까 한다. 

 

 

 

 오리지널 시절, 호드 진영의 언데드 여성 도적을 생성하면서 나의 분신은 그렇게 아제로스 세상속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신녀치세'란 이름을 부여하였고 지금도 포탈에서 신녀치세를 검색하면 나의 흔적들이 묻어 나온다. 어쨋든 퀘스트를 하나둘식 수행하다 보니 '록타 오가르!'를 외치며 호드 진영의 일원으로서 60레벨을 달성하였다. 아마도 얼라이언스 진영의 유저들은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라면서 게임을 즐겼을 것이다. 그리고 호드와 얼라이언스 유저간에 공통된 사항이 있다면 레벨업 하나하나 올리는 과정들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었을 것이다. 또한 퀘스트를 하면서 아제로스의 지역 곳곳을 탐험하는 즐거움 또한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과정들을 몸소 느끼며 파티를 이루어 던전을 공략하며 아이템들을 하나둘 씩 모았고, 어느 덧 고정 인원이 모여서 참여하는 공격대에 소속되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화산심장부를 공략하며 오리지널 당시 최고의 무기라고 불리우던 '우레폭풍 - 바람 추적자의 성검'을 가지고 싶다는 목표하에 열심히 했지만

인연이 없었는지 불타는 성전을 맞이하게 된다.

 

 2007년, 학교 생활에 얽매이던 학생 신분을 탈출하면서 대학생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와우도 첫 확장팩 '불타는 성전'을 선보이면서 필자와 와우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늘을 날라다니는 탈것, 새로운 종족, 아웃랜드에서의 시작은 새로운 모험으로 가득차 와우의 매력에 흠뻑 더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당시 20살이 된 새내기 대학생이였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새로운 공격대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 공격대에 소속되어 검은사원까지 함께하였다. 티리온 - Tempest 공격대 -

 

 

 

 새로운 공격대 던전이 추가 될 때 마다 함께 공략하며 보스 몬스터들을 하나둘 씩 잡을때의 기분을 같이 공유하였다는 점에서, 정규 공격대의 인원들은 제2의 가족이라고 봐도 무방할정도 매일 보았고 서로 정이들기도 했다. 이처럼 공격대 던전은 와우의 핵심 콘텐츠중에 하나였다면 불타는 성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투기장은 전장과 필드 PVP만 존재했었던 와우에 큰 붐을 일으키면서 개인적으로 PVP에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게임을 좀더 재미있게 즐기고자 아이디를 '재미'로 변경하였다.

 

 

 

 당시에 필자는 < 신비주의 > 길드에 소속되어 있었고 이 길드에서 와우의 절반을 함께 할줄은 몰랐다. 아마도 같이 소속된 길드원들 때문이 아닐까 한데 그때 Tranquillity 유저를 만나게 되었다. 서로 자세히 알게된 계기는 투기장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와 함께 시즌3에서 본격적으로 투기장을 시작해서 전드, 흑드 조합이 우세였던 시즌에서 도드(회복) 조합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상위권의 조합들을 상대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그리고 수천 판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승율을 자랑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기억하기론 약 63승에 3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투기장을 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도드 조합을 플레이 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면 아마도 우리들일 것이다.

 

 - 필자는 정규 공격대를 마치면 투기장을 했고 PVP와 PVE를 즐기는 하드코어 유저가 되었다.

 

 

 

 하드코어 유저였던 필자는 Tempest 공격대에서 불뱀제단의 바쉬를 시작으로 마그테리돈, 그롤, 카라잔, 폭풍우 요새, 하이잘을 거쳐 어느 덧, 검은 사원까지 함께 했다. 검은 사원은 불타는 성전의 마지막 보스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워크래프트의 영웅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 그 영웅은 바로 일리단 스톰레이지이다. 악마의 힘에 타락해 1만년 이라는 긴 세월동안 감옥에 갇혔다가 아서스에게도 패하고 아웃랜드로 도망쳐온 남자. 필자는 그를 비운의 영웅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최상위층에 위치한 그를 보았을때 그가 내뿜는 위용은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그가 들고 있던 아지노스를 유저가 직접 사용할 수 있었기에 아지노스를 목표로 달렸던 세월은 길고도 험난했었다.  . . .

 

 여느날 처럼 일리단을 공략하기 위해서 수없이 죽으면서 공략하던 어느 날, 드디어 일리단공략에 성공했다. 25명의 공격대 인원들은 서로 좋아하였고 다같이 기쁨을 즐겼다. 그중에서 필자는 공략했다라는 기쁨보다는 아지노스가 나왔을까하는 기대감이 더 컸었다. 심장은 콩닥콩닥 뛰고 숨죽이면서 루팅할때의 기분이란.. 그리고 인벤토리를 확인하였는데 아쉽게도 아지노스는 루팅되지 않았다...

 

 처음 일리단을 공략한 이 후, 몇 개월간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자정 12시가 넘어서 일리단을 공략하고 있을때 진행도중에 너무 피곤하였던 나머지 깜빡 졸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뜨니 일리단은 차디찬 바닥에 누워있었고 분신은 멀쩡하게 살아 있었다. 그 순간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한편으론 감동마저 들었다. 그래서 여차 사정을 설명하니 이해해주던 공격대원들.. 그리고 감동이 더해져 아지노스 한짝이 드랍되었고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공대원으로서는 첫 번째로 전설무기를 획득한 추억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얼마나 멋있던지..

 

그렇게 해서 투기장과 전장, 레이드를 즐기던 하드코어 유저는 성인 남자라면 거처 가야할 군 문제로 인해 잠시 와우를 그만두었다.

 

 

 

 그러나 몇개월 후, 군입대가 미뤄지면서 불타는 성전이 끝나고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적용된 하루 뒤에 다시 와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미에서 'Kiker'로 아이디를 변경하였다.

그래서 그당시에 공격대에 소속되지도 않았고 확장팩이 적용된 초창기라, 하드코어하게 즐겼었던 필자이기에 라이트 유저의 마음으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길드 소속이자 투기장을 함께 했었던 Tranquillity 길드분께서 '공격대를 구성했는데 함께 하지 않겠냐'라고 물어보셨고 그 순간, 라이트 유저가 되겠다는 마음은 접은채 다시 한번 하드코어 유저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하여 티리온 서버에서 - The Zenith - 공격대가 탄생하였다.

 

최고의 공격대가 되겠다는 의지하에..

 

 

 

필자는 하루 뒤늦게 시작했기에 리메이크된 낙스라마스 공략 일정에 맞춰서 잠을 줄여가며 레벨을 올렸고 마침내 낙스라마스에 입성하였다. 리치왕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

 

그리고 서버 내에서 최초로 낙스라마스를 공략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억이 가물해서 맞는 정보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초로 불사신 업적 등을 달성하고 전용 탈것을 지급 받아 서버 내에서 알아주는 공격대가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울두아르까지 진행하였고 그들과 함께 한 그간의 여정들은 지금에 와서는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즐거웠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다시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공격대를 나오게 되는데...

 

그당시를 기억하면 그들과 함께 역사를 쓰면서 리치왕을 향해 한발짝씩 내딛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에 마음이 너무 아팠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는 여기까지만 해야할 듯 싶습니다.'

 

2009년 어느 날..

 

 

 

 2년간의 시간이 흐르고.. 2011년, 늦 가울에서 겨울로 접하던 시기에 필자는 와우를 다시 시작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때가 리치왕의 분노였었는데 어느 덧 확장팩 대격변이 나오고 많이 바꼈었다. 그리고, 대격변이 정말 대격변이었던지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티리온 서버가 다른 서버와 통합되면서 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이주해야만 했으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다시 와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왠지 되돌아갈 집이 없는 듯한 기분이랄까.. 등에 떠밀리 듯이 떠나 그렇게 해서 친구가 활동하는 얼라이언스 서버 세나리우스로 반 강제로 이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5, 6년이라는 시간을 호드에서만 플레이하다 보니 얼라이언스 진영에서 하기란 쉽지 않았고 확장팩의 변화에 적응하기란 어려웠다. 게다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향수병을 게임속에서 느껴보긴 처음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티리온 서버에서 함께 하였던 사람들을 수소문하여 찾아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남은 것은, 라그나로스 서버의 Zenith 공격대란 이름만 남아있었다. 그래도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 그런지 친구의 도움으로 얼라이언스에 잘 정착해 함께 공격대 던전을 다니며, 데스윙도 잡고 2년이라는 공백의 기간동에 하지 못했던 콘텐츠들을 하나 둘씩 즐겼다.

라이트 유저로서..

 

 2012년이 시작되는 첫 해, 사랑하는 사람간에 권태기가 찾아오 듯 필자도 와우에서 그다지 재미를 못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투기장, 전장, 공격대 등 하드코어 유저로서 모든 것을 경험해 보았기에 더 이상 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미련 없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떠났다.

 

불타는 성전에서 전성기를 맞이하여 'Tempest'를 거쳐 최고의 공격대 'The Zenith'와 함께 하였고, < 신비주의 > 길드에서 함께한 시간들을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Kiker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최고인 이유는 같이 플레이하며 성장하고 웃으며 함께 즐겨 했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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