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밴클리프 — 자신이 건설한 왕국의 적이 된 남자


"스톰윈드를 건설한 영웅은 어째서 스톰윈드를 파괴하려 했을까?"

얼라이언스 유저라면 서부 몰락지대에서 붉은 복면을 쓴 도적들을 만난 기억이 있을 거야.

데피아즈단.

그들은 농부들을 위협하고, 상인들을 습격하며, 서부 몰락지대를 사실상 무법지대로 만든 범죄 조직이지.

그리고 얼라이언스 초보 모험가들은 폐광이라는 던전의 가장 깊은 곳에서 그들의 수장, 에드윈 밴클리프를 만나게 돼.

우리는 그를 쓰러뜨리고 그의 머리를 가져오라는 퀘스트를 받지.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어.

밴클리프는 원래 스톰윈드를 파괴하려던 사람이 아니었어. 오히려 지금의 스톰윈드를 다시 세운 사람이었지.


1. 폐허가 된 왕국을 다시 세운 사람들


과거 스톰윈드는 오크 호드의 침공으로 함락되었어.

전쟁이 끝난 뒤 인간들이 왕국을 되찾았지만, 그곳에는 무너진 성벽과 폐허가 된 건물들이 남아 있었지.

누군가는 도시를 다시 건설해야 했어.

그때 등장한 집단이 바로 **석공조합(Stonemasons Guild)**이야.

이 조합의 지도자가 에드윈 밴클리프였어.

밴클리프는 뛰어난 건축 기술자였고, 그의 조합은 대규모 재건 공사에 참여했어.

그들은 스톰윈드 성채와 빛의 대성당을 비롯한 도시의 주요 건축물을 복구했지.

우리가 지금도 게임에서 걸어 다니는 웅장한 스톰윈드의 거리와 건물에는 그들의 노동이 담겨 있는 셈이야.

하지만 도시를 다시 세웠다고 해서 그들이 영웅으로 대접받은 것은 아니었어.


2. 완성된 도시, 지급되지 않은 대가


스톰윈드 재건이 끝나갈 무렵,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어.

도시 재건을 발주한 스톰윈드 귀족 의회와 석공조합이 공사 대금을 두고 충돌한 거야.

귀족들은 석공들이 기대했던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오랜 시간 도시를 재건했던 노동자들은 분노했어.

밴클리프는 조합원들을 대표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어.

흥미로운 건 왕실 전체가 노동자들의 적이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야.

바리안 린 국왕의 아내 티핀 린 왕비는 오히려 석공들의 처우를 개선하려 했던 인물 중 하나였어.

그러나 분쟁은 점점 격렬해졌고, 결국 스톰윈드에서 폭동이 벌어졌지.

그 과정에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어.

폭동을 진정시키려던 티핀 왕비가 날아온 물체에 맞아 목숨을 잃은 거야.

이 사건으로 바리안 국왕은 격분했고, 석공조합을 향한 왕국의 대응은 더욱 가혹해졌어.

밴클리프와 노동자들은 결국 자신들의 손으로 재건한 도시에서 쫓겨나게 되었지.

왕국을 다시 세운 노동자들이 그 왕국에서 추방당한 거야.


3. 석공조합이 데피아즈단이 되다


스톰윈드에서 쫓겨난 밴클리프와 조합원들은 서부 몰락지대로 향했어.

그들에게는 돌아갈 일자리도, 돌려받을 돈도 없었지.

하지만 밴클리프에게는 한 가지 무기가 남아 있었어.

바로 사람들을 조직하고 거대한 건설 작업을 지휘하는 능력이었어.

그리고 그에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과거가 있었지.

놀랍게도 밴클리프는 스톰윈드 정보기관 SI:7의 수장 마티아스 쇼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어. 쇼에게 도적 기술을 배운 경험도 있었지.

건축 기술과 도적 기술을 모두 알고 있던 밴클리프는 추방된 노동자들을 무장 조직으로 바꾸기 시작했어.

이것이 데피아즈단의 시작이야.

처음에는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와 복수가 출발점이었을지 몰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약탈자와 암살자, 해적들을 받아들이는 거대한 범죄 조직이 되었어.

서부 몰락지대의 농부들은 공격받았고, 평범한 주민들도 데피아즈단의 폭력에 시달렸지.

여기서 이야기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게 돼.

억울하게 쫓겨난 노동자들이 어느 순간 또 다른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가해자가 된 거야.


4. 폐광 깊숙한 곳에 숨겨진 복수 계획


밴클리프가 폐광을 본거지로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어.

그곳에는 광물과 자재가 있었고, 거대한 지하 공간이 있었지.

무엇보다 그는 한때 스톰윈드를 재건했던 건설 전문가였어.

그는 그 능력을 이번에는 도시를 파괴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어.

폐광 내부에는 벌목 시설과 제련소가 들어섰고, 고블린 기술자들이 모여들었어.

그들이 만들고 있던 것은 단순한 해적선이 아니었어.

**스톰윈드를 공격하기 위한 거대한 무장 전함, 저거너트(Juggernaut)**였지.

우리가 폐광에서 만나는 우두머리들도 대부분 이 계획과 연결되어 있어.

스니드는 선박 건조에 필요한 목재를 준비하고, 길니드는 금속과 무기를 생산하지. 

미스터 스마이트와 선장 그린스킨은 완성될 전함의 전투 인력이었어.

그러니까 초보 모험가들이 단순히 몬스터를 처치하며 지나가던 폐광은 사실 스톰윈드를 무너뜨리기 위한 비밀 군수 공장이었던 거야.


5. 그리고 우리는 밴클리프를 죽였다


서부 몰락지대의 그라이언 스타우트맨틀은 모험가들에게 데피아즈단을 소탕하도록 의뢰해.

여러 퀘스트를 통해 밴클리프의 은신처를 알아낸 모험가들은 폐광에 진입하고, 마침내 선박 위에서 그를 마주하지.

전투 중 밴클리프는 자신의 대의가 정당하다고 외치며 저항하지만 결국 패배해.

모험가들은 그의 머리를 그라이언에게 가져가고, 서부 몰락지대를 지켰다는 칭송을 받게 돼.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

밴클리프의 시신을 살펴보면 **부치지 않은 편지(An Unsent Letter)**를 발견할 수 있어.

편지는 스톰윈드의 도시 건축가 바루스 알렉스턴에게 보내려던 것이었지.

바루스는 편지를 읽고 밴클리프를 기억해 내.

그는 밴클리프가 여전히 이상주의적인 사람이지만, 복수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해.

그러면서도 그가 그렇게 변한 사정을 완전히 탓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여.

이 작은 퀘스트 하나가 밴클리프의 이야기를 다르게 보이게 해.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밴클리프는 단지 수배된 범죄자가 아니었던 거야.


6. 그런데 이 비극에는 숨겨진 배후가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어.

석공조합과 스톰윈드 귀족들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배경에는 카트라나 프레스톨이라는 귀족 여성이 있었어.

그녀의 진짜 정체는 검은용 오닉시아였지.

오닉시아는 스톰윈드를 내부에서 약화시키기 위해 양측의 불신을 부추겼어.

귀족들에게는 석공들이 부당한 대가를 요구한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석공들에게는 귀족들이 자신들을 경멸하고 결코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게 했지.

결과적으로 갈등은 폭동으로 이어졌고, 왕비가 죽었으며, 밴클리프는 왕국의 적이 되었어. 이 배후 관계는 훗날 게임의 인간 유산 방어구 이야기에서도 다시 설명돼.

물론 오닉시아가 모든 범죄를 강제로 저지르게 한 것은 아니야. 밴클리프 역시 복수를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서부 몰락지대의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으니까.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면 폐광에서 벌어진 싸움의 의미가 조금 달라지지.

왕국을 지킨다고 생각했던 모험가들은 사실 누군가가 오래전부터 조장한 비극의 마지막 장면에 참여한 것이기도 해.


7. 끝나지 않은 밴클리프의 이야기


밴클리프에게는 바네사 밴클리프라는 딸이 있었어.

바네사는 어린 시절 폐광에서 아버지가 모험가들에게 죽는 모습을 목격했지.

그리고 훗날 대격변에서는 자신 역시 데피아즈단을 이끌며 아버지의 복수를 이어가게 돼.

아버지는 스톰윈드에 복수하려 했고, 딸은 아버지를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하려 했어.

그렇게 증오는 다음 세대로 이어진 거야.


클로즈베타 첫 인던이기도 해.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초보자도 첫 인던으로 가게 될텐데(얼라한정) 조금이나마 더 즐거움이 되시길 바라며. 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