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하도 '민주공화정'으로 같이 쓰다보니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 둘은 엄밀히 다릅니다. 민주정의 반대말은 '독재정'이나 '과두정'이 됩니다. '국민전체'에게 권력이 분산되어 있지 않고 1인 또는 소수의 몇명에게 권력이 있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죠. 반면 공화정의 반대말은 '왕정'이나 '제정'이 됩니다. 권력이 세습되지 않고 임기를 거치면서 최고의사결정자가 선택되면 그건 공화정입니다.

이를 이해하는데는 고대 아테네의 '민주정'과 고대 초기 로마의 '공화정'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테네는 '시민'이라는 범위가 제한적(여성, 노예, 아이는 제외)이긴 했지만 일단 '시민'인 모든 사람들은 주권을 행사하고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민주정'이라고 하는 것이죠.

반면 로마는 로마시민이라고 모두가 권력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두명의 '집정관'은 오직 귀족만이 가능했고(제정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평민에게도 한자리가 가능해지기는 함), 같은 '로마시민'이라도 권리가 모두 달랐습니다. 시민이 되지 못하는 여자와 아이, 노예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요새 대부분의 국가들은 '민주정'이면서 '공화정'을 택하고 있지만 민주정이면서 공화정이 아닌 나라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영국, 일본, 스웨덴 같은 '왕정'국가입니다. 이 나라들은 '민주정'이지만 '왕정'입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그 국민의 대표가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지만 국가원수는 그 대표가 아닌 '왕'입니다. 다만 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아 대표가 실질적인 '국가원수의 임무 대행'을 하기는 합니다(영국의 수상, 일본의 총리대신).

현대 국가중에 대부분의 국가는 민주정이나 공화정 둘 모두, 또는 한개라도 채택하고 있지만 북한만은 저 둘중 어느것도 아닙니다. 형식상 민주정이고 공화정일뿐 실상은 독재정이고 왕정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죠. 북한이 괜히 '악의 축'이 아닌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