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있었던 빅 매치 덕분에 아마 다들 대공전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듯 하여 써봅니다.

1. 들어가며
 일단 이 게임의 대공전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상식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항공기의 체력
 항공기의 체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함선의 체력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월드 오브 워쉽의 비행기는 진짜 의미의 데미지를 입지 않습니다. 오직 "추락하지 않은 비행기"와 "추락한 비행기"로만 나눠집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대공포 사거리 내부에 있었던지간에, 산 비행기는 그저 산 비행기이고 떨어진 자는 떨어졌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항공기 체력은 무엇이냐? 체력은 사실 장갑 두께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체력이 높은 비행기는 야마토의 장갑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되고, 낮은 비행기는 몬타나(;;)의 장갑을 가졌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둘은 분명 시타델 관통될 가능성은 다르지만, 시타델이 관통되면 동일한 데미지를 입습니다. 1이 나오면 살고, 0이 나오면 죽는데 1이 나올 확률을 높여주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 대공포의 계통과 DPS
  월드 오브 워쉽은 편의상 대공포를 크게 세 종류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1) 저구경 대공포(~20mm)
  2) 중구경 대공포(21mm~76.2mm)
  3) 대구경 대공포(76.3mm~)

 각 대공포는 고유의 발사 간격이 있습니다. 이 값은 저구경 대공포의 경우 0.1초, 중구경은 0.5초, 대구경은 5초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월드 오브 워쉽은 발사 간격이 다른 대공포 사이의 상대적 화력을 비교하기 위해 이를 그냥 동일한 DPS 단위로 통일해 두었습니다. 이는 단순 화력 비교에는 꽤 유용하지만, 각 방공화력 사이의 차이점을 조금 오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각 대공포의 실제 사격당 데미지는 DPS * 발사 간격이 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함선의
 - 저구경 대공 DPS : 100
 - 중구경 대공 DPS : 80
 - 대구경 대공 DPS : 50

 일 경우, 각 대공 사격의 데미지는
 - 저구경 대공 DPS : 10 (0.1초마다)
 - 중구경 대공 DPS : 40 (0.5초마다)
 - 대구경 대공 DPS : 250 (5초마다)
(요즘 더욱 유명해진 개함방공의 최고존엄 노스 캐롤라이나)


2. 격추 확률의 계산

 1) 기본
  각 항공기의 격추 확률은 아래의 공식에 따라 결정됩니다.

  격추 확률 = (대공포의 데미지(DPS 아님) / 항공기 체력)

 그리고 이 공식이 적용될 때, 각 오오라의 데미지는 합연산 되지 않고 확률이 각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노스 캐롤라이나의 최종 방공망까지 도달한 쇼카쿠의 함재기 편대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항공기가 총 6초동안 방공 사거리에서 전함까지 도달할 경우 격추될 확률은 얼마일까요?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로는 최대 방공 사거리 오오라에서 183의 데미지 6초(1098),
 보포스 사거리에서 총 4초 (1156),
 오리콘 사거리에서 총 2초 (384), 합하면 총 2638로 평균 1.53대를 격추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계산해 보면 대구경 대공포는 6초간 총 2발의 사격을 가했고, 보포스는 총 8발, 오리콘은 총 20발의 사격을 가한 것이 됩니다. 실제 함재기에 전달되는 총 DPS는 3370이므로, 평균 추락하는 비행기 대수는 2대에 육박합니다.
 
 살짝 응용해 보면 여기서 한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구경포 사거리 내에서 깔짝깔짝 거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사거리 근처에서 돌다 대공포 사거리에 0.1초만 들어갔다 나왔더라도, 사실 5초간 들어가 있었던것과 똑같습니다. 항모 운용하는 분들은 애먼 거리에서 가끔 자기 전투기나 폭격기가 "툭" 떨어지는 경험을 의외로 자주 했을것인데, 이게 그 이유입니다. 대구경 대공포는 원기옥을 모았다가 쏘고, 5초뒤에 또 쏘는 방식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즉 항공모함 입장에서는, 디모인의 방공사거리 근처에 있을때보다 몬타나의 방공사거리 근처에 있을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삐끗하면 높은 데미지의 대공포를 한대 맞기 때문입니다.

 2) 응용 2 : 대공 500짜리 배 한척과, 대공 250짜리 배 두척은 어떤 차이가 나나요?

 네 짧게 답을 드리자면, 평균적으로 항공기가 격추될 확률은 같지만, 랜덤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위해, 체력 2500짜리 비행기를 상정하고 장거리방공 DPS가 250인 두 함선과 DPS 500짜리 함선 한척을 놓고 보겠습니다.
 (이 경우는 어떨까??)

 왼쪽의 경우 사격당 데미지가 2500입니다 (대구경 대공포 DPS 500 * 5 = 2500). 즉 이 편대의 항공기는 5초마다 무조건 한대씩 떨어집니다! 하지만 오른쪽의 경우,

 함선 A가 추락시킬 확률 = 1250/2500 = 1/2
 함선 B가 추락시킬 확률 = 1250/2500 = 1/2

입니다. 즉 5초마다 사건이 4가지중 하나가 발생하게 됩니다.

 함선 A,B가 한대씩 격추할 확률 = 1/4
 함선 A가 격추할 확률 1/4
 함선 B가 격추할 확률 1/4
 떨어지지 않을 확률 1/4

 이 경우, 앞의 경우보다 좀 더 운에 의한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항모 입장에서는 강력한 방공함 한척에 들이받으면 손실 예측이 상대적으로 잘 맞고, 약한 방공망 여러대에 들이부으면 쪽박 or 대박의 확률이 상대적으로 커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건 매우 인위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실제 다른 DPS들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개함방공에서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동일 DPS의 대구경포와 보포스가 있다고 할 때, 하쿠류 폭격기 10대가 사거리 내에 5초간 들어왔다고 하면 이론상 보포스는 5초간 항공기 10대를 전부 떨어뜨릴수도 있습니다(확률은 매우 낮고, 반대로 한대도 못떨어뜨릴 가능성도 큼). 반면 대구경포는 많이 떨어뜨려봐야 1대겠지만 상대적으로 5초간 1대는 확실히 격추할 확률은 더 높아집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대구경포는 확률이 높은 복권을 한장 산 것이고 소구경포는 확률이 낮은 복권을 여러장 사시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3) 대공 표적 지정순서
 
 사용자가 CTRL + 왼쪽 클릭으로 표적을 지정해주지 않으면 함선은 자동으로 타겟을 지정합니다. 이는 매우 간단한 룰에 따릅니다.
 - 각 오오라는 다른 타겟을 때릴 수도 있음
 - 사거리에 비행기가 하나뿐이면 그냥 그걸 때린다
 - 표적이 지정되면 해당 표적이 사거리에 있는 오오라는 그 표적만 공격한다.
 - 일단 오오라에 의해 표적으로 잡힌 비행기는 오오라를 벗어나거나, 수동 타겟 지정이 될때까지 자동으로 때린다

 즉 각 함선은 자신의 대공포 종류만큼의 타겟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고, 죽거나 도망갈때까지 때립니다. 유저가 개입하지 않으면


비행기가 A, B, C순서대로 각 위치에 진입했다고 할 경우,
1) 유저 개입이 없으면 A가 모든 포화를 맞습니다
2) 유저가 B에 대공표적 지정을 하면, 양용포와 보포스가 B를 때립니다.
3) 유저가 C에 대공지정을 하면 A는 보포스와 오리콘을, C는 양용포를 맞습니다

이를 통해 항모 입장에서는 아래의 상황이 도출됩니다.

 - 전투기와 공격대를 함께 들이붓는것은 전투기가 앞에 설 때에만 효과가 있다. 
 - 상대가 바보라서 표적 지정을 안할 경우 전투기가 다 몸빵을 할 수 있다
 - 표적 지정이 될 경우, 다시 특정 편대가 모든걸 맞을 수 있다.

즉 고수들의 경우 표적 지정이 칼같기 때문에, 전투기가 몸빵 해줄수 있는건 여기 처음 양용포 단 한발! 뿐입니다. 하지만 초보들의 경우 전투기를 앞세우면 뇌격대의 피해 없이 우레와 같은 데미지를 입힐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이 만약 대공방어 초고수라면, 전투기가 앞에 오면 잠시 대공포를 껐다가 켬으로써 전투기에게 한발 빨아먹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엔 소모품들과 스킬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