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 원소술사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의 위시 아이템이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의 아이템으로 좁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공격과 방어, 유틸리티까지 모두 갖춘 '탈 라샤' 세트고, 다음은 적의 속성 면역을 없애 원소술사의 단점을 지우는 룬워드 '무한(무공)'입니다.

저도 탈 라샤 세트를 갖추고, 며칠간 수십개의 열쇠 파밍으로 겨우 무한을 맞출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무한을 목표로 파밍하시는 분들을 위해, '무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이거 하나 맞추겠다고 얼마나 많은 미확인 횃불을 팔았는지...



■ 상대의 속성 면역을 지운다! 룬워드 무한과 원소술사의 스킬 트리 변경

룬워드 무한은 이름처럼 제작 비용 또한 상당합니다. 무한은 '베르' 두 개, '말', '이스트' 룬으로 구성되는데요. 이 중 '베르' 룬은 디아블로2의 많은 룬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룬 중 하나입니다.

룬들만 갖췄다고 끝이 아닙니다. 원소술사에게 무한은 용병에 장착해주는 룬워드 아이템인데, 이게 무기인 만큼 최대한 좋은 무기에 장착 해줘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용병의 공격력과 공격 속도를 고려하여 무형(에테리얼)의 쓰레셔, 그레이트 폴액스, 자이언트 쓰레셔 등에 룬워드를 장착하는 데, 이 장비 역시 저렴하진 않습니다.

▲ 베르 룬 하나 줍는 날은,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라고들 하시더라구요. 저는 못 먹어 봤습니다.


룬워드 무한은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핵심은 바로 '장착 시 12레벨 선고 오라 효과 적용'입니다. 용병이 장착하면 선고 오라가 발동되고, 용병 근처에 있는 몬스터의 발밑에 초록색 오라 효과가 나타납니다. 선고의 효과는 적의 저항력을 일정 수치 낮히는 옵션인데요. 이 옵션으로 원소술사의 대미지를 올릴 수 있습니다.

선고 오라가 적용되면 화력 상승 체감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크게 느껴집니다. 번개나 연쇄 번개를 한 두 번 덜 사용해도 될 정도로 강해지는 만큼, 사냥터를 주회하는 속도도 엄청 빨라집니다.


▲ 무한을 장착하면 기본 화력이 크게 올라갑니다


대미지 증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면역' 자체를 삭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몬스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고 오라가 적용된 일부 몬스터는 면역이 삭제되어 해당 속성으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즉, 무한을 갖추면 사냥터 선택의 폭과 효율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확 넓어집니다.

▲ 같은 몬스터지만, 무한의 선고 효과를 받은 몬스터는 면역 문구 자체가 사라진다!


원소술사는 몬스터의 면역에 대처하기 위해 '파볼오브', '파볼블자'와 같은 2속성 빌드를 사용해왔는데, 어쩔 수 없이 시너지 효과를 일부 포기한 빌드였죠. 물론, 무한 이전에도 '극블리' 빌드와 같은 트리는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면역 몬스터를 상대하기 어려워 사냥터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한을 갖추게 된다면 속성 면역에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져, 모든 시너지를 챙기면서도 사냥터 선택도 비교적 자유로워지는 1속성 빌드를 완성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유저분들이 오랜 기간 연구한 결과, 번개 면역을 가진 몬스터들은 내성 수치가 높지 않아 선고로 면역을 벗겨내기가 좋아 '체라' 빌드(번개+연쇄 번개)를 많이 선택하는 추세입니다.

▲ 무한으로 속성 면역을 벗겨내기 쉬운 체라 빌드가 가장 인기있습니다



■ 무한 장착으로 달라진 점, 그리고 무한의 효과

- 주력 스킬 및 스킬 빌드 변경에 따른 플레이 변화

무한을 장착한 뒤의 가장 큰 변화는 주력 스킬이 바뀌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무한을 장착하기 이전엔, 대부분의 원소술사들이 파볼오브나 극블리와 같은 스킬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극블리, 즉 '눈보라'에 모든 시너지를 투자하는 빌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는데요.

무한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번개 주문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만큼, 주력 스킬이 바뀐 점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번개'나 '연쇄 번개'는 사용감이 좋은 스킬로 유명하죠. 특히 연쇄 번개는 첫 번째 번개만 적중시켜도 나머지는 알아서 몬스터를 추격해 편리합니다. 눈보라의 오묘한 판정에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빌드를 주력으로 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무한의 값어치가 채워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스킬을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죠. 눈보라의 경우, 뿌려만 두면 주력 대미지가 계속 들어가 회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뿌려놓고 순간이동을 계속 사용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번개나 연쇄 번개는 계속해서 사용해야 하는 만큼, 극블리 빌드보다는 생존에 신경을 좀 더 써야 합니다.

▲ 뿌려놓고 도망만 가도 되는 눈보라와는 다릅니다. 투사체를 피하면서 계속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 체라 빌드.


- 룬워드 '통찰'이 빠지면서 발생되는 장비 세팅의 변화

무한을 사용하기 이전, 대부분의 원소술사는 용병 무기에 룬워드 '통찰'을 사용했습니다. 통찰은 명상 오라의 효과로 원소술사의 마나 회복 속도를 큰 폭으로 증가시켜줍니다. 물약 정도는 아니라도, 엄청난 속도로 채워주기에 통찰을 갖춘다면 마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죠.

하지만 무한을 사용하면 더 이상 통찰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고로, 그동안은 신경쓰지 않았던 총량을 신경써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통찰의 마나 재생력으로 버텼다면, 이젠 마나 총량을 올려야 할 시기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나는 최대 마나에 비례해서 회복되는 만큼, 마나 총량이 높으면 그만큼 회복량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 그렇게나 졸업하고 싶었던 통찰이지만, 막상 없어지니 너무 불편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원소술사들이 채용하는 아이템인 '탈 라샤' 세트와 메피장이라 불리는 '마수' 세팅을 기준으로 봤을 때, 레벨 85~90 기준, 마나의 총량은 마력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450~500 수준입니다.

여기서, 최대 마나 25% 증가 옵션의 '요르단의 반지'를 두 개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래도 마나 회복량이 부족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특히 열쇠 파밍을 주력으로 하는데, 잊힌 탑의 백작을 찾거나, 비전의 성역에서 소환사를 찾느라 순간이동을 난사하면 마나가 금방 동났습니다.

따라서 스위칭 무기로 체력과 마나 총량을 크게 상승시켜주는 '소집(콜투암스)'을 장착, 최대 마나를 1200까지 확보했습니다. 이후에는 마나 활용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순간이동 뿐만이 아니라, 체라 빌드는 눈보라와 달리 스킬을 계속 난사하기에 마나 소모가 큰데, 이 부분에서도 도움을 줬습니다.

이같은 방법 외에도, 방패에 룬워드 '불사조'를 사용하여 마나 관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불사조는 마나 회복 외의 성능도 뛰어나지만 그만큼 고급 룬이 많이 필요하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장비를 세팅하도록 합시다.

▲ 요르단의 반지x2와 소집을 활용한 마나. 이걸로 통찰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 무한의 선고 효과로 내성을 깎으면서 생긴 사냥터의 변화

이 점이 무한 변화의 핵심입니다. 번개 면역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게 되어, 그동안 돌기 힘들었던 사냥터를 더 편하게 공략할 수 있게 됩니다.

핫 플레이스인 '구덩이(피트)'도 이제 편하게 돌 수 있습니다. 번개 면역으로 까다로웠던 '트라빈컬'의 슈퍼 유니크 몬스터나 하수인을 처리하는 것에도 도움을 줍니다. 자주 찾진 않지만, '영묘(머설리엄)'같은 곳도 이제 가봄직합니다.

▲ 까다로운 슈퍼 유니크 몬스터를 잡는 데도 무한이 큰 역할을 합니다.


무한의 가장 큰 가치는 '혼돈의 성역'과 '파괴의 왕좌' 등의, 최상위 파밍 장소에서 나타납니다. 최상위 던전인 만큼 난이도도 높고, 그만큼 까다로운 속성 면역 몬스터들이 많아 무한 이전에는 효율이 안 나는 던전이었습니다. 내성 몬스터들을 패스하거나, 용병으로 한 땀 한 땀 잡는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무한 장착으로 이런 몬스터를 스킬로 타격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예전엔 무적과 같이 보이던 내성 몬스터들이 무한 이후에는 스킬샷 한 두 방에 쓰러지죠. 최상위 던전 진행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만큼, 파밍의 속도와 효율도 크게 증가합니다.

▲ 최상의 던전의 번개 면역 몬스터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한이 모든 몬스터의 면역을 벗겨내고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몬스터의 특성, 그리고 추가 효과 등에 따라 면역을 벗겨 낼 수 없는 몬스터는 생각보다 자주 등장합니다. 무한이 모든 걸 해결하는 만능열쇠까진 아니라는 것이죠. 이는 모든 장비에 번개 저항 감소 주얼(라다주얼, 라업주얼)을 장착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경우엔 기존처럼 용병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 경우, 무한의 또 다른 옵션인 강타 확률 증가가 적지 않은 도움을 줍니다. 아무리 무한이라고 해도 용병의 화력은 계속해서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무한 이후에도 용병에게 공격 속도와 생존력을 올려주는 '안다리엘의 두개골'이나, 고가의 아이템인 룬워드 '인내'의 장비를 장착해 주는 등, 용병의 스펙을 계속해서 끌어올려야 합니다.

▲ 이런 내성에 추가 효과가 이렇게 붙으면 무한이라도 답이 없습니다. 무한이 만능은 아니라는 거죠.


- 무한을 사용하면 좋을 다른 직업들은?

무한이 원소술사에게 높은 효율을 보이지만, 원소술사 전용 아이템인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무한은 번개 속성 기술과 조합하는 것이 효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죽음 파수기', '번개 파수기'를 사용하는 암살자나, '번개의 분노'를 주력 스킬로 활용하는 아마존같은 직업에도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부캐릭터를 육성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이런 직업을 선택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렵게 맞춘 아이템이니, 최대한 활용해야죠.

▲ 최근 키우고 있는 암살자. 힘들게 맞춘 무한인만큼, 최대한 활용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