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의 콘텐츠는 크게 일일과 주간 단위로 구분할 수 있다. 주간 단위로 구분된 콘텐츠의 경우, 한 주에 클리어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한 주에 특정 콘텐츠를 완료했다면 더 이상 즐길 수 없다. 대표적으로 군단장 레이드와 어비스 레이드 등 로스트아크의 핵심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일 콘텐츠는 전투로 진행되는 카오스 던전과 가디언 토벌, 에포나 의뢰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반복되는 콘텐츠 중 하나인 만큼, 꾸준히 콘텐츠를 진행하다 보면 피로도가 몰려 오는 시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일일 콘텐츠는 대부분 큰 변수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카오스 던전의 맵 운은 간혹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 카오스 던전의 일부 맵에선 던전 진행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카오스 던전은 랜덤으로 등장하는 맵의 종류에 따라 다소 피로도를 느끼게 되기도 하는 콘텐츠다. 카오스 던전은 기본적으로 총 세 개의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첫 번째 스테이지는 일반 몬스터만 등장하며, 정화 게이지를 15% 이상 달성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포탈이 생성된다. 남은 몬스터를 모두 처치하면 정화 게이지는 20%까지 채울 수 있다. 비교적 좁은 맵에서 진행되고, 캐릭터가 중앙에 있다면 몬스터의 어그로가 쉽게 잡힌다. 따라서 몰이 사냥에 큰 어려움이 없다. 어그로가 끌리지 않는 몬스터를 애써 찾아다닐 일이 없기 때문이다.


▲ 첫 번째 스테이지는 중앙으로 몬스터가 몰리는 구조이기에, 진행이 편하다


첫 번째 스테이지를 마무리한 뒤 입장할 수 있는 두 번째 스테이지에선 맵의 랜덤한 위치에서 네임드 몬스터 및 일반 몬스터가 등장한다. 네임드 몬스터는 처치 시 약 2%의 정화 게이지를 채울 수 있고, 등장 시 주변에 일반 몬스터와 함께 등장하기에 처치 우선순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네임드 몬스터와 일반 몬스터를 처치한 뒤 정화 게이지가 50%가 넘어가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한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면 약 4%의 정화 게이지가 충전되며, 마지막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 포탈이 생성된다.

두 번째 스테이지의 경우, 다양한 맵이 랜덤으로 등장하는데, 베른 남부 필드나 파푸니카 등 일부 맵은 던전 진행에 방해 요소로 느껴질 만큼, 맵이 넓은 편이다. 맵 넓더라도 크더라도 등장하는 네임드나 일반 몬스터가 중앙에서 등장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운이 좋지 않다면 정 반대 위치에서 네임드와 일반 몬스터가 등장하는 경우도 잦다. 그 때문에 몬스터가 반대에서 생성될 경우, 어그로가 잡히지 않으니 거리 만큼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마지막 스테이지는 진행 방향이 정해져 있기에, 맵의 크기나 몬스터의 어그로 문제가 발생하진 않는다. 순차적으로 일반 몬스터를 처치한 뒤 등장하는 '균열의 핵'을 파괴하면, 네임드와 일반 몬스터가 가까운 위치에 생성된다. 몬스터 생성 뒤 공격이 가능하기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지만, 따로 포지셔닝을 하지 않아도 어그로가 잡힌다.


▲ 비교적 맵 지형 자체도 넓은데, 몬스터도 반대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 특정 몬스터의 경우, 어그로 인식 범위도 짧고 이동이 느리기도 하다


이처럼 비교적 어그로가 쉽게 잡혀 진행에 큰 방해가 없는 1, 3스테이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맵의 크기와 등장하는 몬스터의 위치가 랜덤으로 정해지는 2스테이지에선 다소 불편한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물론, 던전의 전체적인 진행 시간을 놓고 봤을 땐 30초 내외의 차이가 발생하는 정도지만, 매일 반복하는 콘텐츠이다 보니, 다소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을 자주 찾아볼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 카오스 던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4분가량이며, 맵에 따라 30초 정도가 추가되기도 한다


또한, 이처럼 랜덤으로 등장하는 맵이나 몬스터의 어그로 관리 이외에도 포탈을 통해 다음 스테이지로 진입 시, 유물 세트의 버프나 스택형 버프가 초기화되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캐릭터 세팅은 유물 세트에 맞춰져 있고, 이에 따라 따라 전투 특성이나 각인 등을 세팅하게 된다.

어느 정도 유물 세트를 기초에 두고 캐릭터 세팅을 진행한다고 볼 수 있는데, 지배와 악몽 등 일부 유물 세트를 사용하는 경우, 카오스 던전에서 이를 활용하기가 어렵다. 포탈을 통해 다음 맵으로 이동 시, 스택형 버프나 유물 세트의 버프가 모두 초기화 되기 때문이다.

물론, 통합 프리셋과 유물 세트 변환 기능의 추가로 이를 활용해 다른 유물 세트로 던전을 공략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 어느 정도 불편함을 느낄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 포탈로 다음 스테이지 진입 시, 버프가 초기화되는 문제는 여전히 불편한 점으로 남아 있다


사실 카오스 던전같은 일일 콘텐츠의 경우, 매일 반복되는 콘텐츠이기에 어느 정도 콘텐츠에 대한 내성이 생겨 소요되는 시간에는 큰 상관을 하지 않게 됐다. 다만, 공통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일부 요소에는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여러 모험가의 원성을 사고 있는 넓은 맵의 구조 변경이나, 몬스터의 어그로 인식 범위 등을 조정한다면 생각보다 작은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많이 덜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외에도 던전 진행의 속도감을 더해줄 수 있는 요소 등을 추가해 제대로 핵앤슬래시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되어도 좋을 것 같다.


▲ 더 많은 몬스터가 등장하고, 속도감이 더해진다면 핵앤슬래시의 묘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