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발할라 라이징에서 혹한이 몰아치는 니다벨리르에는 많은 종류의 적들이 발견된다. 특히 보스 중 아스가르드의 신과 발키리가 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오딘의 아들 중 발두르, 헤르모드는 물론 발키리인 브륀힐드도 만나볼 수 있다.

빛과 정의를 뜻하는 신 발두르는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지만 죽음을 피할 수 없었고, 그의 죽음은 라그나로크의 전조를 일으켰다. 그리고 헤르모드는 형제인 발두르를 되살리기 위해 저승까지 향하는 등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실패! 게다가 이 모든 일의 뒤에는 로키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용맹한 여전사인 발키리 브륀힐드는 오딘에게 벌을 받아 인간이 된 후 비극적인 사랑을 겪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인간이기에 몰아치는 연인에 대한 질투와 배신으로 상처받은 발키리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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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벨리르에 출현하는 신과 발키리.




■ 로키 때문에 겪은 죽음과 실패, 오딘의 아들들

◎ 라그나로크의 전조가 된 빛과 정의의 죽음, 발두르

신들의 왕 오딘과 가정과 풍요를 주관하는 여신 프리그 사이에서 태어난 발두르는 빛의 신으로 만인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다. 아름다운 외모에 순수한 성격, 공정한 정의의 신이었기에 많은 신들의 존경을 받았고, 세상에 빛이란 게 그렇듯 모든 이들이 발두르를 사랑했다.

어느 날 발두르는 잠깐 잠이 들었는데, 괴물에게 쫓기는 악몽을 꿨다고 한다. 이를 들은 프리그는 아들을 위해 세상을 돌아다니며 모든 존재들에게 발두르를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신들과 사이가 나쁘던 거인족마저 약속을 했다고 하니 세상 모든 존재가 발두르를 아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프리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위와 나뭇가지 등 무생물에게까지 약속을 챙겼다.

프리그가 세상 모든 존재에게 발두르의 안전을 보장받았다는 것을 들은 신들은 진짜 발두르가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들은 돌과 나무 같은 것들을 발두르에게 던지며 상처 입는지 확인했고, 발두르는 아무렇지 않게 모든 물건을 받아넘겼다. 그러자 신들은 자기끼리 순서를 정해서 발두르에게 물건을 던지며 즐기기 시작했고, 머리에 화살을 쏘는 등 행동이 과격해졌다.

하지만 그 어떤 바위도, 칼도, 화살에도 발두르는 상처입지 않았다. 프리그가 세상을 돌며 받은 약속 덕분에 그 어떤 존재도 발두르를 해하지 못했던 것. 결국 신들이 발두르를 향해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축제가 되어 3일간 지속됐다.


▲ 거대한 날개를 지니고 있는 발두르. (출처: 유튜브 스트리머 여포)



많은 신들이 상처입지 않는 발두르의 안전을 확인하며 즐겁게 보내던 중 로키는 이 상황이 별로 반갑지 않았다. 자신의 자식들은 라그나로크의 예언 때문에 버림받고 갇히게 됐는데, 오딘의 아들인 발두르만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건 불공평하다고 느꼈기에 심술이 났던 것. 결국 로키는 어떻게 하면 신들을 괴롭힐 수 있을지 고민하기에 이른다.

그로 인해 로키는 늙은 여신으로 변신 후 프리그의 궁전에 들어갔고, 발두르의 어머니인 프리그를 만나 정말 모든 존재가 발두르를 해치지 않겠다 약속했는지 물었다. 이에 프리그는 세상 모든 존재에게 약속을 받았지만, 단 하나 겨우살이만큼은 약속을 받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겨우살이가 너무 연약해 보여서 약속을 받지 않아도 절대 발두르를 해칠 수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발두르의 약점을 알게 된 로키는 재빨리 겨우살이를 챙겨서 축제 현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눈먼 발두르의 장님 동생 호두르를 발견하고, 그의 손에 겨우살이를 쥐여주며 형에게 던져보라고 한다. 로키의 도움을 받아 던져진 호두르의 겨우살이는 발두르의 가슴을 꿰뚫었고, 축제 현장은 순식간에 정막에 휩싸였다.

현장에서 사망한 발두르를 두고 신들은 오열했고, 로키는 재빨리 현장을 빠져나갔다. 빛과 정의, 순수를 뜻하던 발두르의 죽음은 세상의 멸망을 뜻하는 라그나로크의 전조로 여겨지며, 사건을 일으킨 로키는 신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호두르는 다른 형제에게 사망한다.

이후 신들은 발두르를 되살리려 했지만 실패하고, 신들에게 잡힌 로키는 본인의 아들 창자에 묶인 채 두 마리의 뱀이 영원히 얼굴에 독을 떨어트리는 형벌을 받는다. 긴 시간 형벌을 받으며 증오가 쌓인 로키는 라그나로크의 시기에 풀려나 자식들과 함께 아스가르드를 공격하기에 이르며, 발두르는 라그나로크 후 동생 호두르와 함께 부활한다고 전해진다.


▲ 워리어 전설 아바타 중 발두르를 발견할 수 있다.

▲ 소서리스의 전설 아바타에도 발두르가 등장한다.



◎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저승을 방문한 헤르모드

헤르모드는 오딘의 아들 중 한 명이며 빛의 신 발두르와 형제 사이다. 또한, 오딘이 요툰하임의 거인 흘레바르드에게 받은 마법 지팡이 감반테인을 물려준 존재인데, 이 지팡이는 다른 이의 마법을 무력화하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전해진다.

가장 유명한 헤르모드의 일화는 형제인 발두르가 로키의 계략에 의해 사망했을 당시 그를 살리기 위해 저승으로 향한 것이다. 빛의 신으로 만인에게 사랑받던 발두르를 다시 회생시키기 위해 헤르모드는 오딘의 말 슬레이프니르를 빌려서 9일을 달려 저승에 도착했다고 한다.

당시 저승을 지배하고 있던 존재인 헬은 로키의 딸인데, 로키의 자식들 중 유일하게 오딘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편이었다. 따라서 헬은 죽은 발두르가 저승에 도착했을 때 그를 크게 대접하면서, 뒤이어 자신을 찾아온 헤르모드의 부탁을 들어 발두르가 되살아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 헤르모드는 거대한 낫과 랜턴으로 사신에 가까운 외형으로 출현한다.



그 방법은 세상 모든 존재가 발두르를 위해 슬피 울어 준다면 그가 저승을 떠나 다시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영혼을 되돌려 주겠다는 것. 헤르모드는 저승에서 형제와 하루를 머물며 보냈고, 발두르는 헤르모드가 떠나기 전 자신의 장례식에서 오딘이 공물로 떠나보낸 마법 팔찌 드라우프니르를 건네주었다.

신들에게 돌아온 헤르모드는 발두르가 되살아나기 위해 헬이 제시한 방법을 말했고, 신들은 모든 세상을 돌아다니며 만물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그로 인해 세상 모든 존재가 발두르를 위해 눈물을 흘렸는데, 신들과 적대 관계였던 거인들까지 모두 슬피 울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리 거인족 여인 단 한 명이 눈물을 흘리지 않아 결국 발두르는 저승을 떠날 수 없게 됐고, 헤르모드가 발두르를 되살리기 위해한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때 발두르의 부활을 막았던 서리 거인은 바로 로키가 변신한 모습이었다. 즉, 발두르를 죽게 만들고 부활하지 못하게 만든 모든 게 다 로키에 의한 것이었던 셈이다.


▲ 게임 내 헤르모드는 좀 더 몬스터에 가깝다.

▲ 워리어 아바타 헤르모드는 발두르와 비슷한 외형을 보인다.




■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을 맞은 발키리 브륀힐드

브륀힐드는 북유럽 신화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에 출현하는 여인이다. 각종 이야기에서 여전사, 여왕 등으로 출현하고 있는데, 오딘에게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발키리로 뽑힌 존재라고 한다. 하지만 이후 오딘의 명을 수행하던 중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그에 대한 벌로 그녀를 인간으로 만들어 끝없는 잠에 빠지게 된다.

오딘은 그녀가 잠들도록 명하며 자신을 깨운 남자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마법을 내린다. 이때 브륀힐드는 벌은 받겠지만, 적어도 뛰어난 전사와 자신이 결혼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를 받아들인 오딘은 그녀가 잠든 곳 주위에 불의 고리를 만들고, 불을 뚫을 정도로 용맹한 전사만 그녀를 깨울 수 있도록 만든다.

결국 그녀를 깨운 존재는 용 파프니르를 죽인 용사 시구르드였다. 용을 죽일 정도로 용맹하고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던 시구르드는 브륀힐드를 깨우고, 둘은 서로 사랑에 빠졌다. 시구르드는 브륀힐드에게 부르군트족의 왕 규키를 만나고 돌아와서 결혼할 것을 약속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비극을 겪게 된다.


▲ 브륀힐드는 발키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규키 왕의 딸 구드룬은 시구르드와 혼인하기를 원했지만, 그는 브륀힐드가 있었기에 구드룬의 애정을 거부한다. 하지만 규키 왕의 아내이자 구드룬의 어머니였던 마녀 그림힐드가 시구르드의 잔에 마법 약을 타서 먹이고, 시구르드는 브륀힐드에 대한 기억을 잃게 된다.

기억을 잃은 시구르드는 부르군트족과 함께 지내며 구드룬과 혼인하게 되고, 자식까지 낳는다. 이후 그림힐드는 시구르드와 의형제였고, 동시에 구드룬의 오빠였던 자신의 아들 군나르가 시구르드 대신 브륀힐드와 결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군나르는 불의 고리를 통과할 만큼 용맹한 전사가 아니었고, 결국 그림힐드의 마법을 통해 군나르의 모습으로 변신한 시구르드가 다시 불의 고리를 뚫고 브륀힐드를 만난다. 이에 브륀힐드는 불의 고리를 넘는 자와 결혼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군나르와 혼인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엇갈린 운명으로 결혼 생활을 하게된 브륀힐드는 어느 날 구드룬과 크게 말다툼을 하게 되고, 화가 난 구드룬의 입을 통해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크게 분노한 브륀힐드는 구드룬, 군나르에게 따졌으나 적반하장의 태도에 상실감만 커져서 홀로 비참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뒤늦게 기억을 되찾은 시구르드가 브륀힐드에게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으나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자신과 시구르드, 군나르 셋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며 군나르를 몰아붙인다. 결국 군나르는 계략을 짜서 자신의 동생 중 하나인 쿠트호름이 자고 있는 시구르드와 함께 죽도록 만든다. 그 후 브륀힐드는 자신 또한 자결하여 생을 마감하고, 저승에서나마 시루르드와 함께할 수 있었다고 한다.


▲ 큰 날개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여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