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첫 래더 시즌이 시작했습니다. 각종 아이템과 스토리 진행을 도와줄 친구가 없이 제로부터 시작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는데요, 맨땅 스타트의 전통이라면 역시 원소술사와 성기사겠지요. 기자는 이번엔 원소술사로 스타트를 정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원소술사는 화염구와 얼음 보주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파볼오브' 육성이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원소술사는 2.4 패치에 크게 변경된 점이 없었으므로 그대로 진행해도 큰 상관은 없는 셈이지요.

다만 PTR 서버에서 괜찮은 평을 받은, 상향된 히드라 스킬에 눈길이 갔습니다. 히드라는 이번 패치에서 시전 지연이 사라지고 동시에 6개까지 설치가 가능해져서, 제법 강력하고 편리한 빌드의 가능성을 보였지요. 어차피 화염 트리에서 진행하는 만큼 초반에는 기존의 화염구 빌드로 진행하다가 넘어가도 됐습니다.

일단 고민을 하며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초반 육성을 했습니다. 화염탄을 쓰다 화염구로 갈아타면서, 순간이동이나 전자기장 같은 유틸리티 스킬에 하나씩 투자하는 식이였지요. 그러다 결국 30레벨에 히드라를 찍고, 얼음 보주를 먼저 마스터하며 본격적인 히드라-오브 빌드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히드라 빌드로 맨땅 원소술사 육성을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 새로운 재미가 있는 히드라-얼음보주 빌드

▲ 우선 스킬은 이 정도를 목표로 하고, 이후 화염 숙련과 화염탄, 화염구에 남는 포인트를 넣기로 했습니다


■ 조작이 편하고, 도망다니면서 사냥할 수 있는 히드라 빌드

히드라를 먼저 깔아두면 주위의 몬스터를 알아서 공격하기 때문에 조준이 덜 필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맨땅에서는 생존이 늘 큰 문제인데, 비교적 힘든 적을 만나더라도 히드라부터 설치해두고 도망다니면 처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좋았네요.

또한 패드로 플레이하면 기본적으로는 직선상 최대 거리에 설치하지만 몬스터 방향을 노리고 있다면 그 몬스터의 발밑에 히드라를 깔아줘서 정교하게 컨트롤하지 않아도 최적의 배치가 가능했습니다. 패드 플레이로도 아쉬운 점은 없었네요.

주력 딜 스킬로 사용하고 있는 얼음 보주가 빙결 효과를 동반하므로 몬스터가 느려져서 히드라가 더 잘 공격하게 도와주는 연계도 좋았습니다. 파볼오브 육성과 마찬가지로 화염, 냉기 이중 속성으로 사냥하므로 지옥 난이도 전까지는 쉽게 풀어갈 수 있었지요.

화염탄과 화염구의 시너지를 받으므로 얼음 보주를 먼저 마스터하더라도 화력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육성중에도 꽤 시원한 사냥이 가능했네요.

▲ 이게 자동사냥인가?


■ 그러나 생각보다 편리하지 않은 액트 진행

히드라가 자동으로 몬스터를 사냥해준다고는 하지만, 본체가 너무 멀리 도망가버리면 히드라의 사정거리를 넘어버리므로 벽을 끼지 않았다면 화염구 빌드와 비교했을 때 안정성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또한 히드라의 대미지가 만족스럽긴 했으나 눈에 띄게 출중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동 속도가 빠른 몬스터는 히드라의 공격이 잘 빗나간다는 문제점이 있어 딜이 기대치보다 모자란 경우가 있었으며, 일반 몬스터 구간에선 딜 집중이 안 되어 위협적인 적 처리가 힘들었네요. 보스 몬스터는 오히려 개체수가 적은 만큼 더 편했습니다.

비록 시전 속도를 많이 못 맞추는 맨땅 레벨업 과정이지만, 영혼 룬워드를 착용했어도 시전 속도 효과를 크게 받지 않는 스킬이 주력인 만큼 아이템의 효과를 온전히 받지 못한다는 특징도 있었네요.

그리고 히드라는 마나 소모가 심해, 용병에 통찰 룬워드를 갖춰도 감당하기 다소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용병의 방어구가 약한 맨땅에서 통찰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액트2 용병보다는 원거리라 조금 더 잘 도망가는 액트1 용병에 통찰 활을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해야 했습니다.

▲ 어그로를 잡은 캐릭터가 움직이면 쉽게 빗나갑니다


■ 취향따라 고를 만은 하나, 획기적이진 않은 히드라-오브 맨땅 육성

결국 기대와는 다르게 획기적인 면은 다소 부족했습니다. 물론 못 쓸 정도는 아니며, 장단점이 명확하므로 기존 육성법과 비교했을 때 취향 따라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는 있어 보였네요. 지옥 바알까지 히드라-얼음 보주로 클리어한 플레이어도 많이 있고요.

다만 액트 공략에서는 기존의 파볼오브 육성을 유지하거나, 눈보라 화염벽등 검증된 육성 방법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보이네요. 특히 속성 면역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옥 난이도에서 화염+냉기 면역에 고전하는 것은 기존과 마찬가지이며, 히드라 빌드라도 딱히 생존성이 엄청나게 오르지도 않습니다.

히드라의 개선된 성능을 100% 활용하려면 지옥 난이도 바알까지 밀고 난 다음, 파밍 단계에서 무한 룬워드를 갖춘 번개 빌드로 넘어가기 전 파밍 단계가 가장 적절할 듯합니다. 특히 메피스토를 포함한 보스런을 제법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 메피스토는 정말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