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에 어울린다 생각하는 작성자의 추천 브금

 

 

 어떠한 충격을 받았든간에 카사딘에 의해 나무에 기대어 앉아있어야할 그녀가 똑바로 서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다가올 때마다 그림자 군도라는 환경과 시너지를 받았는지, 전부터 느껴진 그림자 군도의 기운이 훨씬 더 짙어졌다.

"마오카이. 정신이 들어? 난 보다시디피 멀쩡해. 아~ 이토록 컨디션이 좋은적이 없을정도로 말이야. 오히려 최상이지. 그리고... 카사딘도 왔네? 흐흣."

 요 몇 개월동안의 그녀답지않게 굉장히 요염한 목소리로 그녀는 두 챔피언에게 말을 건네왔다.

"엘리스..."
"정신차려라! 지금 저 여자는 네가 그동안 봐온 엘리스가 아니라고!"
 마오카이가 당황스러워하면서 카사딘이 그의 정신을 일깨우는듯한 대사로 보이지만 이번만큼은 반대로 카사딘이 주저하는 상황이었다.

"이 공기... 너무좋아. 거기 둘말이야. 거미의 노래가 들려오지않아? 안들린다면 내가 가까이 가서 들려주려하는데."

 그녀와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카사딘은 똑바로 그녀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 여러부위에 꽂힌 창들을 빼면서 새어나온 출혈자국이라든가, 상처부위들이 하나도 없던것처럼 치유된 멀쩡한 신체. 거미 괴수의 혈액을 몇 개월동안 먹지못했음에도 탱탱하게 복귀된 피부. 슬랜더와 글래머러스함의 곡선이 한몸에 어우러진 절정의 몸매, 각지고 날카롭게 살아있는 이목구비. 무엇보다도 마오카이와 카사딘에게 '그것'의 존재를 증명함과 동시에 완전히 지배했음을 나타내는 붉은색 눈동자까지...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한 인상의 여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놀랄건 없다. 이 상태가 본래 엘리스의 모습이니까.

 

 마오카이는 재빨리 자신의 손에서 묘목을 소환해내 엘리스를 향해 던졌다. 언제 터질지까지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생체폭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망설임없이 묘목을 한손으로 움켜잡았다. 캐치볼을 할 때 날아오는 야구공을 잡듯이. 금방이라도 폭발하려고 몸부림치는 묘목의 움직임이 엘리스의 오른손에 가해지는 압력에의해 진정되었다.

'설마... 자신의 마력으로 폭발을 저지한건가?!'

 제 기능을 잃은듯한 묘목을 한 쪽으로 내던지면서 그녀가 말했다.

"이런 반응은 너무하잖아? 좀 들어주면 좋겠는데... 왜냐하면 그게 너희 둘의 장례식에 쓰일 곡이거든!"

 그녀의 사정권 안으로 더 말려들기전에 둘은 양쪽으로 흩어져 주변의 나무들로 몸을 피신시켰다.

"지금 나하고 숨바꼭질을 하자는거야? 좋아. 마음대로 해. 어짜피 이 곳은 나의 필드니까."
 목표를 놓처버린 상황답지않게 그녀의 목소리는 지나칠 정도로 여유로웠다.

 

 

 마오카이와 흩어져서 몸을 숨긴 카사딘. 그가 숨은 나무의 주변에서 마오카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상대의 사각지대에서 힐끔힐끔 바라보며 위치를 파악한 카사딘은 마음을 먹었다. 지금의 엘리스는 자기가 쓰러뜨려야할 적이고, 자신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그녀를 이길 수 있다고.

 흙과 나뭇잎을 밟는 소리가 어느 정도 작아지는 틈을 타서 카사딘은 소리의 방향으로 검을 겨눈채 조용히 나타났다.

'?!'

 카사딘의 생각은 이러했지만 정작 오른손등위에 장착한 검을 겨누고 나타났을 땐 엘리스가 카사딘을 향해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서있었다. 마치 거기에서 나올줄 알았다는듯이.

 예상외의 상황에 놀란 틈을 타 엘리스는 양손을 모아 고치를 발사했다.

'아뿔싸, 되려 선공을 허용해버렸어!'

 그의 검에서 쏜 무의 구체는 오히려 고치를 중화시키는 용도로밖에 쓰지 못한 채, 카사딘은 서둘러 나무의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그가 서있는 나무의 반대편에서 짧은 소리가 들리더니 나무에 엄청난 힘을 가하는 충격이 가해졌다. 엘리스가 거미 형태로변해 나무를 통째로 공격한 것이다. 굵은 나무를 휘청거리게 만들 정도의 공격이었다. 카사딘은 서둘러 그 나무에게서 떨어졌다. 거대 거미는 곧장 자신의 앞니를 나무에게서 뽑은 뒤 카사딘의 뒤를 쫓아 질주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안에 자세를 잡고 대상 위치에 있는 카사딘을 향해 자신의 독이빨을 내리꽂을 때마다 그는 균열 이동으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해 도망갔다.


"크르르..."

 인간때보다 현저히 낮고 울리는 목소리를 내던 거미는 카사딘이 어느 순간부터 시야에 벗어남과 동시에 자신의 뒷쪽에서 무언가들이 무수히 많이 있음을 자각했다. 곧장 인간 형태로 자세를 바꾼뒤 상체를 가누자, 마오카이와 그의 소환물인 수많은 묘목들을 볼 수 있었다.

"가라!"
 마오카이의 명령에 맞춰 몇 십마리의 묘목들이 엘리스를 향해 일제히 질주했다. 그녀는 전방의 묘목들을 향해 닥치는대로 고치를 쏘아댔으나, 묘목들의 질주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
 그녀를 향해 질주했던 묘목들의 목표는 상체나 얼굴이 아닌 양팔이었다. 한 팔에 수많은 묘목들이 달려들어서 고치를 시전할 자세를 차단시켜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저 묘목들을 저지할 수가...!'

"지금이다, 카사딘!"
 균열 이동을 통해 엘리스의 정면을 향해 돌진하는 묘목들의 뒤에서 등장한 카사딘은 검을 겨누어 수많은 구체들을 쏘았다. 카사딘이 쏜 구체들이 묘목들이 엘리스의 눈앞까지 근접한 묘목들의 폭발 스위치로 작용해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성공했나?"
 잠시 검을 내려놓은 카사딘. 폭발에의한 먼지가 사라지자 챔피언 복장이 찣겨나가 반나체가 된 엘리스가 새끼거미들과 자신의 근력으로 묘목들을 제거해내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한번!"
 마오카이가 그새 또 많은 양의 묘목들을 소환해 엘리스를 향해 날렸으나 그녀는 두번 당하지 않았다. 그녀는 새끼거미들을 앞세워 묘목들보다 한차례 먼저 폭발을 일으켜 주문을 중화시켜냈다.

 

 폭발먼지가 사라지고 엘리스가 전방을 향해 돌진할 때 그곳에는 이미 마오카이밖에 없었다. 마오카이는 재빨리 자신의 몸을 비전 에너지화시켜서 형체를 숨긴다음 엘리스에게서 도망쳤다. 이렇게 엘리스와의 간격을 제법 벌려놓은 상태에서 뒤틀린 전진을 해제한 찰나, 공중에서 엘리스의 신경독이 떨어져 마오카이를 묶어놓았다.

"아니, 어떻게...!"
 하늘을 바라보자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면서 거미 형태로 모습을 바꿔오는 엘리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거미 형태로 마오카이의 머리위를 덮쳤다. 떨어져온 높이와 육중한 무게때문인지, 주변의 땅이 통째로 움푹 가라앉아버렸다. 떡갈나무의 몸위에 제대로 눌러앉은 거대 거미는 엘리스의 머리만한 두 앞이빨을 마오카이의 목에 내리꽂았다.

"크허억!!!... 흐허하... 넌 아직도 이 수법에서 걸리는구나. 엘리스."
 그러나 고통소리를 길게 낼줄 알았던 마오카이는 목소리를 가다듬은 채 그녀의 공격을 비꼬았다. 필트오버에서 마오카이가 엘리스를 상대로 강력한 일격을 날리는데 성공했던 패턴과 똑같은 함정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주변에 넓게 퍼진 결계를 인식한 거미는 마오카이에게 박았던 독이빨을 빼내려 아둥바둥거리기 시작했지만 빈틈을 놓치지 않은 마오카이의 '비전 강타'가 아랫배에 적중해 움직임이 더뎌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황천의 - 검!"
 거미의 윗부분으로 정확히 공간이동해온 카사딘이 자신의 칼을 등에 내리꽂았다. 이 때 거미가 내는 비명소리는 단말마에 가까울 정도로 처절했다.

 

 

거미의 등에 꽂아넣은 검을 빼내자, 거미의 체액이 앞뒤로 분수같이 뿜어져나왔다. 안에서 터져나오는 연두빛 액체가 마오카이의 전신을 뒤덮을 정도로.

 마오카이가 거미의 몸뚱아리를 쳐내고 일어서자, 여덟 다리를 파닥파닥거리던 거미의 몸뚱아리는 점점 줄어들어 인간 형태로 모양을 갖췄다.

"엘리스... 여기까지와서 우리가 이렇게 싸워야만하나?"
"..."
 인간 형태로 모습을 바꿨어도 상체에 뚫린 출혈을 막을수 없어서 엘리스의 몸은 붉은색으로 물들여져갔다. 카사딘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서있었다.

"있다..."

 처량하게 엎어져있는 그녀가 말했다.

"더이상 그림자 군도의 기운에 휘말리지마라 엘리스. 넌 그 기운이 없이 충분히 많은걸 이뤄냈잖나! 그러니..."
"아하하하하하..."
 어쩔 수 없이 무력을 가했지만 상대를 신경쓰려는 마오카이의 설교가 무색할 정도로 그녀의 웃음은 도도했다. 옴몸이 피로 덮여져 다죽어가는 몰골로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엘리스는 마오카이를 향해 자연스럽게 일어섰다.

"너 지금... 누구에게 말하고있는거니?ㄱ

 엘리스의 입에서 다른 존재의 목소리 들려왔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을 알아챈 마오카이는 엘리스의 등 뒤에 서있는 카사딘에게 소리쳤다.

"카사딘 조심해라! 지금의 엘리스는... 썩은 아귀가 완전히 조종하고...! 커억!..."

 검은색복장을 포함해서 온몸이 선혈로 적셔진 엘리스는 마오카이의 오른쪽 팔을 잡고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자기 체격보다 훨씬 거대한 떡갈나무에게.  다죽어가던 사람이 거짓말같이 일어나 역공을 가한 상황이었다.

"마오카이!!!"
 다시 한번 엘리스를 향해 칼을 겨눈 카사딘. 그러나 엘리스는 그에게 정곡을 찌르는 일침을 가하며 천천히 모습을 바꿔갔다.

ㄴ어설프게 교화하느니, 차라리 악인이 되는게 낫다고... 맞아. 과거를 알고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친다고해도 엘리스에게 새로운 삶을 누릴 자격은 없어. 그러니까 엘리스는 앞으로도 계속 이곳에, 그리고 나에게 귀속되어 살 수밖에 없는거야. 이렇게...ㄱ

 엘리스의 전신을 뒤덮은 피의 색이 하얗게 변해갔다. 동시에 그녀가 입었던 갑옷과 투구의 가장자리 디자인이 꽃잎처럼 여러겹으로 겹쳐졌고, 그녀의 머리카락도 연노랑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동안의 엘리스의 피부색이 하얀 살구색이었지만, 이번에는 싸늘한 시체가 가질법한 창백한 흰색으로 바뀌어서 사람다운 느낌이 훨씬 줄어들었다. 붉은색 눈동자가 연녹색으로 변하긴 했지만, 이전의 검은색 복장을 입은 그녀의 분위기를 살려준 붉은색의 역할과 다름이 없었다.


"이건... '죽음의 꽃 엘리스'! 한낱 스킨인줄 알았다만, 이렇게 보니 마치 너의..."
"진화체같다고?"
 말하는 동시에 썩은 아귀의 선공이 가했다. 마법을 쓰지않고 체술로. 그래봤자 무투로 자신을 이길수 없다고 여겼던 카사딘은 그녀의 빠른 몸놀림에 몇 번의 타격을 받았다. 엘리스가 지닌 그림자 군도의 기운, 썩은 아귀의 완전한 조종, 그리고 죽음의 꽃 엘리스로 진화한 그녀는 마력뿐만 아니라 신체능력도 훨씬 강화된 상태였다. 특히 그녀의 긴 다리와 발끝의 힐로인한 생긴 넓은 사정거리때문에 카사딘은 검만 쓰면서 그녀와 근접전을 펼칠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뛰어난 양팔 양다리 vs 한손검의 대결은 얼마 지나지않아 결판이 났다. 썩은 아귀는 엘리스의 발로 카사딘의 한손검의 접근을 최대한 비틀어낸 다음 검의 리치밖인 카사딘의 영거리에 들어온 뒤 쉴새없이 공격을 펼쳤다.

 육탄전에서 밀린 카사딘은 균열 이동으로 썩은 아귀와의 거리를 쉴새없이 벌린다음 사방에서 구체를 쏘아댔다. 썩은 아귀가 그를 잡기위해 신경독과 고치를 끊임없이 써날렸지만 카사딘의 공간이동능력이 너무 뛰어나 맞추질 못했다. 어쩌다 제대로 맞췄어도 카사딘이 날린 구체가 고치를 뚫고 날아와 썩은 아귀에게 상당한 데미지를 입힐 뿐.

ㄴ보자보자하니까...!ㄱ
 엘리스의 몸을 빌린 썩은 아귀가 분개하자 주변에 있던 새끼거미들이 일제히 분개해 카사딘이 균열 이동을 할법한 공간으로 골고루 흩어졌다. 거미폭탄을 부비트랩용으로 이용하는 속셈이었다.

"유감이지만 거미들은 공중으로 날 수 없거든!"
 하지만 카사딘은 이에 빠른 대책을 세워 군도의 숲보다 위인 공중으로 균열 이동을 시전했다.

ㄴ그걸 노린거지!ㄱ
 썩은 아귀가 자세를 잡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지면에있는 거대한 용수철을 쓰기라도 한듯이 가볍고 빠르게 날아올랐다. 이번에 카사딘은 균열 이동을 사용하지않고 정면으로 그녀와 일기토를 벌이기로 작정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검을 붉게 물들인 일격을 준비했다. 공중에서 위아래로 떠있는 두 챔피언의 크로스카운터의 승자는 카사딘이었다. 엘리스의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카사딘의 몸에 상처를 낸 반면, 카사딘은 그녀의 상체를 완전히 찔러버렸으니까. 다시 한번 카사딘의 칼에 크게 당한 썩은 아귀였지만 순간의 고통을 무시한 채 입에서 신경독을 뿌렸다. 영거리에서 이뤄진 예상치 못한 반격에 카사딘은 피하지 못했고, 움직임의 둔화차원이 아닌 정말 강력한 마비상태에 걸린 그는 거대 거미의 체중에 압도해 바닥으로 충돌했다.


 단 한 번의 공격만 성사시키면 썩은 아귀는, 그리고 엘리스는 카사딘을 이길 수 잇었다. 그 마지막 일격에 그녀는 독이빨을 위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검고 날카로운 이빨이 내리찍은 대상은 공교롭게도 묘목들이었다. 마오카이의 몸은 온전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아군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어서 카사딘의 목숨을 건져냈다.

ㄴ저리 꺼져라 마오카이. 너는 그 다음에 용건이 있으니까!ㄱ

 일대의 기회를 놓친 썩은 아귀는 새끼거미들을 마오카이가 있는 곳으로 일제히 불러들였다. 독이빨에 껴죽은 묘목들을 훌훌 털어내자, 비로소 썩은 아귀는 이 싸움에서 완전한 우위를 점했다.

 

 거미 형태를 지닌 썩은 아귀는 거미의 얼굴부위를 엘리스의 얼굴로 바꾼뒤 카사딘을 바라봤다.

ㄴ넌 언제나 입바른 소리만 해왔지 카사딘. 그럴 자격이 없다느니, 당시에 옳은 판단을 내렸으면 모두 하지않아도 됐을 잡고생라느니, 그림자 군도로 돌아가는게 가장 합리적이라니... 과연 이성을 잃은 그녀 앞에서 잘도 지껄일 수 있는지, 기대되는군. 나는 너를 향한 그녀의 분노를 물려받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대로 죽어버려!ㄱ

'...!'

 엘리스를 향한 분노를 감추기위한 입바른 말들이 결국 감정에 호소했던 궤변에 가까웠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카사딘은 썩은 아귀에게 답변해야했다. 정확히는 썩은 아귀의 정신 속에 갇혀있을지 모르는 그녀를 향해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그리고 그동안 부정했던 자신의 마음에 대해. 전신에 걸린 마비를 가눈체 얼굴에 힘을 들인 카사딘이 내뱉은 첫 마디.

"... 거기 있는거 다 안다... 엘리스..."
ㄴ이제와서 목숨을 구걸하는건가? 이미 그녀는 귀를 닫았어!ㄱ

"아니다, 거미의 신. 엘리스는 네가 아는 그런 여자가 아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신경쓰고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그녀가 이제와서 나에게 이빨을 들이밀리 없어."
 엘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이번에는 썩은 아귀의 목소리가 아닌 그녀 본인의 목소리로 카사딘에게 쏘아붙였다.

"거짓말... 나에게 했던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말이었는진 네가 더 잘 알텐데? 너는 내가 죽도록 싫잖아. 너는 내 자리가 여기라고했잖아! 그러니까 나는 여기에서 너를 죽일 수밖에 없어!!!"
"아니! 나는!! 네가 싫지않아!"

 

 

'?!'

 카사디은 엘리스를 향해서 있는 힘껏 소리쳤다. 엘리스에게 독설만 퍼부었던 그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힘주어 말한, 긍정에 가까운 부정문이었다. 절대로 나오지 않을법한 말을 듣고 엘리스의 동공이 흔들렸다. 카사딘은 자신의 마비된 몸과는 별개의 이유로 몸을 떨었다.

"나는 네가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너는 충분히 잘해왔어. 리신의 수련도, 심지어 내 독설에 의한 피드백도 해왔잖아! 조금은 네가 이뤄온 것들에 자부심을 느껴도 괜찮잖아!"

"...살고싶으니까 별 소리를 다하는군 카사딘! 대화는 여기서 끝이다!ㄱ

 엘리스의 목소리가 다시 썩은 아귀의 목소리로 돌아가고, 거미의 얼굴로 바뀌면서 독이빨을 내리꽂기위해 온 힘을 다했...

ㄴ이럴수가... 어째서?ㄱ

 ...지만 내리치지 못했다. 마오카이의 원조도, 카사딘의 저항도 없었는데 독이빨이 그에게 떨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썩은 아귀와 필적하는 힘을 발휘하면서 막고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너로 돌아와줘, 엘리스!!!!"
ㄴ크아아아아아!!!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기울인 거미의 독이빨은 아래를 향해 내리쳤고, 이빨이 박히는 소리는 일대의 숲 전체까지 울려퍼졌다.

<계속>

 

<글쓴이의 말>

와 드디어 싸우는 씬을 썼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연재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힘도 많이 들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