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cm라는 어마어마한 신체 조건에 수비력까지 겸비됐으면서 스피드도 느리지 않다. 거기에 헤더, 감아차기 등의 공격력까지 의외로 괜찮은 편이다. 바로 TT클래스 비에이라가 수비형 미드필더(CDM)에서 1대장으로 꼽히는 이유이다.

이 정도의 CDM 선수라면 확실히 '넘사벽'이라는 말을 들어도 아깝지 않다. 또, 확실히 검증된 선수인 만큼 능력에 대한 어떤 의심도 없이 그냥 구매해서 사용하면 그만이다.


▲ 비에이라 5강이면 원볼란치로 두어도 정말 든든하다


이처럼, 수비력은 기본이고 공격적인 부분까지 커버가 되는 비에이라, 프티 등의 선수들은 보통 CDM 1대장 선수들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누구나 비에이라를 사용할 수는 없다. 다소 높은 급여나 가격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팬심을 갖고 사용해보고 싶은 선수들이 따로 있는 유저들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클럽이나 국가팀 컨셉으로 팀을 맞추는 유저들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선택 기로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역시 성능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 들어 CDM의 공격적인 능력은 거의 필수라는 분위기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속력이나 가속력은 물론이고, 골 결정력이나 슛 파워, 중거리 슈팅 등의 능력치가 낮은 선수들은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 무적함대의 중추 역할인 부스케츠, TB 클래스는 스피드가 40대이기도 하다



■ 투 볼란치 전술이 늘면서 CDM의 공격적인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일단 CDM 둘을 두는 투 볼란치 전술이 거의 일반화되었다는 부분을 이유로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피파온라인3 때보다 수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CDM의 수비 가담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다 보니 한 명의 CDM만으로는 수비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프로게이머들을 포함한 많은 유저들이 CDM 2명을 두는 포메이션 전술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CDM에 2명의 선수를 투자하니 공격에 가담하는 선수들의 숫자가 부족해졌고, 두 명의 CDM 선수들이 공격적인 역할까지 책임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피파온라인4에서 흔히 말하는 '육각형 미드필더'의 개념이 제대로 상용화되었던 순간이 바로 이 시기였다.

당시에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LIVE 클래스 고레츠카도 그 대표적인 선수라고 말할 수 있겠다. 피지컬이 되면서 스피드도 느리지 않고 공격적인 역할까지 가능했던 선수. 그리고 급여까지 낮았기에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 프로게이머들도 투 볼란치를 사용하는 포메이션을 많이 사용할 정도


■ 공격적인 능력치까지 좋은 새로운 클래스의 CDM 선수들 등장

하지만 최근에는 이 고레츠카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전체적으로 능력치가 좋은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GR 클래스나 최근 업데이트된 TC 클래스 등의 고 능력치를 가진 선수들은 물론이고, 강화까지 잘 된 고강 선수들이 점점 더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공격적인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은 점점 더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만능선수들을 가진 유저들을 공식 경기에서 만나는 상황들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상대 유저는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되는 선수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신의 선수는 수비력만 되는 선수라면 아무래도 게임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 이제는 +8 고레츠카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 느리거나 공격 능력이 부족한 CDM은 정말 활용할 수 없을까?
어느정도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큰 관심을 받았던 아이콘 클래스, 기자는 사실 마켈렐레에 대해 정말 큰 기대를 했었다. 피파온라인1 시절 첼시로 플레이하면 있었던 마켈렐레가 기억나기도 했었고, 피파온라인4에서는 이 레전드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였었다.

하지만 아이콘 클래스가 출시된 지금, 마켈렐레는 아이콘 클래스 선수 중에서 가장 낮은 인기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급여 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역시 공격 능력치와 피지컬이었다.


▲ 최상급의 수비력을 가졌지만 골 능력과 피지컬 때문에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 정말 월등한 활동량과 수비력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사용해본 마켈렐레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격 능력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수비 쪽이나 체감적인 측면에서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는 수비수보다 제일 먼저 수비 전환이 가능했으며, 사이드에서 45도 컷백으로 오는 패스 등도 제일 먼저 차단하는 플레이를 해주었다. 그래봤자 얼마나 차이 나겠냐라고 하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정말 수비력만큼은 그 '얼마나' 차이 날 정도였다.

제아무리 속력, 가속력이 빠른 CDM 선수라도 후반 60분이 지나면 스태미너가 떨어져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데, 마켈렐레는 후반 90분 내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하나 더 느낀 것은 속력, 가속력 능력치가 높고 스태미너 능력치가 낮은 CDM보다 속력, 가속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스태미너가 높은 CDM이 더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이정도의 수비 능력치를 가진 CDM은 사실 없다



▲ 프로게이머 이호도 마켈렐레의 수비력과 활동량에 호평을 하기도 했다
(출처 - 프로게이머 이호 유튜브)




■ 스태미너와 수비력이 좋은 CDM에게 '대인 마크'를 설정해보자

이 같이 마켈렐레처럼 스태미너와 수비 능력치가 좋은 CDM에게 '대인 마크' 개인 전술을 사용하면 의외로 좋은 효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물론, 그만큼 체력은 빨리 떨어질 수 있지만, 스태미너가 바탕이 되는 선수라면 그 능력치를 더욱 끌어낼 수 있다.

최근, 공식 경기 등급이 높은 유저들일수록 사이드에서 드리블 심리전을 한 후 45도로 컷백을 내준 후 골을 넣는 루트로 공격을 많이 하곤 하는데 이 상황에서 수비력이 좋은 CDM들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지켜주어 상대에게 패스 루트를 내주지 않는다거나 혹은 좋은 가로채기를 보여주곤 한다.


▲ 스태미너와 수비력이 바탕이 되는 선수라면 이 개인 전술을 추천한다


▲ '대인 마크'가 설정된 TC 데로시, 커서를 주지 않아도 상대를 따라온다. 데로시의 속가는 80도 안된다




■ 지공 상황에서는 속력, 가속력보다 순간적인 반응속도나 수비 관련 능력치가 더 좋을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2선부터 3선라인까지 다 함께 라인을 끌어올려서 천천히 지공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운영 및 전술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많아지면서 CDM의 속력, 가속력이 공격 시에 엄청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공 상황에서는 공간만 내주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아무리 속력을 내도 상대를 뚫기 어렵기 때문.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면 제 위치를 잘 지키고 반응 속도나 가로 채기, 적극성 등의 능력치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물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수비력이면 당연히 스피드 있는 선수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자신의 선수가 스피드가 살짝 아쉬운 선수라고 해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 이렇게 가둬놓고 지공으로 만드는 상대의 운영이라면 스피드보다 수비 능력치가 우선될 수도 있다




공격적인 약점을 월등한 수비 능력치로 커버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TC 부스케츠의 등장처럼 더 많은 선수들이 생겨날 것

개인적으로 기자는 최근에 반가운 선수 한 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TC 클래스 세르지오 부스케츠인데, 그동안 낮은 인기를 보여주었던 부스케츠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부스케츠는 현재 비슷한 OVR과 급여의 TC클래스 선수들 사이에서도 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속력, 가속력이 올랐다곤 했지만 그래봤자 여전히 70대였고, 슛 관련 능력치는 60대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부스케츠가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수비력과 패스 능력이었다. 수비력이 정말 좋게 나왔고, '패스 마스터' 특성으로 중원에서 좋은 조율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그동안 GR, TB, NHD 등의 모든 클래스에서 등한시 받던 CDM 선수가 속력이나 공격 능력치를 제외한 수비, 패스 능력치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부분인 것은 확실하다. 비슷한 예시로 TC 카제미루도 있다.




▲ TC 부스케츠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 공격력이 부족하면 이외의 능력치로 커버하면 된다


CDM에게 공격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기자 역시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비 관련 능력치는 뛰어나지만 공격 관련 능력치가 부족한 CDM들이 좋지 않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한 말로, 수비 능력치는 공격 관련 능력치보다 눈에 보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경기의 판세가 바뀌기도 한다.

골키퍼의 몇 번의 선방보다 한 번의 결승골을 넣은 공격수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듯이, CDM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승골과도 같은 결정적인 수비 역할을 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