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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오딜리타 Part 1 - 불태우는 달의 꽃

탈리바르의 끈, 툰크타 외곽
툰타의 계시와 카프라스의 일지

하늘로 향하는 아름다운 빛줄기... 그것은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차지한 '오르제카의 광명석'이었다. 모험가는 그 빛기둥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눈을 감았다. 절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음 속에 그 동안 행복했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그 돌 근처엔 가넬 한명이 있었다. 그것도 카마실비아에서 축출된 전대 여왕 아멜리아의 정예군, 아이넬이었다. 아히브의 영토에 가넬이 있다는 것도 이상했지만, 그 가넬의 손에서 기분 나쁜 붉은 마력이 방출되고 있다는 점은 모험가를 더욱 놀라게 했다. 그렇게 모험가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뒤에서 비웃음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잘난 카마실비아의 날개도 오르제카의 광명석 앞에서는 영락없이 불빛에 뛰어드는 한 마리 나방일 뿐이구나... 쯧쯧..."

데시아 므르다는 멍청하게 서 있는 모험가를 꾸짖은 뒤 '스스로 망쳐버린 세계'나 빨리 구하라며 모험가를 쫓아보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모험가는 아히브를 따라 오펜실라를 만나기 위해 동굴 밖으로 향했다.


▲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오르제카의 광명석

▲ 아히브들은 그녀를 잿빛달의 무녀라고 불렀다.

동굴 밖을 나서자 알 수 없는 괴수들의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엔 두발로 선 거대한 황소들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동안 수 많은 모험을 해오면서도 한번도 본 적 없는 괴물. 그 근처에도 아히브들이 많았고, 그들은 그 황소들을 '투로족'이라고 불렀다.

모험가는 주변을 구경하는 척하며 세페르의 아히브와 투로족이 하는 말을 들었다. 오드라의 무녀가 접촉했지만 아직 많은 투로족들이 부족장을 따른다는 말, 그리고 모험가가 사이고드를 처치했지만 아직 가시나무 성으로 가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면 툰타의 계시를 따르는 자가 아니라는 말. 세페르의 아히브들과 그곳에 있는 투로족들은 그 툰타의 계시라는 것을 따르는 자인 듯했다.

그런데 그 중 몇몇 아히브들은 검은별의 잿빛가루로 인해 미쳐버린 파두스족과 비교하며 '투로족은 약을 아무리 풀어도 힘들다'는 수상쩍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 말을 듣고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일부 투로족들을 꼬드겨 이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아히브는 아무리 봐도 신뢰가 가지 않는 종족임이 분명했다.


▲ 툰타의 계시란 무엇일까.

▲ 투로족에게 뭔가 꿍꿍이가 있는 세페르의 아히브들

그 때, 멀리서 호위병들을 거느린 아히브 하나가 당당히 들어왔다. 모험가가 만나기로 했던 오펜실라였다. 그녀는 투로족이 섬기는 대지신 툰타가 그들의 족장 울루투카에게 계시를 내렸다고 했다. 그 계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모험가가 되살린 카마실브의 빛이 모두를 죽일 것이니, 어둠에 가장 잘 스며들 수 있는 자들(아히브)의 방패가 되어 그들의 고향 툰크타를 지켜야 한다."

그녀는 툰타의 계시를 따르지 않는 몇몇 투로족들이 미쳐버렸다고 했다. 그녀는 그런 현상을 '하둠의 잠식'이라고 부르며, 하둠의 잠식은 사실 무력의 발현이 아닌 육체와 정신이 병드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주위를 둘러보자 정말 몇몇 혼란스러운 투로족들이 길을 방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 오펜실라 (세페르의 아히브)

▲ 족장 울루투카가 받았다는 툰타의 계시를 거부하고 쫓겨난 투로족

오펜실라는 최초로 카마실브 나무를 불태웠던 조슈아 오도어의 말씀을 따라야한다며, 모험가에게 카프라스의 일지 한권을 건넸다. 그 책에는 이런 구절들이 적혀 있었다.

"안개의 섬... 이 세계의 그림자와 운명을 함께하는 영웅의 전당"
"흑정령은 갈망의 화신이며, 갈망은 어둠에 바치는 최상의 제물이다."

하지만 모험가는 여전히 당황스러웠다. 그들의 이야기를 완전히 신뢰할 순 없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오펜실라는 자신들이 구해 준 카프라스의 딸(오로엔)을 만나보라고 했다. 카프라스의 딸은 살룬의 경계에서 타락자들에게 붙잡힐 뻔했으나, 오펜실라의 도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덕분에 그라나와의 약간의 마찰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또한 그녀는 흑정령이 갈망의 화신이라는 일지의 내용을 기억하라며 현재 모험가를 쫓고 있는 흑정령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모험가는 카프라스의 딸을 만나기 전에 그 흑정령부터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근처 동굴에서 수상쩍은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험가가 무기를 빼들고 조심스럽게 다가간 동굴에는, 의문의 여인이 서 있었다.


▲ 오펜실라가 건넨 카프라스의 일지

그 여인은 모험가를 보더니 깜짝놀라며 어떻게 이곳을 알았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카마실비아의 날개인 모험가를 알아보고 자신의 이름을 '아타락시아'라고 소개했다.

오펜실라의 말과 다르게 그녀는 딱히 위험해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모험가와 마찬가지로 세페르의 아히브의 시험을 통과한 자였다. 또한 그녀는 모험가와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친근감을 발휘하며 함께 카프라스의 흔적을 찾자고 제안했다.

모험가는 그녀의 말을 듣고 살짝 고민했지만 결국 제안을 수락했다. 낯선 땅에서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히브보다 다크나이트를 믿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 말을 들은 아타락시아는 환하게 웃으며 지혜의 고목의 '말 많은 부엉이' 앞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흑정령은 모험가의 선택에 굉장히 의아해했다.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일을 저질러버렸을 뿐더러, 오펜실라의 경고도 모두 무시한 섣부른 판단이었다. 흑정령은 저 다크나이트에게 깃든 흑정령은 자신과 다르다며, 그녀가 언제 뒷통수를 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흑정령은 한심하다는 듯 이제 살룬의 경계에서 카프라스의 딸이나 만나보자고 했다. 그곳에서 오펜실라의 말이 정말 사실인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아타락시아

▲ 모험가의 섣부른 판단을 경고하는 흑정령


살룬의 경계
다시 만난 오로엔과 가넬의 의심

살룬의 경계에는 무장한 레모리아 가넬들이 삼엄하게 진을 치고 있었다. 그들의 1차 저지선은 이미 아히브들에게 뚫린 상태였고, 이제는 겨우 다리 하나를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레모리아 지휘관은 그곳을 지나려는 모험가를 막아서며 지혜의 고목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섣불리 그들을 자극하면 '포로로 잡힌 자매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모험가는 막무가내였다. 오펜실라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렇게 레모리아 경비대를 순식간에 제치고 다리를 건넌 모험가는 아히브 경비병에게 카프라스의 일지를 보여줬다. 그 일지를 본 아히브는 모험가를 알아보더니 안쪽에서 '키에나'님을 만나보라며 출입을 허가했다.


▲ 모험가를 막아서는 레모리아 지휘관. 하지만 모험가는 그녀를 무시했다.

▲ 살룬의 경계에서 대치하고 있는 가넬과 아히브

안내를 받아 향한 곳엔 세페르 정찰대원 키에나가 있었다. 그 앞에는 아히브 병사들이 열을 맞추어 서 있었고, 키에나의 발 밑에는 무릎이 꿇린 채 양손이 묶여있는 오로엔이 있었다.

키에나는 모험가를 보고선 이제서야 왔냐는 듯 오로엔의 포박을 풀었다. 그리고 경계를 먼저 넘은 것은 오로엔이라며 지금이나 어릴 때나 철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마 오펜실라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처형당했을 것이었다.

오로엔은 뜻밖의 공간에서 모험가를 만나고 매우 놀랐다. 사실 오로엔은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캐더린 공주가 없는 지금, 오딜리타로 떠났다는 어린 시절의 유모를 찾고 싶었다. (카마실비아 스토리 참조.) 그러다 두자크 터널에서 아히브 타락자들을 만났고, 세페르의 아히브들이 그런 오로엔을 발견해 구해준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오로엔을 키워줬다던 유모의 이름이 바로 오펜실라였다. 심지어 오펜실라가 모험가에게 건넨 카프라스의 일지는 어렸을 적 오로엔이 봤던 표지 그림과 동일했다.

키에나는 오딜리타의 토양에 고대의 어둠이 스며들었다며 현재 이 어둠에 취해버린 자들을 '타락자'라고 칭한다고 말했다. 살룬의 경계는 이미 그런 타락자들의 영역이었고, 그래서 카마실비아의 가넬들은 아히브를 오해했던 것이다.


▲ 붙잡힌 오로엔

▲ 오로엔에 따르면 오펜실라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키에나는 이미 브롤리나가 가이핀 유적을 조사하기 위해 자신의 루트라곤 하수인을 오딜리타로 보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브롤리나는 살룬족과 손잡은 아히브에 맞서기 위해 몰래 루트라곤을 보내 가이핀과 이빨요정 간의 고대 계약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키에나는 모험가와 오로엔을 보내주며 그 루트라곤을 없애버리기 전에 이곳에서 철수하라는 말을 가넬에게 전하라고 했다.

그렇게 모험가와 오로엔은 아히브의 진영을 벗어나 레모리아 경비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온 가넬들이 모험가와 오로엔을 보며 쑥덕거리고 있었다. 아무 상처 없이 태연하게 돌아온 것이 오히려 화근이었다. 이제 가넬들은 모험가와 오로엔이 아히브와 결탁했다고 의심했다.

그렇게 모험가와 오로엔은 카마실비아 국왕 브롤리나의 명령으로 체포되어 그란디하로 소환됐다.


▲ 모험가와 오로엔은 오히려 아히브들과 결탁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그란디하
뜻밖의 아타락시아, 그리고 신탁의 최종 판결

그란디하는 카마실비아의 수도 그라나 남쪽에 위치한 거대 항구다. 그곳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바닷가 풍경은 실비아의 꽃이라고도 불렸다. 그란디하의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실비아의 신탁은 아히브의 침공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곳이기도 했다.

그곳엔 이미 여왕 브롤리나와 레인저 대표 헬레린스 자나, 아케르 대표 허셀 아제리엘라, 최고 정령 메린돌라 등 카마실비아의 중요 인물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그만큼 이 문제는 국가 방위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었다.

오로엔은 자신 때문에 그라나와 오딜리타 사이의 관계가 위태로워졌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은 아히브들에게 납치당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타락자로부터 자신을 구해줬음을 밝혔고, 그라나가 오딜리타를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그런 오로엔의 말을 믿지 않는 분위였지만, 타락자의 존재를 어느 정도 감지한 요정들이 있었기에 긴 논쟁 후 결국 그녀를 믿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오로엔은 죽음을 면했지만 카마실비아에서 다시 한번 쫓겨나게 됐다. 그녀 때문에 가넬과 아히브 간의 깊은 원한 관계가 터지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죽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오로엔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결국 눈물을 머금은 채로 여왕의 명에 따라 밖으로 끌려나갔다.


▲ 실비아의 신탁에서 바라본 그란디하 항구

▲ 실비아의 신탁에서 심문을 받는 오로엔과 모험가

▲ 오로엔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빨 요정, 레미타롱솜

이제 모험가의 판결 차례였다. 모험가 역시 카마실비아의 날개라는 칭호를 달고서 마음대로 아히브의 영토를 들락날락하고, 카마실비아의 보물을 훔친 오펜실라와 접촉했다는 죄가 있었다. 갑자기 무거운 적막만이 감돌았다. 모험가도 이곳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일까.

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한 여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나타났다. 오딜리타에서 만났던 아타락시아였다. 아타락시아는 그동안 오딜리타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말하며 더 큰 어둠인 하둠의 위협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 가넬과 베디르는 어둠의 정령 앞에서 함께 싸웠는데, 모험가는 그때처럼 어둠을 막기 위해 아히브가 내민 손을 잡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아타락시아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현재 다크나이트들도 수장 '아레델'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으며, 여왕 브롤리나에게 '어둠에 대항할 비밀이 오딜리타에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브롤리나가 오딜리타에 볼모로 잡혀있는 동안 그곳의 지도를 완성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아타락시아가 말하지 않은 것은 단 한가지, 모험가가 오펜실라에게서 카프라스의 일지를 받았다는 것 뿐이었다.

아타락시아가 말을 마치자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딜리타의 지도가 있다는 말은 카마실비아의 고위직들도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한편 브롤리나 여왕은 매우 난처한 기색이었다. 결국 그녀는 큰 소리로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주변 모두를 신탁에서 내보내고 아타락시아만 홀로 남도록 했다.


▲ 대담한 아타락시아. 오히려 브롤리나 여왕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갑작스레 끝나버린 심문에 모험가는 그란디하 주변을 멤돌다 항구에서 아타락시아를 만났다. 그녀는 불법으로 오딜리타로 오갔던 라뮤트 유랑단을 협박하면서 그곳으로 갈 배를 구하고 있었다. 모험가는 처벌을 면하게 해준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그녀는 '네 덕에 오딜리타의 지도를 얻었으니 고마워 할 필요없다'며 싱긋 웃었다.

그 때, 모험가에게 파푸 병사 하나가 찾아왔다. 브롤리나 오네트의 은밀한 부름이었다. 그란디하의 거대한 탑 위에서 브롤리나가 모험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신탁에서 내려진 결정에 대해 말해주었다. 이제 모험가는 카마실비아의 날개로서, 아타락시아를 따라 오딜리타를 여행해야 했다. 종잡을 수 없는 그 다크나이트를 감시하고, 그 그림자를 쫓을 수 있도록.

브롤리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곳에선 아무도 믿지말라고 당부했다. 아히브 역시 처음에는 카마실비아에서 쫓겨난 자들이었으나 이후 크고 작은 세력들로 갈라져 온갖 암투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 라뮤트 유랑단을 협박해 배편을 얻어내는 아타락시아

▲ 모험가에게 마지막 당부를 하는 브롤리나 오네트


오딜리타, 깊은 밤의 항구
도슬리아를 구하고 칼리차 상단원의 서신을 얻어내다

그날 밤, 그란디하의 항구에 작은 돛단배 하나가 물살을 갈랐다. 모험가를 태우고 미끄러지듯 항구를 떠나는 배의 모습. 여왕의 은밀한 지령을 받은 모험가는 오딜리타의 '깊은 밤의 항구'로 향했다. 깊은 밤의 항구 관리자, 볼라 아르킨은 모험가가 지닌 사이고드의 뿔을 보고 경계를 풀었다. 아니, 오히려 같은 편으로 인식했다. 오늘 들어온 인간 노예가 서른 세명인데, 필요한 게 있냐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모험가가 주위를 둘러보니 깊은 밤의 항구에는 정말 많은 인간 노예들이 있었다. 주변에서 사람들의 끊임없는 통곡 소리가 들렸고, 광명의 황금선에서 내린 인간들은 길게 이어진 행렬을 따라 '쪽빛 심판'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일명 '베르티의 족쇄'가 채워진 인간은 세페르의 가시나무 성 또는 비오렌치아 오도어의 영지로 보내졌다.

다만, 모든 인간이 노예는 아니었다. 일명 칼리차 상단 소속의 재주꾼 '루시오'는 아히브를 도와 인간을 속이고 안심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들에게는 2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하나는 노예의 신상을 허가 없이 알리지 않는 것, 그리고 노예가 도망치지 않도록 반드시 지키는 것이었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하면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 인간들은 쪽빛 심판을 받고 아히브의 노예가 된다.

▲ 모든 인간이 노예는 아니다. 나쁜 짓을 도와주며 먹고 사는 칼리차 상단원, 루시오.

한편 아타락시아는 그곳에서 '도슬리아'라는 엘리언교 사제를 찾고 있었다. 도슬리아는 과거 칼페온에서 아타락시아의 도움을 받고 광명의 황금길에 올라선 선량한 시민이었다. 당시 부패한 엘리언교 사제(광명의 형제회)들은 황금길이라는 명목하에 가난한 시민들을 속여 노예로 팔았는데, 도슬리아 역시 그 피해자였다. 아타락시아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녀가 일명 '황금길'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줬던 적이 있어 그 빚을 갚아야 했다.

아타락시아는 광명의 황금선에 올라타 배 위의 그림자 기사단원을 때려눕혔다. 그리고 '헬론'이라는 이름의 아히브가 도슬리아를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헬론은 가시나무 성 근처에서 도슬리아를 묶어놓고 그들의 신을 불러내보라고 소리치고 있었는데, 우습게도 엘리언교 사제복을 입고 있던 도슬리아를 광명의 형제회 사람으로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광명의 형제회가 섬기는 광명의 신, 곧 아히브 타락자들을 만들어낸 고대 어둠의 주인(크자카)에 대해 묻고 싶었던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 보던 모험가는 한 가지 꾀를 부렸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이고드의 뿔을 도슬리아에게 주고, 대신 그녀의 족쇄를 넘겨받은 것이다. 그렇게 도슬리아는 사이고드의 뿔을 가지고 아히브의 위협을 피해 도망칠 수 있었고, 모험가는 칼리차 상단의 재주꾼 루시오에게 풀린 족쇄를 보여주며 그를 협박할 수 있었다. 결국 모험가는 무서운 아히브들에게 풀린 족쇄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루시오에게서 칼리차 대장에게 보내는 서신 한장을 얻어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도박꾼 헬론은 아주 재미있다는 듯이 아타락시아와 모험가를 낙시온의 '죽은달 초소'로 초대했다. 그곳은 오딜리타에서 가장 풍요롭고 평화로운 장소이기도 했다.


▲ 광명의 황금선에서 그림자 기사단에 맞서는 아타락시아

▲ 붙잡혀 흐느끼고 있는 도슬리아

▲ 헬론은 도슬리아의 복장만 보고 광명의 형제회 소속으로 오해했다.

▲ 베르티의 족쇄

▲ 칼리차 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