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날 그저께 갔던 채집지를 다시 방문한 이유가 뭔가 제가 세운 가설이 맞는지 확인차 다녀온건데 일단 보니 거의 제 가설이 맞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따 자고 일어나서 곤충카페에 해당 내용으로 논의를 좀 해볼까 생각중임

제가 여태 수많은 채집활동을 하면서 해당 현상을 딱 두번 겪어봤는데 특정한 날에 유독 해당 산지의 특정 종이 죄다 몰려 날아와서 등불에 빛오염(광공해)에 희생되는 경향이 종종 발견되는거같아 과연 이게 진짜로 전 산지에 있는 놈들이 죄다 몰려와서 난리치는건지 아니면 그냥 그 산지에 개체수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아서 100단위로 날라오는건지 좀 확인차 오늘 다녀왔던건데

일단 그저께 장풍이만 100마리정도 본 것에 비해서 오늘은 20여마리정도만 보인걸 보니 애초에 개체 수가 많은거보단 해당 산지의 모든 개체가 특정한 날에 마치 파티하듯 특정 위치로 몰리는게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음. 엊그제 장풍이 사건이 그렇고 2022년 강원도 상뱃재에서 다우리아사슴벌레가 백마리 넘게 날라들어서 도로에 쥐포 되기 전에 죄다 거둬서 방생한다고 밤새 개고생한 적도 있었고..

암튼 오늘은 곤충 자체를 그닥 많이 못봤음


해당 포인트 도착 전에 수액터..여기만큼은 오늘도 어제만큼 개체수가 좀 보였는데 문제는 장풍이 중형 수컷이랑 넓사 대형개체가 싸우고 있었음. 황급히 폰 꺼내는데 이미 승부가 끝난데다가 장풍이는 데크바닥 옆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넓사는 그새 나무랑 바닥 데크 틈새로 들어가버렸고 암컷들도 우르르 다 숨어버려서 결국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음 망할..

그리고 전 이날 장풍이가 사슴벌레에게 지는건 처음 봤음..거의 다 장풍이가 이기던데 희안하네.;
보통 사슴벌레끼리의 싸움은 사진을 찍기 쉬운 반면 장풍이의 전투 사진은 찍기가 힘든게 보통 애네들은 승부가 순식간에 갈리는 편이고 사슴벌레끼리는 둘이 서로 물고 계속 씨름을 하다보니 승부가 오래 가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암튼 해당 현장에선 뭐 건진것도 없고 사진 하나 잘못찍은거 보고 아쉬워하다가 바로 다음 포인트로 이동함



그와중에 바닥에 붙어있던 세마리의 수컷
왼쪽 가장 큰 개체가 76mm고 나머지는 다 작음


특이점에 도달한 초소형 암컷.
작년에 친구랑 여행가서 포획한 암컷과 사이즈가 동일한 초소형 개체
근데 안타깝게도 앞다리 하나를 잃은 상태임
뭐 이미 표본이 있는 사이즈라 굳이 이걸 잡기보단 그대로 데려가서 방생함
여기 장풍이들이 대체적으로 사이즈가 균일한 편인데(다른 채집지 장풍이는 사이즈 차이가 재법 벌어지는 경우가 많음) 유독 이 암컷 혼자 초소형이라 아이러니했음. 암튼 워낙 덩치가 작아서 그런지 스로잉하는데 멀리도 날라가더군요


꼬마장수말벌
장수말벌 아님.
좀 웃긴 일이 터졌는데
여의봉을 핀 채로 접기 귀찮아서 그대로 나무 위를 다 긁으면서 숲 속을 지나고 있었는데 뭔 말벌집을 잘못 건든건지 갑자기 붕 소리가 막 들림
그래서 일단 아마 저보다 먼저 타겟이 되었을 여의봉과 그 끝에 달린 포충망을 그대로 나무에 대충 기대 던져놓고 저 혼자 존나 빤스런함
나중에 슬그머니 가서 여의봉 회수하고 후다닥 나왔는데 그와중에 한마리가 제 가방에 붙어있었음
다행이 쏘이진 않았고 쟤도 그대로 들고가서 딱밤으로 저 멀리 날려줌

진짜 개 식겁했네.;

암튼 본문 초반에 밝힌대로 개체 자체가 많이 보이진 않고 이대로 밤 새봐야 의미없겠다 싶어서 하산 후 카카오택시 불러서 귀가함
어휴 올해 액땜은 이걸로 다 했네 ㄷㄷ
아마 다음 채집은 지인과 일정을 맞추면 일요일에 등화장비 들고 강원도쪽을 가지 않을까 싶음..뭐 아직 일정이 정해진건 아닌지라 나가리될수도.;




그와중에 그저께 데려온 레드기어 구경 좀 하고 가세요
얘는 표본 시 레드기어 발색이 변색되는거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여러 표본 방법을 도입해보는 중에 이 개체도 차후 표본해볼려고 데려왔는데 은근 손을 타서 지금 살짝 정들라함.;
아 또 곤충에 정붙이면 안되는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