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이 죽음의 그림자가 깃들기 전, 향기로운 자연의 생기와 아름다움이 숨을 쉬며 풍겨져 나오는 꽃내음에 모두가 미소를 짓는 섬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은 아무래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랐으며, 자신이 가꾸면서 아낌없이 사랑해온 그로 인해 수 많은 동물들과 정령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 누가 보아도 지상낙원이라고 부를 만한 고목의 정령이자 숲의 수호신이 다스리는 성스러운 숲이었다.

고목의 정령이 가꾼 성스러운 숲은 돈에 눈이 멀은 밀렵꾼들이 몰려와서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려 들어와도 숲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발길을 돌리는 그런 숲이었으며, 길을 잃은 방랑자의 자연스러운 이정표가 되어주는 그런 숲이었다.

숲은 스스로를 사랑했고, 그 숲의 생명들도 마찬가지였다.

숲이 위기에 닥쳐 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갈 때도 자신의 생명력을 뿜어내며 그들을 지켰으며, 죽어가는 동물들은 자신의 발 밑에 땅을 파내어 스스로 숲의 거름이 되었으며, 정령들은 굶주린 동물들에게 자신의 열매를 내어주었으며, 숲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물은 고목을 거치며 생명력을 가듬 품어 모든 생명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숲의 생명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성스러운 숲의 생명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더니, 알 수 없는 기운이 숲에 초래했다.
고목은 이 기운의 정체를 짐작했다.
언젠가는 들이닥칠지 모를 이 성스러운 숲의 평화를 깨는 기운
자기 자신보다 아껴왔던 숲은 천천히 파괴되어갔다.
서로를 아끼며 생활하던 정령들은 죽음으로 가득 차 아무 것도 없는 도깨비 불이 되어 산화했고,
숲의 외곽에서 지내던 인간들은 죽음에 으스러진 육체를 잃어버리고 망자들로 변해갔다.
숲의 아름다움을 도맡았던 나무들은 바깥에서 부터 천천히 말라 비틀어지며 타들어갔다.

결국 숲은, 아니 그 섬은 죽지 못해 살아있는 자들의 땅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섬을 그렇게 만든 기운이 마지막 남은 정령의 몸을 덮쳐왔고, 정령은 자신의 모습이 그 기운에 의해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며 운명을 맞이하려 했다.
죽음이 정령의 몸에 절반 정도 침투했을까, 정령은 자신의 몸을 덮쳐오는 기운을 뿌리치고 숲 한 가운데의 고목으로 뛰어들었다.
정령은 아직 죽음이 닥치지 못한 고목의 몸에 파고드는데에 성공하였고, 숲의 아니, 이 섬의 생명체들을 모두 이 고목으로 불러들였다.

고목은 정령을 자신의 정신에 안착시켰다. 
그리고 몰려든 많지 않은 수의 생명들을 자신의 품으로 감싸안고, 언젠가, 죽음으로 물들어 버린 이 저주 받은 땅을, 그 아름다운 숲을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고목의 몸에는 천천히 변화가 일었다.
고목의 몸에 안착한 정령은 생각했다.
이미 죽음에게 오염된 탓일까? 아니면 고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생명을 받아냈나?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정령과 고목의 정신은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누군지 모를 대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찬 뿌리를 들어올리고 땅을 딛었다.
뿌리를 내딛은 고목의 몸에는 생명이 가득찼고, 생기에 굶주리는 망자들이 고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고목은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망자들을 피해 생명력이 가득찬 땅을 향해 망망대해에 몸을 던졌다.

바다는 잔잔한 파도와 함께 고목을 발로란 대륙으로 천천히 보내주었다.


생명력이 가득찬 또 다른 땅에서 눈을 뜬 고목은 정처없이 여행을 떠났다.
그런 그가 가장 처음으로 맞딱드린 곳은 전쟁 학회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마오카이는 그 곳에서 죽음을 떨쳐버릴 수 있는 힘을 기르리라 다짐했다.
자신이 태어난 숲, 가꾸어온 숲, 그리고 이제는 죽지 못해 산 자들의 땅이 되어버린 그 섬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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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그 것이 자네가 이 지랄 맞은 전장에 참여하게된 계기라 이건가?"

치열한 싸움 도중에 자신과 대화하던 남자가 말했다.

 "그렇다, 난 아직도 그 섬의 나의 숲을 그리워한다."
 "망자들은 모두 한줄기 빛에 사라질 운명이지"

마오카이는 자신의 묘목을 멀리 던진 후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양 손에 들린 이상한 장난감에는 새하얀 빛이 뿜어져나왔다.
뿜어져 나오는 빛은 영혼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인형을 증발시키며 사라졌다.

 "그 곳 출신 녀석들은 다들 성격이 괴팍한 줄 알았지만, 너 같은 녀석도 있었군"

마오카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멀리 묘목을 던지면서 상대방의 챔피언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경계만 하고 있었다.
루시안은 그런 마오카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루시안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루시안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였다.

 "야 임마! CS 건들이지 말라고!"

마오카이는 묵묵히 묘목을 던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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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배경을 리메이크 하면서 끄적이다보니 정작 대사가 많이 없네요;

다음에는 최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