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칼바람을 한다. 1시30분은 되어서야 할 수 있는 유부남이지만 칼바람은 짧으니까 두 세판은 할 수 있다.

 

싼 챔피언부터 차곡 차곡 사모으다보니 답안나오는 챔도 있지만 어지간하면 닷지는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똥챔 꿀챔 나누지만 사기챔들만 제외하면 유저의 마인드에 따라 모든 챔이 밥값을 충분히 한다고 보니까.

 

그리고 랜덤픽이자 블라인드픽이야말로 칼바람의 묘미이다. 이것은 칼바람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뀌면

 

안할 것 같다.

 

칼바람은 정치질이나 욕설 등이 협곡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협곡도 매너가 좋아지긴 했지만 예전 협곡 때 다친 마음이

 

아물지 않아 협곡을 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 유부남은 멘탈이 약하니까...,

 

예전에는 "저 사람은 왜 템을 저렇게 갈까 탱커도 없는데...,"라든지 "원딜이 눈덩이를 왜 드는 걸까..."와 같은 생각을

 

자주 하였는데 요즘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한다. 대답을 하거나 특정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고

 

괜히 그랬다가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최근에 깨달은 사실이다.)

 

거창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칼바람은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느낀다. 날 때부터 금수저가 있는 반면

 

현실뚜벅이가 게임 속 뚜벅이가 되기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그 뚜벅이가 개처럼 발악하면서 금수저를 제끼려고

 

노력하지만 어지간해서는 흠집하나 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다. (물론 금수저가 방심하거나 해서 실제로 제껴지면

 

그것은 그것대로 인생의 드라마이다.)

 

나 역시 스텐수저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인생이고 자식에게 은수저 정도는 물려줘야 할 것이라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인생 속에서 게임(디아블로3 롤-칼바람나락)은 잠시동안의 낮잠이요 오아시스와 같다.

 

그래서 난 오늘도 칼바람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