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란걸 즐긴지 30년이 되었습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기 전,친구들이랑 어울리는게 싫은건 아니였지만

사촌형이 물려준 슈퍼패미콤을 TV에 연결해서 할 때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어린 나이라 영어나 일본어를 몰라도 혼자 스토리를 상상하며 게임을 즐겼었습니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고, 게임의 하드웨어는 PC가 주로 바뀌게 됩니다.

이 때 개인 가족사로 성격이 더 소심해져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집에서 게임하는걸 더 즐기게 됩니다.

게임에 더 몰입해서인지, 아니면 당시가 PC 게임의 황금기였지만 이 때 즐긴 게임들이 지금도 참 기억에 남습니다.

 
 

삼국지6,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2,3 .. 방학내내 즐겼는데도 질리지 않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미지는 안 넣었지만 파랜드 택틱스 외에도 랑그릿사2, 슈퍼로봇대전 등등.. 너무 재밌는 게임이 많았어요.


그리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최초의 머그게임' 바람의나라도 재밌게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게임이 정액제라는 유료시스템이 대부분이었는데 집 전화기로 ARS 결제를 몰래 했다가

나중에 어른들에게 걸려서 혼났던게 생각나네요.

주변에서 다들 하길래 유명한 게임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인천 사람들만 하던 마지막왕국(라스트킹덤).

그리고 이제는 민속놀이가 되어버린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친구들과 하기 위해 PC방을 찾던 나날.

이후 라그나로크, 뮤 온라인, 아스가르드, 테일즈위버 등등 정말 많은 게임을 했었습니다.

대학교에 가서는 공강시간마다 친구들이랑 워3 유즈맵 카오스를 했었고,

군대갔다와서는 등록금 번다고 노가다하고 저녁에는 짬짬히 공부.. 가 아니라

타르타로스 온라인, 드래곤 네스트 라는 게임을 했었습니다.

그런 게임밖에 모르던 인간도 대학졸업 무렵이 되니까 게임을 안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이 싫어진건 아니지만 세상에는 게임 말고도 중요한게 많았으니까요.

수년간 게임을 안하던 겜돌이는 29살에 이직을 하면서 잠깐 쉬는 시간에 다시 게임을 시작합니다.

본성을 못 버리고 그가 시작한 게임은 다름 아닌 리그 오브 레전드.

많은 사람들이 질병게임이라고 욕하지만 겜돌이는 롤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동생이랑도 재미있게 했고, 게임하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도 생기면서 가장 오래 즐긴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6년이란 긴 시간이 지나고 겜돌이는 이제 젊지않은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처음으로 마스터를 달성합니다.

며칠 뒤 단 두게임만에 다이아로 강등당했지만, 후련하였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거든요.

오랜 시간 재미있게 했고, 35살에 원딜로 잠깐이라도 마스터를 달성한게 스스로 대견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뭐라 안하는데 혼자 자뻑에 빠져서 박수칠 때 떠난다고 롤을 접었습니다.

아니 원래는 게임 자체를 접을 생각이었기에 헬스장을 등록하고 업무 관련 자격문제집을 샀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친구가 꼬시자마자 로아를 시작합니다.

겜돌이는 22년 12월 23일부터 늙은 모코코가 되었습니다.

10년만에 다시 접한 RPG, 로스트아크는 정말 컬처쇼크였습니다.

다들 이미 잊고 있겠지만 전 모라이 유적 던전의 그 스케일과 섬세함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루테란 성 수복전, 광기의 축제 스토리에 다시 한번 로스트아크의 매력에 빠졌었고..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똑같이 여러 컨탠츠에 재미들려서 여기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늙은 모코코는 이제 게임 생활에 끝을 맞이하려 합니다.

로아가 싫어진건 아니지만 이제는 정말 늙어서 몸과 집중력이 예전같지않음을 느낄때마다 우울증이 옵니다(...)

그리고 더이상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부모나 형제가 옆에 없어서 잠깐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려고합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그냥 조용히 게임을 삭제하는게 아니라 도전중인게 있습니다.



요즘 틈틈히 트라이하고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재미있네요.

카멘...!! 어쩌면 내 마지막 적수로서 부족함이 없다..!! (상어에 박살이 나며)

혹시 아브서버 기상술사가 뒤지고 죄송함다 채팅치면 너그럽게 용서 좀 부탁드림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로아 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