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메이플, 약칭 히오메. 블랙헤븐에 이은 메이플스토리의 두 번째 블록버스터이다.
 블랙헤븐도 호불호가 심한 컨텐츠이기는 하지만, 히오메는 블랙헤븐과 비교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더 많은 컨텐츠이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는 히오메가 어떠한 면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1. 초월석 원정에 대한 설득력 부족 - act 1과 연결되지 않는 스토리 진행.


 히오메 act 1은 블록버스터의 첫 단추로써는 나쁘지 않은 챕터였다. 
물론, 데미안 관련 스토리에서 데몬이 아닌 영웅을 주연으로 삼기 위한 챕터로써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히오메는 흥행을 위해 접점이 없었던 영웅들과 데미안을 억지로 엮은 스토리이다. 따라서 act 1에서는 어째서 영웅들이 데미안과 맞서싸워야 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해줄 필요가 있었다. 아프리엔의 죽음이라는 소재는 이러한 당위성 제공에 썩 훌륭한 소재였다.

 act 1은 사실상 데미안의 독무대였다. 영웅 3명을 압도할 수 있는 강함, 긍지높은 아프리엔을 전리품으로 취급하며 보여준 악역으로서의 면모, 고의로 영웅의 집결을 유도하는 지능적인 모습까지, 데미안은 완벽한 데뷔전을 치렀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듯한 데미안의 모습과, 데미안을 막기위해 초월석이 필요하다는 프리드의 말은 에반으로 하여금 모든 영웅들을 모으기로 결심하게끔 만들고,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에반의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기껏 act 1에서 내세운 명분은 act 1.5에서 철저히 부정한다. 

 데미안을 무찌르기위해 영웅들을 찾아간다던 에반은, 갑자기 프리드의 유산인 초월석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영웅들과의 대화에서 데미안과 그가 이끄는 마족군단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언급되지 않는다. 데미안을 막기위해서는 초월석이 필요하다는 프리드의 언급조차 말이다.



 데미안에 대한 이야기 없이, 단지 프리드의 후계자라는 이유로 동료가 되어줄 것을 요청하는 에반의 빈약한 논리는, 영웅들에게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영웅들은 당연히 거절하고 에반은 온갖 감언이설을 내뱉은 끝에 소집장소만을 말해주고 떠나버린다.






2. 무계획적인 영웅들의 행보 - 대전략의 부재.


 act 2에서는 초월석을 찾기위한 영웅들의 집합과 이를 방해하는 데미안의 마족군단을 보여주고, act 3에서는 초월자조차 제압할 수 있는 초월석의 강력함과 이를 탈취하는 데미안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영웅들은 전혀 영웅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데미안은 단신으로 에레브를 초토화 시키고 신수를 죽일정도로 강하다. 영웅들이 없는 연합따위는 가볍게 쓸어버릴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수백 년 전 피난민들을 구하느라 검은마법사 측의 행보를 막지 못했던 영웅들이, 이번에는 민간인들의 안전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이다.
 
 막상 모인 영웅끼리 협동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팬텀은 루미너스가 한 말실수가지고 발광하면서 느반쪽검마를 시전한 끝에 치고박고 싸우다가 초월석까지 빼앗긴다.



 백번 양보해서 데미안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라고 행복회로를 돌려봐도, 데미안이 프렌즈월드에 나타날 경우를 1%조차 고려하지 않는 메르세데스의 모습은 영웅들이 아무런 계획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데미안의 목적에 대해서도 알아볼 생각은 없었다.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데미안 스스로가 자신의 목적에 대해서 떠벌리겠는가.






3. 형편없는 주제의식 - 에반의 내로남불.




 히오메는 일종의 에반의 성장 스토리이다. 농부의 아들 에반이 영웅 에반이 되는 이야기라는 말이다.

 어린 에반은 자신의 분수를 인지하고, 농부라는 분수에 맞게 살라는 아버지의 말을 거부하며 모험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하지만 막상 드래곤마스터, 영웅 프리드의 후계자라는 칭호가 주어지자 에반은 이러한 칭호가 자신의 분수에 맞는지 계속 고민하게 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는 루미너스의 말을 듣고서야 에반은 스스로를 믿게되고, 아브락사스는 이러한 에반의 성장에 답하듯 반응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자신을 믿고 영웅에 걸맞게 성장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막상 프리드의 사념체는 자신을 의심했다는 에반의 말에, 에반이 드래곤마스터가 될 운명이었다고 대답한다. 
 처음부터 주어진 에반의 분수는 농부가 아니라 드래곤마스터였을 뿐이었다는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분수를 넘어서기 위해 고민하고 성장한 에반이, 데미안에게는 분수에 맞지 않는 힘을 취해 자멸할 것이라고 말한다.

희대의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나약하게 태어났지만 나약하게 죽지않을 것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려는 데미안이, 원래 드래곤마스터가 될 운명을 가진 에반에게 패배한다.

히오메가 가진 주제는 결국 

에반은 분수에 맞게 드래곤마스터가 되었지만, 데미안 분수에 맞지 않는 초월자의 힘을 얻고 파멸했다.

분수에 맞게 살아라 이다.

이를 보고 에반이 주인공이고, 데미안이 악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히오메는 주제의식부터가 글러먹었던 것이다.







요약:

에반의 초월석 원정은 당위성이 있기는 한데 설득력이 부족했다.
영웅들은 무계획적이었고, 영웅다운 노련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가 하면 영웅, 네가 하면 군단장이라는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론: 히오메 주인공은 데미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