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12주년을 맞게 되는 빅뱅 업데이트


업데이트를 통해 에델슈타인이란 마을과 레지스탕스, 그리고 그동안 검은 마법사 서사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악의 조직 "블랙윙"의 본거지가 등장했는데요.


이때 등장한 블랙윙의 주요 인물 중 하나로는 비서관 "르티에"가 있습니다.


메이플스토리에는 특이한 성격의 캐릭터가 많이 있지만 르티에는 당시 추가된 NPC들 중에서도 재밌는 면모가 많은 여자였습니다. 거대한 악의 조직의 비서라는 높은 자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입담이 상당히 재밌고 예뻐서 나름 인기가 많았는데요.


"정말 싫지만"

남탓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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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업데이트 초기에 묘사된 르티에의 캐릭터는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로켓단처럼, 플레이어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 캐릭터"였습니다.
르티에 뿐만 아니라 프란시스, 바로크, 엘레오노르 등 다른 블랙윙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였죠.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 묘사 덕분인지,
그 시절의 여러 메이플스토리 미디어 믹스 중 '르티에가 등장하는' 작품을 보시면 선역 측 캐릭터들과 별 문제없이 호의적으로 지내는 착한 캐릭터로 나왔습니다.

코믹 메이플스토리 한자도둑에서는 그냥 평범하게 착한 캐릭터로 등장하고,
라이징 스타 웹툰에선 레지스탕스가 직접 르티에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에르다가 된 벨비티가 이 장면을 봤다면 피눈물을 흘렸을 듯.




하지만 르티에의 진짜 성격은 메르세데스의 업데이트와 함께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메르세데스는 변신술사에게 납치된 엘프 소년 뮤네를 구출하기 위해 레벤 광산으로 처들어갔는데요.
순순히 메르세데스를 뮤네한테 안내하나 싶었지만...


메르세데스가 구출한 건 뮤네가 아닌 깜찍이, 에델슈타인의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르티에는 이에 대해 아이를 납치한 게 재밌다는 듯한 섬뜩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더 놀라운 건 이 여자, 메르세데스를 가지고 놀며 굉장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단 겁니다.
약해졌다곤 하나, 상대는 검은 마법사를 봉인한 영웅에다 블랙윙 간부 여럿을 이긴 강자인데 아무런 빽도 없이, 보란 듯이 악행을 자행하고 있었단 거죠.


르티에의 이런 무서운 면모는 의외로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설정이 잡혀있었는데요. 위 대사들은 팬텀이 블랙윙에 잠입해서 르티에에게 정보를 캐낼 때, 그녀가 팬텀에게 어떤 퀘스트를 줬을 때 읽을 수 있는 스크립트입니다.

각각 "거절하기"와 "퀘스트 수행 중 대화"인데요. 난 네 정체와 목적을 알고 있다, 는 것을 암시하는 대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르티에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프란시스의 방 청소 퀘스트를 거절했을 때의 대사입니다.
마을과 내통하느라 바쁘시다거나 한 건 아니죠?


르티에는 퀘스트를 받는 플레이어가 블랙윙 모자를 쓴 침입자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본인 잡일을 맡기기 위해 모른 척 하고 있었을 뿐이죠.


퀘스트를 받는 시점이 플레이어 캐릭터의 레벨이 고작 80대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오싹한 설정입니다. 레벤 광산에는 80레벨의 캐릭터 따위는 간단히 해치울 수 있는 블랙윙의 병력이 산재해 있고, 르티에는 마음만 먹으면 그들을 동원해 플레이어를 죽일 수 있었으니까요.


팬텀 스토리에서 감시자 스테판이 한 르티에의 평가입니다.

언뜻 보기엔 가벼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생체실험과 마을 착취를 감행하는 블랙윙다운 잔인하고 사악한 성격이 감춰져 있는...

메이플에서 보기 드문 싸이코패스같은 성격인 르티에.
그런 만큼 이 특이한 캐릭터성이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블랙윙과 담판을 짓는 블랙헤븐에선 전혀 언급이 안 되는 게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르티에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메르세데스 스토리에선 오르카의 첫등장에 그 인상이 다소 묻힌 감이 있었는데요.

저는 오르카 따위보단 메르세데스를 가지고 논 르티에가 훨씬 매력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솔직히 오르카가 한 일이라곤 입만 털다 쪽도 못 쓰고 털린 것 뿐이잖아요? 무능한 년... 겔리메르한테 통수맞을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
솔직히 겔리메르가 아니라 바반한테 반역당해 컷 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에요, 오르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