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에는 싸가지가 없는 NPC가 굉장히 많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커뮤니티를 뒤져보면, 유독 메이플스토리가 타 게임에 비해 퀘스트 주는 NPC들 까는 분위기가 강한 편인데요.

이건 장로 스탄의 김박사 퀘스트처럼 해결 조건이 극악해서인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메이플에 성격이 개차반인 NPC들이 많은 이유도 있습니다.


옆에 있는 여자가 헬라라고 한마디만 해주면 될 것을 플레이어 엿먹이려고 아득바득 모르는 척 하질 않나,


평소 성격이 착하고 존댓말을 쓴데도 방심할 순 없습니다. 거절하기 누르는 즉시 꼽이란 꼽은 다 주니까요.



그리고 이 캐릭터, 마왕 발록 목 따려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만지의 제자 무영.
얘 도트를 딱 봤을 때 성격이 어떨 것 같나요? 반쯤 감은 눈매와 아래로 내려간 눈썹, 한손으로 어깨에 들춰맨 검... 건들건들한 성격일 것 같죠? 도트상으로 가장 비슷한 분위기의 NPC가 무릉도장의 소공입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수행하면 이 무영이란 캐릭터가 굉장히 예의가 바른 아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왕 발록의 봉인처로 접근한 자라면 수상한 놈일 수도 있는데, 경계심 없이 반가움+존댓말로 환영(?)해주네요.

그리고 무영을 대하는 플레이어의 말투에 주목해 보면, 마치 미아가 된 어린아이 우쭈쭈 해주듯 다정하게 대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나이가 꽤 어린 편인가 보네요.


만지의 전언을 전해주자 걱정을 끼치게 해서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런 잡일을 수행해준 플레이어에게, 힘들게 여기까지 오게 해서 죄송하다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줍니다.

오는 길이 좀 힘들긴 하죠.
퀘스트 거절하기같은 걸 누르면 조심스레 부탁도 하고

페리온의 만지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할 때 "염치없지만"이란 수식어를 사용,

그리고 플레이어가 다시 돌아오면 또 이 험난한 길을 건너오게 한 것에 대해, 이번엔 사과가 아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지금은 페리온-신전까지 간편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게 패치되었지만 예전엔 직접 발로 이동해야 했죠. 말뿐인 사과와 감사가 그닥 도움은 안 되지만 최소한 수고를 했다는 기분은 들게 해줍니다. 5000메소밖에 안 주는 김박사랑 장로 스탄 그 XXX들보다야 훨씬 낫죠.

여하튼, 보시다시피 무영은 굉장히 예의 바르고 친절한 성격으로 설정된 NPC입니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온갖 꼽을 주는 만지 밑에서 어떻게 이런 애가 나온 건지 모르겠는데요..



개편된 듀얼블레이드 스토리에서의 무영입니다...
반말.... 그리고 가벼운 말투, 진짜 소공하고 비슷한 성격이 되버렸네요.

블랙윙의 수하들이 창고를 습격했다는 말을 전해주자 훔쳐갈 게 뭐 있나 능청을 떠는 무책임한 모습까지 보입니다. 발록 퀘스트에선 책임감 때문에 신전에 계속 남아있겠다고 한 애가!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듀얼블레이드의 스토리는 검은 마법사 서사와 엮이며 한 차례 개편을 거쳤습니다. 본래 마왕 발록의 원정에서 다크로드, 트리스탄, 만지가 사건에 얽히며 누구도 원치 않는 갈등과 대립이 생긴 게 원조 스토리였는데, 개편으로 스우가 듀블 서사에 끼어들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스토리 퀄리티가 개판이 되었습니다. 무영의 캐붕은 그 산물 중 하나고요.

요약하자면 이게 다 스우 때문에 벌어진 사단인데요.
스우는 오르카의 쌍둥이 오빠니까, 오르카 잘못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다 오르카 때문입니다.


무영은 스토리 개편으로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형도 잃고, 스승도 만지에서 트리스탄으로 바뀌었고, 예의까지 잃었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NPC인데, 이런 잦은 설정변경과 본래의 예의 바른 성격이 바뀐 게 몹시 아쉽습니다. 데스티니 스토리에서 좀 바꿀 줄 알았는데 튜토리얼만 좀 만지고 아예 안 건드렸더군요. 몹시 아쉽습니다.


살짝 여담이지만 사실 등장 초기에도 말투가 좀 왔다갔다 했습니다. 다른 퀘스트 및 원정대 진행 중 메세지에선 존댓말을 쓰는데 원정대 만들 땐 갑자기 말이 짧아집니다.. 그래도 듀블처럼 껄렁한 태도는 아닌데요, "무영이 친한 사람들한테 반말을 쓰면" 느낌입니다. 
텍스트 쓰는 중에 실수가 있던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