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2성템 처음 출시됐을때
사실상 전설아니냐 우려하는 글을 썼었음.

근데 뭐 그때도 징징거리지말란 식으로 댓글들이 달렸지만
현상황을 곰곰히 지켜보면 근본적으로 그 문제가 엮여있음.

1. 2성 던젼을 제외한 아이템 획득이 무의미해졌다.
이게 가장 큰 문제임.
유저들이 빠지는 이유가 던젼의 난이도가 어려워서?
장담컨데 그게 근본적인 이유가 아님.
유저들마다 플레이 성향이 다른데,
어떤 유저는 그냥 루센트로 장비 구매하고 pvp만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유저는 그냥 필드닥사, 길드 레이드 정도만 해서 템맞추고 싶을 수도 있다.
근데 지금 상황은 영웅 2성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위의 경로로 획득하는 아이템을 무가치하게 만들어버렸다.
결국 플레이 방향성을 인던 하나로 귀결되게 만들어 버림.

2. 게임이 고여간다.
결국 인던 공략에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유저들만 남기 시작하고
도태되는 유저들이 발생,
유저들이 체감될 만큼 파티가 구해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1성과 2성간에 특성작조차 공유가 안되는지라
현재 2성던젼 공략이 가능한 유저의 경우 굳이 아까운 포인트 써가면서
1성던젼을 돌 이유가 없고,
1성던젼 템부터 맞춰서 2성던젼갈 세팅을 해야하는 유저들은
파티구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그 와중에 2성던젼 컷당하거나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게임을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

3. 2성 미만 아이템 시세의 폭락
아이템의 시세는 계속 내려갈수밖에 없는 구조이긴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드던젼이던 인던이던 돌아가면서
조금씩 벌리던 루센트가 이젠 거의 벌리지 않는 상황까지와버렸다.
1성 영웅템도 결국 거쳐가는 템일 뿐인지라 유저들이 쉽사리 구매하지 않는다.
특히 방어구에서 그 문제가 도드라지는데,
무기나 악세의 경우 2성 인던 도전을 위해
최소한의 딜능력을 위해서라도 맞춰야하지만(ex: 치명, 강타적중, 스피증 등),
방어구는 기믹수행만 똑바로하면 맞을일이 거의 없는데다,
최대생명력 정도를 제외하면 특성작을 전혀 하지 않고도 클리어가 가능하거든.
아이템이 싸지면 더 쉽게 맞추는거 아니냐?
글쎄.. 모든 장비를 다 과금으로 맞춘다면 그럴지 모르나,
배틀패스나 코스튬정도에만 투자하고 게임내에서 얻은 아이템을 판매함으로써
장비를 맞추던 소과금 유저들은 루센트를 벌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그나마 팔리는 특정 아이템을 제외하곤 다 안팔리니까.
그리고 어차피 2성 던젼 가기위해 거쳐가는 템으로 맞춰야되는걸
현금주고 맞추라는 것도 썩 유쾌한 유저경험은 아닐 것이다.
이건 결국 TL에 입문하려면 얼마이상 돈을 써야된다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4. 결국 컨텐츠 부족현상으로 유저불만이 폭증하는 건 시간문제
지난주 100일 기념 이벤트의 시작과 함께 차원증표를 4500까지 풀로 충전해줬고,
주말마다 추가로 900씩 지급해주고 있으며,
소모 증표도 450 -> 300으로 한시적 할인 상태이다.
아직까지는 던젼 공략에 많은 시간을 써야되고 (숙련도 이슈)
그동안 모아둔 포인트가 많으니
해당 신규 던젼을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선 큰 불만이 없을수있다.
하지만 매주 새로운 던젼을 추가해도
결국 유저들은 하루 900포인트 이상 사용할수 없는 구조이며,
이는 던젼의 가짓수와 무관하게 2성던젼기준 하루 던젼 2바퀴 이후엔
할 컨텐츠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pvp컨텐츠? 이제 2성아이템의 등장과 함께 템세팅하기 바쁜데
1성영웅템으로 pvp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뜩이나 보상도 부실한데 필드보스 차원석조차도 의미가 없어졌다.
길드레이드 당연히 똑같은 이유이니 넘어가고,
인던을 제외한 pve컨텐츠?
기계적으로 하고는 있으나 이미 1성 영웅템은 2성 등장 이전시절
희귀템이나 별반 다를바 없는 위상으로 추락해버렸다.
오히려 희귀템은 싸기라도 해서 특작하는데 축복쌓는다고 던지기라도 했지...
가격대도 애매해서 이건뭐 애물단지가 따로없다.
결국 인던 포인트 다 소모하고나면 게임 내 다른 컨텐츠를 해야될
플레이 동력을 급속하게 잃어버린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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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의 개발 리소스는 분명 한정적이다.
지금도 매주 새로운 던젼 내놓는거 QA하고 미비점 보완하느라 정신없겠지.
그이후엔 분쟁 제전 진영화가 예정되어 있고, 전장 컨텐츠 등 유저들에게 예고한 로드맵 수행하기도 벅찰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엔씨의 이번 영웅 2성 아이템 설계는 패착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내놓은 컨텐츠들을 유저들이 더이상 플레이해야될 이유를 못느끼게 함으로써 컨텐츠 대다수를 버려버리는 패치를 한 것이다.
새로운 던젼 자체는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협력스킬 또한 활용하기에 따라서 플레이에 재미를 더해줄 요소라고 생각한다.
전능스킬 양피지의 획득처를 늘린점 또한 만족한다.
다만 앞서나가는 유저들이 더이상 뒤돌아볼 필요를 못느끼게 한 패치에 대해선 큰 아쉬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