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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신수의 날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검열삭제]의 체인지에서 신수의 싹이 나올것이라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페디미안에 모여 시위를 벌이던 수많은 ■■■들은 그 자리에서 신수에게 생명력을 빨려 사망했고 세계는 다시 한번 멸망했다. 집회를 하던 ■■■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았고 [검열삭제] 또한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었겠지만, 모든 비난의 화살은 ■■■들에게 돌아갔다. 이제 그들은 더이상 ■■■으로 불리지 못한다. 이제 그들을 부를때 사람들은...)

-피주머니 팝니다! 신선한 피주머니!!

....

(시장 곳곳에선 가죽부대를 매달아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힐만 가능한 것, 부활과 여타 다른 기능이 있는것 등등 많은 피주머니들이 늘어서 있었다. 난 그중 한 가게에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피주머니 보러 오셨나요?

(장사꾼은 자신이 잡아온 피주머니들을 자랑했다. 델무어 외성에 숨어있던 녀석들을 오늘 아침에 잡아왔다며 말하곤 옆에 매달려있는 가죽 부대를 툭 건드렸다. 가죽 부대에서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것 같았다. 난 부활이 가능한 주머니가 있는지 물었다.)

-그럼요! 이리 오시죠

(난 장사꾼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장사꾼이 파란색 가죽부대로 다가갔을때, 상점의 구석에서 파열음이 크게 울렸다. 장사꾼은 혀를 한번 차더니 안쪽으로 들어가 고함을 쳤다.)

-가만히 있어 이 쓰레기야!!

-...아 방금 그것 말인가요? 말도 마세요. 며칠 전에 잡은 놈인데 얼마나 사납던지. 사냥꾼 여럿이 크게 다치고 겨우 잡았습죠.

-아? 보고싶으시다고요? 흐음... 뭐 괜찮겄지. 따라오시죠

(상점의 가장 구석진 곳에는 강철로 된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상자의 곳곳은 내부에서부터 가해진 힘에 못이겨 튀어나오고 휘어져 있었다. 상자에는 작은 틈도 있었다. 그 틈으로 음식을 넣어주는듯 보였다.)

-이 녀석의 주먹이 얼마나 빠르던지. 그나마 사냥꾼 몇명을 상대하고는 스테미나가 떨어졌는지 아무것도 못해서 겨우 잡았습니다.

-...예? 이 놈으로 하시겠다고요? 이놈은 피주머니라기엔 힐도 딸리는 놈입니다.

-아 물론 부활은 있지만... 흐음... 정 그러시다면. 전 다치시거나 해도 모릅니다.

(난 밖에 세워둔 포쿠부의 등에 상자를 실었다.)

...

(자카리엘 왕릉은 여전히 을씨년 스러웠다. 난 포쿠부를 한번 쓰다듬고 상자를 내려놓았다. 상자속의 ■■■은 이곳에 올때까지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다.)

...

(난 상자의 틈으로 스테미나 알약 20개를 넣었다.)

-...뭘 하는게요

(상자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군. 당신이 그였어. 여기저기 흩어진 형제자매들에게 들었소. 우리들을 풀어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말이요.

(상자가 순식간에 부숴졌고, 난 그의 눈동자를 보았다. 고고하고 긍지 넘치는 그 눈동자를.)

-이런일을 하는 이유가 뭐요.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면 당신은 오르샤 광장에서 참수를 당할게요.

-...그랬구려. 과거의 인연이 이곳에서 계속 되는가. 그녀와 만나게 되길 빌겠소. ...아니, 반드시 만날게요. 당신에게선 여신의 자비가 느껴지니...

(그는 자카리엘 왕릉으로 걸음을 옮겼다. 왕릉 입구에는 고개를 내밀고 쭈뼛쭈뼛 우리를 바라보는 ■■■들이 있었다. 내가 자유를 준 그들이었다. 난 포쿠부에 올라타 오르샤로 향했다.)

(난 목에 매단 콜리플라이의 날개조각을 만지작 거렸다. 날개조각은 자신의 다른 조각을 만나게 되길 바라고 있는듯 했다.)

-어느........의 수기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