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퇴갤의 시작

 

 당시 고3의 나이였다. 한국형 MMORPG의 노가다가 장땡이던시절, 지금의 페이커 인기만큼 임요한 박정석 홍진호가 청소년들의 입에 오르내리던시절....수능3일전 '어차피 지금공부하는건 머리에안들어옴. 렙업하는게 더 이득' 자기합리화하며 나를포함한 3명은 피시방으로 달려갔다.

 피시방 모니터의 절반이상이 설치화면을 띄우고있었고 다크포탈이 보이는 로그인창을 보며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와우가 출시 되었다.

 

남자셋은 레어닉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렇게 3명이 전부 만족하는 서버에 정착했다(지금은 없어졌다).

당시 호드는 '블러드엘프'가 없었기에 겜덕들은 인간여캐에 주목했고 나또한 그러하였다.

 

<출처 : 이말년만화>

 

 우리들은 캐릭생성부터 역활분배를 했다.

첫째, 탱커/딜러/힐러 조합

둘째, 무기를 담당할 대장, 물약을 담당할 연금, 가방을 담당할 재봉

이때 맺은 쌍무적계약관계는 리치왕때 기공으로 잠시 갈아탄거 이외에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있다.

 

 인간2명, 나이트엘프1명(얘도 당연여캐) 인 우리들은 '렙업같이하자'라며 다르나서스에 있는 나이트엘프를 당시 얼라쪼렙들의 성지인 '골드샤이어'에 오라고 부탁했고 나이트엘프인 그는 엄청난 모내기를 극복하며 약간의 렙업을한채 저습지까진 왔으나 '무덤부활하면 금방올수있음'라는 이론을 실행하다 저습지의 수많은악어에게 1초순삭을 경험하고 결국 스톰윈드바다를 2시간에 걸쳐 수영하여 오게된다. 그는 힘든여정을 끝내고 골드샤이어에 도착하게되고 기쁨도잠시.....

미성년자인관계로 EE시에 강제 귀가하고야 만다.

 

 

 

2. 단검의 저주

 

 피시방에서 VVIP를 대접을 받던 우리는 붉은십자군수도원에 주목하였다. 그곳은 좋은 렙업장소였으며 꿀템들의 보고여다. 전사인친구는 헤로드 셋트(어깨/머리/양손무기) 사제인나는 화이트메인셋트(모자,목걸이) 도적인친구는 단검(어떤템인지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일반몹이 주는거)를 우린 원했다.

 각자 원하는템을 다 먹을때 까지 여기서 나가지말자 라며 도원결의하는 유비관우장비 마냥 컵라면먹던 젓가락을 모으며 우린 맹세했다.

 

 몹이 주황색일때부터 3인으로 돌기시작했던 십자군이 노란색이 되고 녹색이 되었지만 망할 단검이 나오지않았다. '내일은 나올꺼야 ㅎㅎ' 라면서 위로하는것이 어느덧 잔몹레벨이 회색이 되었을때 인생처음으로 '될놈될 안놈안'을 깨달으며 눈감고도 돌던 인던을 떠나게된다. 단검의 저주를 끊지못한채........

 

 60렙(당시만렙)을 달성하고 십자군이후 다시 주목한 인던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상층이었다. 파격적인 구성인 15인으로 갈수있는 인던이었는데 화산의심장부 레이드를 가기전에 반드시 파밍완료를 해야하는 인던이었다.

 

<사제의 위엄과 뜨거운감자 필비>

 

 

 힐러중에는 사제가 甲of甲, 원톱의 시대여서 파티가기는 수월했으나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였다. 잊고있었던 단검의저주때문이었다. 당시 와우게시판 지분의 3할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의템.  '필살의비수'

이 요망한것이 사람을 홀려 수많은 도적들을 울렸으며 '도적템이다. 드루한테도좋다'라며 진흙탕싸움을 하게한 이 문제의 단검을 먹여주기위해 인던졸업을 한지 오래였지만 따라주기를 몇달..... 취업못하는 친구를 위해 공대를 만들게 되었다....

 

 

 

3. 지휘크리! 질풍크리!

 

오리지널에는 로또급데미지를 선사하는 스킬이 있었다. 호드에는 질풍! 얼라에는 지휘!(당시 주술사는 호드만, 성기사는 얼라만 되었기때문) 질풍크리 지휘크리가 터지는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수많은 주술사, 성기사들이 양성되기에 이르고 블리자드는 초강력너프를 시키면서 없어졌지만 소개하고자한다.

 

 질풍크리는 지금의 고술이 쓰는 '질풍'인데 당시 스킬툴팁이 '일정확율로 2회의 추가공격이 나갑니다'라는식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된것이 추가2타중에 또 추가2타가 터진다는것. 

설퍼라스를든 주술사가 양손무기질풍크리를 먹이면서 1초순삭하는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당시 판금딜러들과 주술사들간의 입찰경쟁이 어마어마했다.

 

 지휘크리는 지금의 성기사들이 켜는 문장이었는데 이게 평소에는 시체벗겨서 얻는 돈만큼 작으나 크리티컬이 터지면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자랑하는것이다. 와우게시판에 지휘크리 데미지 스샷이 올라오면서 자랑을 하는것이 유행이었고 이로인해 수많은 성기사들이 양성된다. 나또한 지휘크리를 맛보고자 성기사를 키웠으나 지휘크리를 맛보기도전에 패치노트가 발표되고 성기사를 창고로 쓰게되었다.

 

 

 

4. 지금은 이해못하는 레이드 풍경

 

 올드비들이 흔한 오리부심을 부리는 부분은 아마 레이드 부분일것이다. 당시 레이드인원은 40명이었으며 8탱/8힐/24딜이라는 어마어마한 인원이 레이드를 다녔다. 당시에는 막공보다는 고정공대가 대부분이었는데 당시 실력의 척도가있었다. 우리서버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자신이 '몇파티'이냐는것이다. 실력이 좋은, 잘하는(당시에는 딜미터기가 없어 딜량은 판단하기 힘듬) 인원을 앞쪽파티에 배치하는것이다. 1~2파티는 메인을 7~8파티는 잔몹담당을 맡겼다. 그래서 그날 공장이 전날보다 하위파티에 배치됐을때 속이 많이 상한 기억이난다.

 

 오리지널당시 얼라이언스 유저만 아는 부분인 성기사의 '축'이 있다. 이게 욕나오게 만드는것이 버프 유지시간이 5분이다. 각자 맡은축을 성기사들이 1파티~8파티까지 돌리는데 8파티 까지 다돌리는순간 다시 1파티버프를 걸어야되는 웃지못할 상황. 사제마마들이 '힐은 내가할터이니 축이나 돌리거라'라며 비아냥 됐으며 축시간이 패치되기전까진 신기들이 힐정체성을 느끼게 되었다.

 

 수많은 올드비들이 최악의보스라고 투표했던 네임드는 밸라스트라즈 라는 용X히 가 있었다. 수많은 공대를 해체시키는 극악무도한 네임드였는데 이게 꼴랑 2넴이었다. 엄청난 딜량을 요구했는데 화산심장부를 클리어한 의기양양한 공대들이 이 네임드에서 수없이 좌절했으며 아마 그당시에 딜미터기가 있었다면.....묻어간 힐러로써 애도를 표한다.

 

 당시는 마이크진행이 없었다. 진행을 전부 타이밍에 맞게 '타자'로 진행했다. 당시 공대장의 진행력(?)이 '타자속도'도 포함되었을 정도다. 브리핑이나 진행도 전부 타이핑 해야되었기에 그러하였는데 이중 전사친구는 타자속도가 상당히 느린편이다. 지금도 귓말이 오고가는게 답답할 정도인데 당시 레이드 공장을 하였는데 공대원들이 타자속도 정말 빠르다고 칭찬을 했다는거다. 믿을수 없던 나는 물었고 당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매크로기능'을 이용해 모든 브리핑과 진행멘트를 다 저장해두고 상황에 맞게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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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고보니 올드부심이 철철 느껴지는거는 기분탓이겠죠? 저 또한 와저씨가 되고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 오리지널이네요. 이번 드군컨셉이 오리지날로의 회귀 이다보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드군 기다리며 잉여한시간동안 추억팔이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