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스샷이 꽤 많네요. 10년동안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찍었군요.

레이드 첫 킬이나, 중간 확팩때의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들 하실 것 같아서
저는 제 스샷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을 꺼내볼까 합니다.

듀로탄 호드에서 2005년 1월 3일에 있었던 다르나서스 원정입니다. 아마 서버 최초의 수장팟이 아니었나 싶네요.
날짜가 한참 오픈베타 중일때군요. 저도 40렙밖에 안 되던 시절인데,
원인이 뭐였는지는 가물가물합니다. 얼라가 언더시티 아니면 썬더블러프를 왔던 것 같은데
아시다시피 두 곳 모두 천혜의 수비 요새입니다. 썬더야 엘리베이터에서 막아버리면 되구요.
그러다가 역공 이야기가 나왔죠. 아마도 general 채널이었을 겁니다.
저 채널은 클베때 전역 대화를 위해서 만들어진건데, 당시엔 유일한 전체 채널로서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래서 공대가 모였고, 조람가르에 집결했습니다.
40렙이면 만렙 싸움에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일단 적중이 안되잖아요.
근데 저때는 만렙은 아직 드물고, 대부분이 50후반 레벨이었을 거에요.


얼라에게 들키지 않겠다고, 어둠의 해안 바다를 통해서 달려갔습니다.
선착장에서 다르나서스행 배를 기다리면서 낚시. 저 달은 지금봐도 예쁘네요.


루테란 마을을 쉽게 제압하고 다르나서스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티란데를 때리는데...


스타폴에 전멸합니다.
얼라가 수비하러 몇 명 오지도 못했어요. 지금도 외진 곳인데 그 때라고 어련하겠습니까.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기억합니다. 만렙 공격대도 아니었으니까요.
몇 번 더 시도하다가 무덤부활하고 기념사진 찍고 헤어졌습니다.

쓰면서 느꼈지만, 의외로 아직까지 이 정도나 기억하고 있네요.
이 날은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이 날이 기억에 남던건
처음으로 붉은색으로 지명 이름이 뜨는 곳(얼라이언스 지역)에 잠입했던 긴장감과
워3에서 보던 네임드를 적으로 대면하고 때려봤다는 체험, 호드의 단합력, 이런게 아니었을까요.




저 때의 갓 40렙이 되어 지옥마를 타던 흑마는 2009년에는 유령호랑이를 타게 됩니다.
이 스샷을 바탕화면으로 한동안 썼던 기억이 나네요.
아쉽게도 이걸 포함해, 블로그에 올려둔 2009년 스샷들만 저해상도로 남아있고 다 사라졌습니다.
그 이전도 이후도 있는데 딱 그때만 없어졌네요. 왜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