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레게나 쐐게에 남녀떡밥 도는거 같애서 써보는
내가 대격변때부터 10년 넘게 여자로 와우하면서 겪은 일들

워낙 오래된 일들이고 그냥 가볍게 푸는 썰이라서
스샷없으면 안믿는다 하시는 분들은 그냥 좋을대로 생각하시고 넘어가시면 됨
참고로 저는 올해 97년생이고 내가 첨 와우를 시작했을땐
만 15살 중학생이었음...

~대격변~
1. 어렸을때 이 게임하면서 여자라고 밝히면 젤 많이 들었던 말이
'오빠라고 불러봐' 인듯
당시 이게임 처음이고 뉴비라서 모르는거도 진짜 많고 물어볼게 많았는데 도움 요청할때마다 그놈의 오빠 소리는 빠진적이 없는듯
나이 많은 분 부터 20살 안넘은 사람까지 한결같이 오빠라고 부르라고 시키는거 짜증나서 나이 속이거나 분위기 봐서 존대로 통일하거나 반말로 통일함
2.
그당시에 투기장에 관심이 좀 있어서 주로 즐기던 컨텐츠가 pvp였음
길드에 투기장을 좀 잘하는 죽기님이 있었고 그분이 점먹같은거 많이 도와주고 그랬는데(참고로 저랑만 투기장 해준거 아니고 우리 길드 사람들 다 그분한테 투기장 점먹 도와달라고 했음) 그 분이 끈질기게 대쉬해서 사귀었나 아무튼 나 사는곳까지 온대서 한번 만나게 됨
만나자마자 주머니에서 포도 알사탕 꺼내면서 자기는 사탕키스를 해보는게 소원이었다고 나한테 사탕키스 하자고 함
그 후로 공원에서 산책하다가 진짜 뜬금없이 손으로 ㄷㄸ을 해달라고 부탁함 ㅋㅋ
그후로 연락 씹고 안만나고 그 분은 군대가서 와우 접음
3.
군대 가기전에 한번만 ㅅㅅ 해달라고 부탁하던놈
여자친구면 그정도는 해줄수 있는거라고 끈질기게 요구함
(다시 말하지만 참고로 이때 난 중학생이었음)
근데 결국 나한테 이런 요구 한거 우리 부모님께서 알게되서, 그 남자애 불러다가 혼내고 걔네 부모님한테 따지려고 연락처 알아내서 전화함
우리 부모님이 어린애 꼬셔서 뭐하는거냐고 따지니까
우리 순진한 아들을 걸레같은 니 딸년이 꼬셔서 그런거 아니냐고 쌍욕함
이분은 나한테 사과도 안하고 잠수타다가 군대로 도망감
그리고 몇년 있다가 군단때 저한테 우편에 영약 첨부해가면서 사과 편지 보내셨던데... 바로 반송하고 차단함


~판다리아/드군~
판다땐 초반에 접어서 롤 좀 하다가 드군 말에 복귀함
어디 가서 내 성별과 나이를 밝히지 않으니 놀라울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


~군단~
1.
두 확팩 정도 쉬다싶이 하고, 게임 복귀 하면서 좀 친해진 법사님이 있었음
그당시 법사 게시판에서 좀 네임드였고 군단때 게임도 꽤 열심히 하시던 분임
게임 복귀한지 얼마 안됐을때 도움 많이 주시던 분이고
골팟 가서 템도 몇개 사주심
당시 저는 디자인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화 나누다 보니 그분도 디자인업계에서 일하고계신다 하셔서
만나서 밥 사주면서 선배로써 조언도 해주고 겜 얘기도 하자길래 알겠다고 하고 만남
이런일 저런일 당했었지만 일단 n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 분이 있어서 설마 허튼짓 당하겠어? 생각하고 강남에서 대낮에 만남
만나서 얘기좀 하는데 카페에서 계속 제 볼을 쓰다듬고, 꼬집고. 손 만지고, 머리 쓰다듬고, 귀엽다고 하고 불필요한 스킨십이 너무 많아서 저 이만 들어갈게요.. 하고 자리 피하려고 함
근데 저녁까지 있다가 술을 같이 마시고 딴거도 하잔 뉘앙스로 말하는거임
다시 말하지만 그분은 n년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고 결혼까지도 생각한다 했음
내가 '님 여자친구도 있으시잖아요 왜이러세요...' 그러니까 여자친구 있어도 상관 없다고 함 서로 모르게만 하면 되는 법이라고 ㅎㅎ
황당해서 진짜 도망치듯이 집으로 와서 그분 귓말 그대로 다 씹음
몇번 씹으니까 '내가 종이껌이야?.. 왜자꾸 씹어? ㅠㅠ' 그러며 끈질기게 질척거려서 친삭하고 손절함

2.
힐사제로 게임하다 좀 질려서 이번엔 탱커를 키우게 됨
악탱을 잠깐 해봤는데 생각보다 손에 잘 맞고 재능도 있어서 꾸준히 하며 성적도 잘 내고 나름 서버 안에서 순위권까지 들었음
군단때 어떤 길드에 들어갔었는데, 당시 길드 내에 방송하시는 분도 꽤 계셨음
나보다 언니인 분 방송에 게스트로 초청되서 잠깐 출연한 적 있는데 제목이 무슨 떡볶이 좋아하는 언니와 몇살 여동생...
내 동의없이 성별을 공개적으로 방제로 게시해서 어그로를 끌었단 점이 일단 싫었고...
두번째로는 그 방송 채팅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내 성별가지고 품평하던거? 여자가 탱커를 하냐든가, 여자가 둘이니 꽃밭같다 등등.. 이런 채팅들 보고 어린맘에 좀 충격받았었음
그리고 이분 남자친구도 방송인인데 그분 방송에 출연했다가 똑같은일을 또 당함
유튜브 다시보기인지 방송 제목인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길드 여동생 점수 n점 찍어주기' 이런 방제로 어그로 끌어서 방송함
나한텐 일절 언급도 없이 내 성별 팔아서 본인들 방송 어그로로 사용한거임
너무 불쾌해서 추후에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워주심
3.
길드 정모에서 술자리 모임 나갔었는데 4~5명 정도 만남
만나자마자 어떤 도적님인지 조드님인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나한테 끊임없이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요구함
오빠라고 부르면서 술좀 따라달라고 내가 애교가 너무 없고 딱딱하다고 함
제가 그당시 술을 잘 안하기도 했고, 주량도 잘 몰라서 자리 파할때 쯤엔 좀 취했었음
식당에서 나오면서 비틀거리자 나한테 팔짱 끼면서 'ㅇㅇ이 많이 취했나보다' 하면서 어깨부터 손목까지 계속 주물럭댐
취해서 뿌리칠 힘도 없고 겨우 역까지 와서 집으로 도망감
그 후로 남자들있는 술자리 안나감
4.
탱커로 성적 올리던 당시에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사람도 악탱이었음
근데 지인들 앞에서 남들이 나 칭찬할때마다
제 여친 잘하죠? 제가 '가르쳤'어요 라고 소개할때 화났음
내가 노력하면서 일궈낸거 매일 밤마다 울면서 연습하고 엠디티짜고 팀원 구하느라 쎄빠지게 귓돌리던거 그냥 싹 지워버리는 느낌이었음
물론 그분하곤 몇달 안만나고 헤어짐
5.
당시 서버에서 악탱으로는 그래도 5손가락 안에 들었었는데
글로벌에서 내 목소리만 듣고 여자라고 훈수하는 사람들 진짜 많았음
탱 할때마다 오더를 좀 쎄게하는 버릇이 들었는데, 그렇게 까지 안하면 여자라고 개무시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었음
당시 나랑 레이더 상으로 천점넘게 차이나는 징기한테
'탱커님 여자분이시네 ㅎㅎ 잘 모르는거 있으면 저한테 물어보새요 제가 알려드림 ^^ 여기 앞에 쫄공략 아세요?' 라고 훈수 들은건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음
그래서 빡쳐서 님 저보다 이 게임 잘하세요? 하니까 아가리함

~마무리~
군단 후로는 좋은 남자친구 만나서 4년째 연애중인데
남친 있다고 사전에 밝히고 다니니까 험한일 안당하고 해피 와우중임
아 물론 남친 있는거 뻔히 알면서 고백하는 ㅁㅊ놈도 있었는데 바로 남친한테 연락해서 삼자대면 시켜줌
그 후론 저한테 연락 안하고 뒤에서 씹고다니시더라구요
이 후로도 짜잘한 일들은 많았는데 제가 나이들어서 적당히 쳐낼수 있게된건지 시대가 바뀐건진 모르겠는데 옛날만치 험한 일은 많이 안당하는듯
그리고 탱힐 잠깐 접어두고 딜러로 성적 올리니
어디가서 무시 안당하고 그냥 내 실력이나 로그로 입증할 수 있으니까 쓸떼없는 분쟁 안생기고.. 현재 생활에 매우 만족중임

물론 게임에 있는 '모든' 남자분이 다 이렇진 않겠죠?
전 지금도 믿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실제로 좋은 분들도 주변에 몇명 계심

본인이 남잔데 자기 주변엔 이런 사람 없다구요?
아마 님은 '적어도' 제가 위에 서술한 일들을 당할 일은 없으실 겁니다..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마 저기 적힌 분들은 남자인 님한텐 그냥 평범한 플레이어 1일테니까요
본인이 여잔데 이런일 당한적 없다구요?
님이 쥰내 운이 좋았거나.. 처세술이 엄청 좋으신 편일거예요
비법좀 알려주새요 저도 좀 배우고 싶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맨날 여왕벌 욕하는 분들...
내가 여자로 태어났으면 게임 편하게했을거라는 분들...
진짜 그랬을것 같나요?

게임하는 여자가 왜 님 안만나주냐구요...?
왜 게임하는 여자중에 이쁜여자는 별로 없냐고요?
님이 못봤다고 이 세상에 없는게 아니랍니다
그리고 여자분들도 왠만큼 당해서 아마 게임하는 남자분중에
쎄하다 싶은 분들은 발빠르게 손절하고 벽치고 지낼겁니다

그리고 게임하는 여자분들.....
세상에 이유없는 친절은 없다는거 꼭 기억하십쇼...
그리고 쎄하면 빨리 도망치세요
직감은 틀린적이 거의 없더라고요
전 그걸 너무 늦게 깨달음

암튼 다들 월요일 화이팅 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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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추가

제 글에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 글은 엊그저께 인벤글들 보다가 문득 저도 게임하다 겪은 제 얘기를 털어놓고 싶어서 적게 됐어요
최근에 올라오는 결혼 얘기 퐁퐁남 이야기, 그리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간혹 올라오는 여왕벌이니 혜지니,
여자들은 게임 편하게 해서 부럽단 얘기들...
여러분들도 어딘가에서 겪거나 들으신 것이 있으니 그게 쌓여서 커뮤니티에서 말씀들 나누시는 거잖아요
그거랑 같은 맥락으로 작성 한것입니다.
와우랑 관련된 사건이 많으니 와우 커뮤니티에 적은거고요.

본문이 증거가 없어서 못믿겠다거나, 과장된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전부 제가 실제로 겪은 일들이고, 여기 적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사건도 있고 
오히려 인벤에 적은건 수위가 너무 쎌까봐 축소해서 적은거예요.
더 적나라하게 적으면 저격처럼 느껴질수도 있으니 두루뭉실하게 서술한편이기도 하고요.
제가 겪은 현실은 이거보다 더 심했어요
물론 믿고 안믿고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사건 당시 제 옆에 계셨던 지인분들, 제가 힘들어 하는거
고스란히 지켜봤던 사람들은 다 알거에요.

성별 갈라치기 목적으로 제가 여자라고 밝힌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겪은 일들이 추파나 추근거림이 많았기 때문에 여자로서 겪은 일이라고 적은것이고요
제가 중학생 남자였는데 본문같은 일을 당했을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우실겁니다.
그리고 어차피 본문 내용들 보면 여자인걸 안 밝히고는 서술하기 힘든 내용들이고요.
그래서 그냥 서두에 밝혔습니다.
제가 '여자라서'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게 아니라
나는 97년생 여성인데 게임하면서 이런 일들을 당해왔다고 그냥 썰 푼겁니다
님들이 커뮤니티에 적는 여타 글들과 같이요

고소를 목적으로 해당 게시글을 작성하고 제 신상을 밝힌것 또한 아닙니다.
그 동안 온라인상에서 당한 일들이 많아서 절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사는곳 나이 얼굴 밝히는거 그렇게 즐겁지 않습니다.
그래도 제가 다른 나쁜 마음 먹은 사람들 때문에 온라인에 글 쓰는것도 자유롭게 못할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최소한 나한테 메세지를 줄거면 책임질 수 있는 선 안에서만 발언 하란 의미로 달아놓은겁니다.
제가 '너네 언제 선넘는 발언 하나 지켜보고있다 치킨이나 뜯어보자' 이런 느낌으로 댓글 일일히 벼르고 있는것도 아니고요 저도 보면서 받아들일건 받아들이고, 쳐낼건 쳐냅니다. 근데 그 와중에 이건 좀 아니다 싶은말까지는
저도 듣기 싫다는거죠.
그런데 고소각이니 각도기니 억제기니 언급하시는건 '더 심한말을 하고싶은데 더럽고 치사해서 참아주겠다' 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네요
댓글에도 많이 달려있는데 고소당할것같은 말이면 그냥 처음부터 안하시면 되잖아요.

당할만 해서 당했다? 저한테 문제가 있다?
사실 답변할 가치도 없는 가해자 논리이긴 한데..
하도 댓글에 언급이 많고 물타기 당하는건 저도 싫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당할만해서 당하는 일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고 미숙했던게 어떻게 죄가 될수 있나요?
호의나 순진함을 이용하는 쪽에 더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요?
사회 경험 많이 없고 자존감 낮은 미성년자~20대 초반 여성 노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알고 계시나요...?
그리고 저는 제 나름대로 경험에 의거해서 조금씩 수위를 높여간겁니다 저게.
중학생때 처음엔 잘 모르니까 한번, 내가 잘못 판단했을 확률도 있으니까 두번,
그리고 그 다음엔 둘이 만나더라도 여자친구 있는 분으로 세번, 그 다음엔 둘이 아니라 단체모임...
이런식으로 제 나름대로 허들을 높여간건데 다 실패한거라고요...
중간중간에 정상적이고 괜찮은 모임도 가끔 있었습니다.
몇몇 이상한 사람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고싶지도 않았구요
그러니 제가 당할만 하니 당했다든가 제가 즐겼다든가 하는 2차가해는 삼가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자라서 받은것도 많다? 여자들은 게임 편하게 한다? 나도 가만히 있어도 고백받는 인생 살고싶다?
이런 말들은.. 이 글을 보고도 본인들은 그런걸 감수하면서까지 고작 게임내에서 대접받고싶으신가요 진심으로..
저는 혜택 안받아도 되니까 제발 피해가고싶은 일들이 더 많았는데요
제가 생각할때 이런 글에서 '그래도 여자가 부럽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정작 여자로 태어나셨으면 호프집 아르바이트같은거 하다가 왠 아저씨한테 추파만 받아도 울면서 그만 두고싶다고 말씀하실것같은데.. 왜 본인이 여자였으면 천하를 호령할만한 썅년이 되어서 남자들의 모든 호의를 독점할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계신건가요?
본인이 남자면 알거아닌가요 그런 호의 뒤에 어떤 속내가 있는지? 그 호의 뒤에 님이 감당해야 할 수 많은 감정적 노동들.. 진짜 감당하실 수 있어요? 몇몇 남성분들 여자한테 잘해줬는데 자기한테 뭔가 안돌아오면 굉장히 억울해하시잖아요. 그런거 다 치워두고 그저 겉만 보고 여자는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호의적으로 대해주네? 정말 부럽다 이런건 정말 1차원적인 생각아닙니까
보통의 여성분들이라면 이유없는 호의에 겁부터 나기 마련이에요

물론 몇몇분이 겪으신 게임 내에서 소수의 성별임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집단내에서 분열을 일으킨 일을
당한분들도 분명히 계실겁니다. 저도 실제로 여자분한테 파벌싸움 당해서 손해본적도 있어요.
디스코드에서 마냥 다른 남성분들의 호의만 바라는 여자분들이 아예 없는것도 아니고요.
그런 분들 경험까지 없는 일로 만들고자 함은 아닙니다.
여러분들 인생에 그런 경험이 있었듯 제 인생엔 그냥 이런 경험들이 있는것 뿐입니다.
그래서 남자는 나쁘다 여자는 나쁘다 그런게 아니라요.

저는 정말 어린시절부터 많은 게임을 해오면서 늘 남한테 기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가서 여자라서 특혜받았단 얘기 듣는건 죽기보다 싫었거든요
전 항상 저랑 경쟁하는 다른 남자 유저들보다 더 잘해야됐어요
못하면 여자라서 못한다고 하고, 비슷하게 하거나 애매하게 잘하면 버스받는다고 하고.. 
저한테 있어서 게임은 매 순간 나를 증명해내야만 하는 숨막히는 일이었어요.
남들 허수아비 한번 칠때 전 두번 세번 쳤고, 파밍도 숙제도 상위권 유저들 하는 만치 따라가려고 늘 최선을 다했어요. 어디가서 남 도움 받았단 얘기 듣기 싫어서요.
제가 정말 믿고 따르던 사람이 뒤에서 저한테 걘 어차피 여자라서 노력해도 안된다고 한 사실을 알게된날도
너무 슬펐지만 그냥 평소랑 똑같이 로그보고 허수아비 쳤어요.
그렇게 노력해서 지금은 저 보고 그 누구도 혜지나 버스충이라고 하지 않아요.

근데 어느 순간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내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굳이 남들보다 월등하게 잘하려고 노력해야되는거지?
생각해보니까 아무도 저한테 그런걸 시킨적이 없는데요.
왜 나는 남들보다 못하거나 도움이나 호의를 쉽게 받으면 안되는걸까
왜 못하면 혜지가 되야하고, 호의에 원하는 방식으로 보답해주지 않으면 썅년이 되어야 하는걸까
그냥 내가 할수있는만큼만 하면 되지않을까... 내가 여자로 태어난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그래서 그냥 좀 내려놓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맘에 한 10년동안 응어리진거 좀 털어내고싶기도 했고요.

본인이 이런 일들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 굳이 제게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사과하시거나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도 남자 전체를 저격하려고 쓴 글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쟤는 저랬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저랑 비슷한 일을 겪었던 이 세상의 누군가들에겐 제 이런 글과 경험이 작은 위로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 겪고도 멀쩡히 제가 좋아하는 게임 잘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요.
내가 불행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말에 휘둘려서 나 자신이길 포기할 이유가 세상엔 전혀 없다고
언젠가 그냥 꼭 말하고싶었어요.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