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는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 이외에도 포지션에 따라 보다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백어택/헤드어택' 시스템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백어택은 피해량 5%, 치명타 적중률을 10% 증가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시즌 2에 들어 등장한 헤드어택은 피해량 20%, 무력화 10% 증가 효과를 제공한다. 이처럼 백/헤드어택은 각 포지션에 따라 추가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전투 시스템중 하나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활용해 플레이의 이점을 얻거나 다양성을 추구한다기보다는 족쇄처럼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지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멸 세트에 관한 논란도 이러한 포지션(백/헤드어택)의 문제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아브렐슈드 노말이 등장했을 때도 논란이 되었는데,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아브렐슈드 하드부터 다시 한번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최종 콘텐츠인 아브렐슈드 하드 3, 4관문부터 사멸 딜러를 기피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멸 딜러 정원의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다.


▲ 이미 사멸 딜러로 구성된 파티의 경우, 이러한 제목을 사용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다



■ 상위 레이드에서 빛을 잃은 사멸 세트 효과와 백/헤드어택의 고질적인 문제점

- 자비없는 백/헤드어택 판정과 가시성, 무력화 이후 바뀌는 머리와 등의 위치

블레이드를 본캐릭터로 육성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입에서 떨어지지 않고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있다. "이게 백어택이 아니야?"라는 말이다. 부족한 가시성과 자비가 없는 백/헤드어택 판정이 섞여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백어택을 놓쳤을 때의 딜 손실이 크기에, 습관처럼 입에 달라붙은 말이다.

이러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레이드는 비아키스부터다. 특히, 비아키스 2관문의 백어택은 여전히 의아한 판정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잦고, 3관문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비아키스를 제외하더라도 대부분의 보스는 패턴을 시전하면서 발생하는 움직임에 따라 미묘하게 백/헤드어택의 판정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아브렐슈드 1관문의 게헤나 헬카서스는 상체만 움직이는 판정의 패턴이 있어, 실제로 보는 백/헤드어택 위치가 다르다.

여기에 무력화 시 위치가 백/헤드어택의 위치가 바뀌는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무력화 이후 백/헤드어택 위치를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모든 보스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항으로,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숙련도를 늘리는 방법 이외에는 딱히 해답이 없다.


▲ 비아키스의 등은 백어택 판정을 받을 수 없다(?)

▲ 무력화 전과 후로 백/헤드어택의 위치가 달라진다


- 백/헤드어택 효과를 받을 수 없는 몬스터 설계

사멸 딜러를 기피하기 시작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멸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없게 설계된 일부 몬스터나 기믹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화두가 되었던 부분은 3관문의 도형부터 5관문의 큐브, 6관문의 블랙홀 오브젝트 등에 백/헤드어택 판정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3관문은 배틀 아이템 등 해법이 있지만, 5관문의 큐브 등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백/헤드어택 효과를 받지 못하는 사멸 딜러의 경우 대미지 감소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곧 딜 부족으로 이어지고 기믹 파훼 실패로 작용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최종 콘텐츠의 일부 관문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유물 세트의 세트 효과는 물론, 기본적인 포지션의 이점 또한 받을 수 없게 설계된 셈이다. 백/헤드어택이 불가한 만큼, 이러한 부분에 보정이되는 장치도 없기에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 백/헤드어택의 근본적인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 사멸 딜러에겐 지옥과도 같았던 아브렐슈드 4관문


- 점차 어려워지는 레이드, 이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포지션 난도

상위 레이드가 등장할수록 기믹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진다. 또한, 기본적인 보스의 패턴 역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곤 한다. 이처럼 레이드의 공략 난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데, 포지션이 강제되는 일부 클래스에겐 체감 난도가 더 높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백어택 딜러의 경우, 낙사 기믹과 보스의 순간 이동 패턴이 동시에 있는 쿠크세이튼 2관문, 아브렐슈드 6관문에선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된다. 보스가 순간이동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을 시 높은 확률로 벽을 등지는 위치에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쿠크세이튼 2관문에서 쿠크의 공격으로 낙사할 위험은 없지만, 아브렐슈드 6관문에선 팔꿈치에 밀려 낙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쿠크세이튼 3관문에서도 보스가 높은 확률로 벽을 등지는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백어택을 노리려면 불구덩이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나온다. 그 때문에 보스가 벽에서 나와 중앙으로 위치하길 기도하거나, 포지션과 유물 세트의 효과를 포기하고서라도 딜을 욱여넣는 아쉬운 상황이 자주 연출되기도 한다.


▲ 기믹과 패턴의 난도가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백/헤드어택의 난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 백어택을 치기 위해선 불구덩이로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 취향에 따른 선택으로 남기기엔 아쉬운 시스템, 모험가들이 원하는 개선 방향은?

사실 근본적으로 따지자면 백/헤드어택 시스템은 사실, 로스트아크라는 게임 특성상 비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로스트아크의 몬스터는 일정한 방향을 주시하지 않는다. 랜덤한 대상을 향해 어그로가 항시 분산되며, 어그로 대상자를 향해 패턴이 발동하는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방향이 바뀌는 특성상 어느 한 부위를 노리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쉽지 않은 일'에 대한 보상으로 피해 증가 등의 추가 효과를 받으며, 이를 이용해 더 높은 딜 기대치를 낼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재 로스트아크에서 백/헤드어택은 족쇄처럼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사멸 세트를 기용할 경우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화된다. 더 높은 딜을 뽑아내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 아닌, 최소의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짐으로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이상적인 포지셔닝이란 자신이 맞지 않고, 죽지 않을 안전한 위치에 서는 걸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백/헤드어택을 지향하는 일부 클래스는 이러한 이론에 앞서, 성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치해야 하는 제약으로 자리 잡았다. 역설적이게도 로스트아크에서의 이상적인 포지션이란 가장 위험하고 힘든 위치를 의미하게 된 것이다.


▲ 백어택의 가능 여부를 떠나,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딜을 하러 갈 엄두조차 쉽게 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지닌 사멸 세트를 대신해 악몽이나 환각 등의 세트를 이용하는 것도 해법이 되지 않을까? 실제로 일부 직업의 경우 취향에 따른 선택지 정도로 나뉜 대목이기도 하다. 사멸 세트를 이용하며 백/헤드어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 일부 이점을 포기하고 편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환각은 다단히트의 부재, 악몽은 마나 대신 고유 자원을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이러한 대체제를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해당 방법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각 클래스에 부여된 고유 특성이나 백/헤드어택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방증하는 꼴이기도 하다.


▲ 세트 효과 변경으로 언제든 세트를 바꿀 수 있게 되었지만, 포기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사멸 세트는 포지션 제약이 없는 일부 클래스나 유물 세트에 비해 보다 높은 숙련도나 이해도가 필요하지만, 고점이 딱히 높은 편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백/헤드어택의 점유율에 따라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말이다.

물론, 컨트롤에 따른 이러한 편차에 매력을 느끼는 모험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용 편의성에 대해선 편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일 것이다. 현 로스트아크의 시스템상 포지션에 따른 추가 효과의 이점보다는 제약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상위 콘텐츠가 등장할수록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어려워질 레이드에 따라 백/헤드어택은 어떤 개선을 거쳐 가는 게 좋을까? 로스트아크 인벤 게시판에서도 여러 의견을 접할 수 있었는데,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결국 백/헤드어택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편의성 개선으로 압축됐다.

이를테면 보다 명확하게 백/헤드어택을 구분할 수 있는 가시성 개선이라던가 백/헤드어택의 판정 상향처럼 말이다. 사실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성 있으며, 손이 덜가는 개선 방향일 것이다. 실제로 백/헤드어택의 판정이 몬스터의 앞이나 뒤를 기준으로 180도가 된다면, 현재 문제가 되던 많은 부분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사멸 세트에 대한 개선안이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사멸 세트 효과에 대한 개선안 중 재미있는 개선안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백/헤드어택 판정 시, 일정 시간 동안 어떤 위치에서도 백/헤드어택 효과를 받을 수 있는 효과를 추가하는 방안이었는데, 사멸 딜러로서 솔깃한 아이디어였다. 물론, 이러한 경우 어느 정도 밸런스 조정이 감행되어야 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극단적으로 백/헤드어택 삭제에 대한 요구도 볼 수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포지션별로 능력을 강화해주는 대가 시리즈 각인이 이미 널리 사용 중이며, 클래스의 특색이 지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로스트아크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시스템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어떠한 개선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진 않는다. 다만 현재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일부 부분에 대한 개선의 여지가 비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멸 세트나 백/헤드어택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개선안을 자유롭게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