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개발자 매튜 릉-해리슨(게임 플레이 디자인 리드), 크리스 로버츠(게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가 한국을 방문하고 22일 라이엇 한국 지부에서 진행한 개발자 세션에서 2022 시즌 결산과 '생배' 근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매튜 릉-해리슨은 2022 시즌을 정리하며 '내구력 업데이트'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난 6년 동안 계속해서 피해량이 증가해 약 20% 정도의 상승을 보였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AD 캐리나 메이지가 빠르게 처치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내구력 업데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게임이 느리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지금처럼 드래곤과 협곡의 전령 같은 오브젝트를 강화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신규 챔피언 밸런스는 특히 제리가 어려웠다. 평타를 스킬로 가진 제리는 유일한 챔피언 유형으로 다른 챔피언을 두고 예측할 수 없었다. 반면 벨베스는 비에고를, 닐라는 구 모데카이저를 참고해 설계했다. 현재 제리는 최상위권과 중위권의 괴리가 큰 상황이지만, 향후 패치를 통해 많은 유저들이 사용할만한 챔피언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최근 출시된 크산테는 단단한 탱커가 높은 대미지를 갖출 경우 오버 밸런스가 될 것이 분명하기에 탱커/딜러 스타일을 분리해 밸런스를 맞추게 되었다고 전했다.

롤드컵 메타와 관련해선 이번 2022 롤드컵이 162개 챔피언 중 109개 챔피언이 사용되었고, 밴픽률 100%를 달성한 챔피언도 없었음을 언급하며 성공적인 롤드컵 메타가 되었다며 자평했다. 매튜 릉-해리슨은 "특히 LCK 팀에서 다양한 챔피언을 픽해서 관람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하고, 흥미진진한 대회를 만들어준 LCK 팀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한 롤드컵 메타, 흥미진진한 경기 만들어준 LCK 팀에 감사를 전했다


한편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생배', '낮듀'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다루었다. 크리스 로버츠는 "본사에서 듀오 부스팅이라고 부르는 문제가 한국에서 '생배(랭크 배치고사 10판을 끝낸 계정)', '낮듀(낮은 점수를 가진 유저와 듀오로 MMR을 올리는 것)'로 불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연초 라이엇 코리아를 통해 문제를 전달 받았고, 특히 한국 지역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배(Saeng-bae)', '낮듀(Nat-dew)'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문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생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1.10 패치에선 상위 랭크에선 듀오 가능 MMR에 제한을 두었다. 추가로 2달 후에는 관련 버그 픽스도 적용했다. 그는 패치 이후 듀오 부스팅 사례가 줄어들었으며, 버그 픽스 이후에는 더욱 감소했다고 말하고, LCK 6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70% 정도가 생배, 낮듀와 만날 확률이 줄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위와 같은 변경 사항은 상위 티어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평균적인 실력 대의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생배, 낮듀 문제를 겪고 있다. 따라서 다음 시즌에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를 적용하겠다며 문제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생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솔로/듀오 랭크의 MMR 분리, 듀오 랭크의 삭제, 새로운 계정이 아닌 기존 계정의 MMR 성장 강화 등도 언급되었다. 그러면서도 "솔로/듀오 랭크의 분리는 오랫동안 듀오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이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많은만큼 가능한 환경이 먼저 갖춰줘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 한국 지역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생배', '낮듀' 문제


이번 2023 프리시즌에선 오래된 부분을 바꾸는 부분이 많았다.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낸 전면 돌격, 올인 등의 요소를 반영하기 위해 의사소통(핑), 시야 체계를 개선했다. 또 신규 플레이어들이 장벽을 느끼는 정글 캠핑, 룬 세팅은 추천 기능을 도입해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중요도에 비해 인기가 없는 정글러에겐 직관적이고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정글 동료나 초반 정글 투르 추천, 기존 캠핑에 변화를 적용했다. 카정의 효율을 줄이고, 몬스터 추격 범위를 줄이면서(2캠핑 방지) 기존에 중요했던 부분은 다소 약화되었지만, 대신 정글 동료를 잘 다루는 방향으로 정글러들의 숙련도가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랭크 게임에 익명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챔피언 선택 단계에선 플레이어들의 닉네임을 확인할 수 없게 되었는데, 이는 닷지를 줄이기 위한 변경이었다. 매튜 롱-해리슨은 "닷지는 등급을 올리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아닌 현실 세계의 문제, 실수 등 위급한 상황을 위한 기능"이라며 말하며 닷지 빈도가 줄어들어 유저들이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다음은 개발자 세션 마무리 이후 국내 취재진들과 이루어진 질의응답 내용이다.


▲ 매튜 릉-해리슨(게임 플레이 디자인 리드), 크리스 로버츠(게임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Q. 카운터 정글링 효율 감소 외에도 정글러가 라인을 먹거나 반대로 라이너가 정글을 먹을 때 경험치가 감소했다. 실력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요소가 줄어든 것인가?

매튜 릉-해리슨 - 정글 역할군의 숙련도를 줄일 의도는 없다. 숙련도의 방향성은 정글 동료를 다루는데 집중했다고 보면 좋겠다.

초반 갱킹은 너무 강력해서 결과적으로 챔피언 선택권을 한정하는 악영햘을 주고 있었다고 본다. 초반 갱킹 빈도를 줄이면 다른 모든 역할군의 밸런스 개선이 가능하고, 라이너들의 게임 경험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Q. 항상 롤드컵이 임박하면 패치 변화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대회에서 비중이 컸던 칼리스타 같은 챔피언은 롤드컵 직전에 하향되기도 했다. 대회 비중이 높은 챔피언을 롤드컵 전에 조정하는 이유와 목적은?

매튜 릉-해리슨 - 롤드컵이 다가올 때 목표하는 부분은 챔피언의 다양성, 처치율, 게임의 길이 등으로 다양하다. 칼리스타의 경우 초반에 너무 강해서 챔피언의 다양성에 악영향을 준다고 봤다.

초반에 강한 챔피언들은 특히 챔피언 선택의 다양성을 낮추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칼리스타를 너프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러한 변화를 주더라고 롤드컵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로 하는 것이 목표였다. 칼리스타를 조정할 때에는 같이 사용되는 서포터도 생각해야 한다. 칼리스타를 많이 너프했지만 레나타 글라스크, 아무무 같은 챔피언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롤드컵에서 칼리스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롤드컵 직전 칼리스타 너프는 챔피언 다양성과 파트너 챔피언을 고려한 결과라고


Q. 롤드컵 이전에는 제리-유미 조합이 유행했었다. 제리의 변경에 관해선 이야기 했는데, 유미에 대한 개발지의 평가와 향후 변경 사항에 대해 알고 싶다.

매튜 릉-해리슨 - 유미는 상당히 가치 있는 챔피언이다. 마치 친구를 데리고 같이 플레이하는 느낌을 주고, 마법사 고양이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선호하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도 유미가 사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해 알고 있다. 특히 라인전 단계에서 AD 캐리를 두고 다른 챔피언과 함께하는 것은 AD 캐리가 버려졌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은 장기적으로 해소하겠지만, 친구와 함께하는 느낌을 주는 유미의 원래 특징은 유지하려고한다.


Q. '생배' 문제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유저들이 있다. 향후 어떤 변화를 적용할 예정인가?

크리스 로버츠 - 일단 '생배' 문제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 적용한 해결책은 이미 랭크가 올라간 유저들에게는 효과가 없었는데, 프리시즌에선 MMR을 소프트 리셋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적용된 해결책은 최상위권 유저들에게만 효과가 있는만큼, 일반 플레이어들도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


▲ 최상위권에서 생배-낮듀 빈도는 줄었다고. 향후 목표는 대부분의 게임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


Q. 게임 초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칼바람 나락에 밸런스 패치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향후 지형 변경 등의 변화도 예정되어 있다. 칼바람 나락 모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인가?

매튜 릉-해리슨 - 칼바람 나락의 밸런스는 다른 팀이 전담하고 있어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칼바람 나락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칼바람 나락은 소환사의 협곡과는 다르지만 케쥬얼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칼바람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협곡과 칼바람 둘다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Q. 초반 정글 루트 추천은 어떻게 동작하는가? 킨드레드처럼 표식에 따라 정글 동선이 달라질 수 있는 챔피언은 어떻게 될까?

매튜 릉-해리슨 - 초반 정글 루트 추천 기능은 입문자들을 위한 기능이고, 극초반 정글 동선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숙련자들은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정글 루트 추천은 다수의 플레이어 기반하고, 특수한 맥락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Q. '생배'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솔로/듀오 랭크의 분리를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솔로/듀오 랭크를 분리하는 것이 잠정적인 목표인가?

크리스 로버츠 - 현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이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대안으로 자유 랭크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유저들이 솔로 랭크를 더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 자유 랭크를 개선해서 듀오 플레이어들이 솔로 랭크 대신 자유 랭크에서 플레이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솔로/듀오 랭크를 분리할 수 있지 않을까 고려하는 단계다.


▲ 솔로/듀오 랭크 분리는 '생배'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이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Q. 소환사 닉네임의 익명화는 개발 의도와 동떨어진 닷지 활용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닷지를 악용하는 유저가 줄어든다면 닷지 후 대기 시간 페널티도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

크리스 로버츠 - 닷지 자체가 게임에 참가했던 모든 유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닷지 페널티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에 닷지 페널티를 강화해보기도 했는데 닷지 활용률에 큰 폭의 변화가 있지 않았다. 이에 소환사 닉네임 익명화도 도입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닷지율이 줄어들어 플레이어들이 더 빠르게 게임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한국 플레이어들을 위한 한마디

매튜 릉-해리슨 - 한국 플레이어들은 가장 열정적이고 숙련도가 높은 플레이어들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국 유저들의 창의성에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한국 서버를 살펴보면 창의적인 아이템 빌드나 챔피언 픽을 살펴볼 수 있다. 밸런스 조정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일은 어려워지지만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이 개선된다.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많은 이기를 끌고, 계속해서 커지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국 서버에서 게임의 한계를 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감사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

크리스 로버츠 - 한국 플레이어들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끊임 없는 헌신에 감사함을 느낀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12년 동안 발전해 오고 있는데 이정도 수명을 자랑하는 게임이 사실 많지는 않다.

북미 지역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처럼 문화에 녹아있지는 않은데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 관련된 것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이에 감사함을 느끼고,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