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코보 서버의 코키입니다.


가입한 지 얼마 안되신 신입 분이 부대 금고를 싹 비워버리시고 탈퇴하셨기에, 다른 분들도 조심하시라고 사건 사고 게시판에 올립니다.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Tsuda님이 귓말로 부대 운영진인 저에게 가입 의사를 밝히셨고, 

특별한 이력이 없으신듯하여 부대가입 승인을 해드렸습니다.


복귀 유저로 파판은 약 3년만에 복귀하셨다고 하셨고, 나름 부대 대화에 활발히 참여하시면서 사람들과 친해지시는 모습,

거기에 더해 닌자 클래스로 창천-홍련 레벨링을 빠르게 뚫으시며 게임도 열심히 하셔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저희 부대는 10명이 안되는 소규모 직장인 부대입니다. 

대부분 직장인 유저이고, 일 마치고 짜투리 저녁 시간에 접속해서 게임으로 노곤한 하루를 풀고, 

도움이 필요하면 서로 가능한 만큼 오손도손 도우면서 소소하게 재미를 느끼는 그런 부대입니다.



당연히, 활발하고 열심히 하시는 신입 부대원이 들어오면 피곤하더라도 다들 더 힘내서 도와줄려고 하겠지요.


실제로 부대장님과 다른 부대원 분들도 그랬습니다. 

내일 퇴근하고 저녁에 접속해서 Tsuda님이 내일 접속하시면 매칭 잘 안되는 델타 일반 뚫어드려야지, 극만신도 필요하시면 초행 짜드려야지, 장비 필요하시면 만들어드려야지. 

그렇게 다짐하시고 내일 출근을 위해 접종하시고 주무시러 가시곤 하셨었지요.




그리고 Tsuda님이 가입하신 4일째인 오늘 접속해보니,



(부대 금고는 일반 부대원은 1번, 2번탭을 쓸 수 있고, 부대장은 거기에 더해 입출금 권한 및 3번 탭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금고를 싹 비우셨더군요. 들어 있는 것은 마지막에 넣어두신 연령초 하나. 


오전 중에 일을 치루시고 탈퇴하셔서 확인은 저녁에야 가능했습니다.





엄청나게 고가 물건이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장터 게시판에 팔 수 있는 템들도 상당수 있었고, 

혹시나 거래 게시판을 살펴보니 부대 금고에 있던 물건들이 거래 게시판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부대원 분의 이름이 제작자로 찍혀있는 아이템들입니다)


'아, 거기 매칭이 안되셔서 곤란해하시던데, 오늘 있으시면 같이 가드려야지' 하고 접속했는데 이런 풍경이 보인다면 누구나 황망해하겠지요.



길이 필요하셨다면 가능한 만큼 드렸을텐데요. 

하긴, 그리 비싸지 않은 템들도 싹 가져가시고 연령초 꽃잎만 넣어두신 점에선 단순히 길이 필요하신 것에 더해서 유쾌범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레벨업이나 레이드 가실 때 쓰시라고 넣어둔 음식과 탕약, 그리고 그렇게 비싸지 않은 재료들이라도 필요하신 부대원이 혹시 들어온다면 언제라도 쓰게 해드려야지, 하고 부대장님과 부대원분이 차곡차곡 모아 넣어두신 것들입니다. 

만약 그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저열한 즐거움을 위해서 싸그리 사라진다고 생각한다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요.


부대원 이름이 찍힌 템들이 이런 경위로 거래 게시판에 올라와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으신 분도 있었습니다.



혹시나 Tsuda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생각보다 더 슬퍼하시는 분이 꽤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러한 경위로 부대금고가 피해를 입었으니, 부디 다른 분들도 조심해주세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덤. 마지막에 하나 덩그러니 놓아두신 연령초 꽃잎을 보고 부대장님께서 사과의 의미인지 조롱의 의미인지 궁금해하시더군요. 부디 전자의 의미라면 고맙겠다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