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4년도 얼마 남지 않았고, 2015년이 바짝 다가왔습니다. 내년은 역사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을미년'이기도 합니다. 올 한해는 작년 못지 않게 많은 일이 있었더군요.

작년부터 끝없이 이어진 게임 규제에 대한 이슈는 올 해 초 재점화되면서 더욱 거세게 타올랐습니다. 거세게 반발하던 업계의 대응 방향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자는 주장이나 게임의 순기능을 좀 더 이해시키자는 움직임이 활발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흉년이라고 평가가 나오던 온라인 게임 산업도 좀 더 활기를 찾았습니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기업들이 올해는 그동안 숨겨왔던 대작들을 공개하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복병이나 외국 기업들의 대형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할 것이라는 발표도 이어져 좀 더 활기를 띄었습니다.

한껏 달아오른 모바일 게임 산업은 올해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아도, 시장이 안정화되가는 느낌이랄까요? 모바일에서도 이제 스케일이 다른 대작게임들이 증가하거나 대규모 업데이트로 새로워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들도 많았습니다.

또, 각 게임사들의 대표가 바뀌거나 내부 체계를 개편하는 등 도약을 위한 준비도 이어졌고, 많은 우려 속에서도 지스타는 또 한 번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갑오'년에 걸맞게 나름 힘차게 잘 달려온 한 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다시 곱씹어볼 만한 문제나 조금은 생각을 더 해봐야 할 문제들도 없었던 건 아닙니다. 인벤에서는 2014년 업계와 유저가 모두 주목해볼 만한 커다란 이슈들을 정리해봤습니다.

2015년 을미년,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업계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급성장한 모바일 시장, 2014년 마침내 새로운 정점을 찍다.


2012년부터 급속도로 성장한 스마트폰 시장, 올해는 새로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2014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최초로 '블레이드'가 대상을 받은 것입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초로 모바일 게임이 대상을 받았다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2014년 상반기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죽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신작 온라인 게임 시장은 흉년이라고하는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스타 전후로 많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상반기만큼은 신작도 적었고, 웅크린 신작에 대한 소식도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반면에 상반기부터 모바일 게임은 우후죽순 대작, 신작들이 쏟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반기에도 많은 작품들이 출시되었지요. 그리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모바일 게임은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깨버린 대작들입니다.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별이되어라', '블레이드' 등 6개월, 혹은 1년 이상 서비스를 꾸준히 해오면서도 인기를 유지하는 게임들이 늘어났지요.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도 이런 변화에 민감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못지 않은 그래픽을 선보이는가 하면, 콘텐츠들을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짜면서 점차 모바일 게임들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요. 또한, 주기적인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의 수명을 늘려나가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모바일 시장의 성장률은 4.2% 정도로 예측됩니다. 2013년 성장률인 196%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이전 모바일 시장이 워낙에 작았고, 짧은 시간 동안 대폭 성장한 것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치이긴 합니다.

그러나 올해에 모바일게임사로는 자력 상장에 성공한 '파티게임즈'와 '데브시스터즈'의 사례가 있는 것처럼, 여전히 모바일 시장은 성장 중입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대기업들도 이제는 본격적으로 모바일 프로젝트들을 시동하기도 했고, 지스타에서 발표된 모바일 대작들이 내년에도 모습을 드러내면 또 다시 큰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2015년에는 모바일 시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요?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다.





■ 죽은거 아니다, 도약을 위한 웅크림이었다! 온라인 게임들의 반격


201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온라인 시장은 정말 암울했습니다. 신작도, 대작에 대한 소식도 적었던데다가 그나마 기대를 받던 작품들은 출시가 미뤄지기도 해서 유저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오죽하면 일각에서는 "이제 온라인 시장은 죽었다."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기까지 했을까요.

그런데 막상 되돌이켜보면 그렇게까지 흉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첫 포문을 연 작품은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그리고 뒤이어 '이카루스' 등 꽤 많은 신작들이 모습을 드러냈죠.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은 CBT를 진행하기도 했고, 상반기의 마지막을 '플래닛사이드'가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올 상반기의 최고의 화제작은 아무래도 '디아블로 3: 영혼을 거두는 자'가 아닐까 싶네요.

이어서 하반기, 하반기에는 그래도 대작들이 연이어서 CBT와 새로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직은 우리 품에 찾아온 게임이 많은 건 아니지만,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대작들이 연이어 생존신고를 마쳤죠. CBT를 마치고 이제는 OBT에 들어간 '검은 사막'. 그리고 다시 한 번 유저들을 아제로스로 끌어들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등이 우리 품으로 찾아왔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자사가 숨기고 있던 신작들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오랫동안 개발해온 '리니지 이터널'을 공개하면서 신작 '프로젝트 혼'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넥슨은 '클로저스'의 정식서비스를 시작했고, '공각기동대'와 '메이플 스토리2', '페리아 연대기'와 '서든어택2' 등 풍성한 라인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회심의 카드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요.

그러나 복병이 있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요. 예전부터 말이 많았지만 정작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던 스마일게이트의 대작 RPG, '로스트아크'입니다. 공개된 것은 하나, 영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상으로 충분했습니다. "이대로만 나와줘."라는 염원을 가지게 할 정도로 모든 유저들의 관심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다시 짚어봐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2015년, 모습을 드러냈던 신작들이 슬슬 우리 품으로 찾아올 때가 됐습니다. 내년 온라인 시장은 정말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 국내 게임 시장 역성장…2016년까지 침체기?


2012년 말부터 급격히 모바일 시장이 성장했지만, 국내 온라인 시장의 움직임은 좀 달랐습니다.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온라인 게임의 성장률은 8.8%. 그러나 2013년에는 -19.6%로 돌아서면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4년도 -3.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모바일 시장이 아무리 커졌다 한들 전체 규모로 따져봤을 때,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의 규모는 현재 온라인 시장의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이 2012년 89.1%, 2013년 190.6%의 성장을 보였고 2014년에는 4.2%의 성장을 보였고. 2015년에는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내 게임 시장의 전체적인 성장률을 전망해보면, 2013년에는 약 -0.3%의 성장률을 보였고 2014년에는 이보다 더 낮은 -1.8%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후 2015년까지는 약 1.9%의 성장, 2016년에는 0.2%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요.

각 부문만 따져놓고 보면 조금씩 성장하기는 했지만, 2013년부터 전체적으로 게임업계가 역성장 및 미미한 성장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는 성장이 더욱 더디게 예측되는 것은 좀 씁쓸한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국내 게임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국가에서 유망한 산업이 성장하다가 침체기로 돌아서면 보통 국가에서 지원책이나 장려책, 혹은 개선 사업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는 지원책이 굉장히 미비한 편이고, 오히려 규제 이슈들만 떠오르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너무 비관할 것만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소 침체기를 보이던 온라인 게임 시장도 국내 개발사들이 굵직굵직한 대작과 신작들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 동안 급격한 성장을 한 탓에 모바일 시장도 여전히 성장통을 많이 겪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 온 요인들이 기본적인 인프라로 자리 잡고 하나씩 체계를 잡으며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2014년에는 비디오게임과 PC게임은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측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 시장과 모바일 시장에서는 수많은 게임이 등장했고, 그러면서 쌓아올린 노하우는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분간 웅크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2015년에도 국내 게임시장이 좀 더 활발해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 중국 자본의 습격과 게임업계의 "빅딜"의 성사


올 한해 업계에서 두드러졌던 움직임 중 하나는 중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몬스터 길들이기', '별이되어라!'는 중국 서비스가 결정되면서 넷마블과 플린트는 중국 최대 기업인 텐센트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알리바바'는 모바일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파티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이 알리바바와 함께 작품을 중국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중국에서 온라인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대기업 창유 역시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작년 말 1,800억 원대의 모바일 라이센싱 펀드를 조성하고 블레스, 애스커, '카발2' 등의 계약 체결을 발표한 창유는 국내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한국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이블리스', '삼국지:천하를먹다' 등의 게임을 국내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온라인 부문에서도 '킹덤언더파이어2', '아스타'를 중국 시장으로 진출시키는 한편, 넥슨과의 계약을 통해 '천룡팔부 3D'를 국내시장에 선보일 준비를 마쳤고, '이스트 소프트'와의 계약을 체결해 '카발'을 모바일로 개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e스포츠 업계에도 중국 소식이 이어졌지요.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은 물론 LoL 프로게이머인 'inSec' 최인석 선수와 'Zero' 윤경섭 선수가 로얄클럽에 입단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국내 시즌이 끝난 후 '댄디' 최인규 선수와 '폰' 허원석 선수, '임프' 구승빈 선수, 다데 '배어진' 선수와 '루퍼' 장형석 선수 등 프로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거로 중국 프로팀에 입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슈는 바로 기업 간의 결합, 전략적인 투자 사례가 아주 두드러졌다는 것이지요. 작년에 탄생한 게임빌-컴투스 연합에 이어서 올해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바로 다음-카카오의 합병 소식입니다. 다음과 카카오가 서로 손을 잡으면서 IT업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공룡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해외에도 놀라운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바로 페이스북과 오큘러스의 연합 소식입니다. 페이스북이 증강현실, VR에 대한 미래를 본 것일까요? 아무튼, 이 소식 이후로 오큘러스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훨씬 개선된 VR모델들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증강현실을 접목한 게임들을 시연대에 선보이기 했지요.

활발한 투자로 국내 기업들이 살아나는 움직임은 좋은 현상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 국내시장이 중국 자본에 의해 잠식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5년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여전히 중국 자본의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국내 기업들도 선전하여 좀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길 응원해봅니다.




17년만의 신작 IP, 그리고 대대적인 블리자드의 신작 습격!


올해 블리즈컨은 정말 놀라운 소식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의 마지막 확장팩, 프로토스의 이야기를 그린 '공허의 유산'이 공개됐고, 블리자드의 영웅들이 총출동하는 MOBA,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한 소식도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하스스톤의 두 번째 확장팩, '고블린 vs 노움'이 발표되면서 많은 유저들의 환호를 들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로운 이야기,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출전을 앞두고 마지막 발표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소식이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번 블리즈컨의 주인공을 '오버워치'로 하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무려 17년 만에 선보이는 블리자드 오리지널 IP, 거기에 그동안 블리자드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FPS' 장르라는데 많은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지요.

'오버워치'는 똑같은 옷을 입은 군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빵야빵야하는 일반적인 FPS가 아닙니다. 오버워치는 탱커와 딜러, 그리고 힐러 등 역할 개념이 있고 각 캐릭터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FPS입니다. 단순히 역할만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들마다 스킬이나 매커니즘이 달라서 같은 역할이라 할지라도 캐릭터에 따라 판이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6vs6의 팀 대전과 '팀플레이',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블리자드식 FPS '오버워치'. 게다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는 블리자드의 신작은 홀로서기가 아닙니다. 이미 빵빵한 확장팩과 신규 업데이트로 무장한 블리자드의 2015년은 굉장합니다. 2015년에는 블리자드가 어떤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군요.



■ 끝없이 이어지는 게임 규제, "게임 진흥법은 정말 진흥법인가? 아니면 규제법인가"


작년 내내 이슈였죠. 올해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하 중독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독법은 올해 초 상정이 미뤄지면서 불씨가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2월 17일 2차 공청회가 열리면서 결국 논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업계가 단합하여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규제개혁공대위'의 활동도 두드러졌고, '대한민국 게임포럼'이나 '인터넷 게임 중독 토론회'등이 진행되었고, 업체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의사를 표명하는 자리도 많았습니다.

다양한 시선에서 게임을 바라보자는 이야기도 많아졌습니다. 게임 중독에 대한 수치나 연구 결과를 명확히 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게임법의 근거로 쓰이는 통계자료들을 학술적으로 바라보고 쟁점을 제대로 짚어보자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올 해 가장 두드러졌던 건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려고 한 노력이 눈에 띌 정도로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중독법에 대해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미국게임산업협회(ESA,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는 지난 6월 11일 대한민국 내 모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게임중독법 반대 성명서를 전달하기도 했지요. 해외에서도 의견을 내놓을 만큼 게임중독법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중독법만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시행되어온 '강제적 셧다운제'의 실효성과 위헌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지요. 비록 청소년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뤄진 '셧다운제'의 위헌 소송이 합헌 판결이 났지만, 재소송을 위한 움직임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여가부와 문화부가 셧다운제의 개선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웹보드 규제안'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일부 항목을 수정하여 진행된 웹보드 규제안은 정말 업계에 직격탄을 때렸습니다. 웹보드게임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던 개발사들의 매출이 눈에 띌 정도로 감소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이윽고 헌법 소원까지 간 웹보드 규제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서로 타협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3월부터 발족한 '민관모바일웹보드게임협의체'는 꾸준히 정부와 합의점을 찾고 있으며, 모바일 부문에서는 완화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 게임 중독법 & 규제 관련 주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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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③] 한선교 의원, "중국의 게임산업 흡수 심각... 정부는 규제 완화해야"(2014-10-07)
- [국정감사⑨] 강은희 의원 "웹보드 규제, 본래 정책 취지와 어긋나"(2014-10-07)
- [지스타2014] 서병수 부산시장 "게임산업과 관련한 어떤 규제도 용납하지 않겠다"(2014-11-20)

- [연말기획 ②] 2014년 게임 진흥과 규제, 교차하는 두 시선(2014-12-22)



"새로 인사드립니다." 주요 업체들의 신임대표 체제 돌입, 새로운 도약을 위한 걸음


NHN 엔터테인먼트, 넥슨, 라이엇, 엔트리브 등 유별나게 올해에는 기업들이 새로운 선장을 맞이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부 개편을 통해 내실을 다지기를 준비를 시작하거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기업들이 보다 작년보다 활발할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먼저 넥슨은 올해 초, 박지원 신임대표가 키를 잡고 본격적인 내부조직 개편에 나섰습니다. 여러 조직으로 분산되어있던 게임 개발 부문을 '라이브 본부'와 '신규개발 본부'로 나누고, 사업 본부를 신설했죠.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 모든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될 신규개발 본부는 정상원 부사장이, 라이브/개발 본부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대표적 타이틀의 서비스를 담당해 온 강대현 본부장이 맡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신설된 사업본부는 FIFA3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정헌 본부장이 맡아 '돈슨의 역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NHN 엔터테인먼트도 새로운 선장을 맞이했습니다. 긴 휴직기간을 가졌던 이은상 대표 대신 주 업무를 맡고 있던 정우진 총괄이사가 새 CEO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우진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체제도 개편을 맞이했습니다. 2월 1일부로 게임 개발 및 사업/운영을 담당하는 법인 3개를 신설했지요. PC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NHN블랙픽'과 모바일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NHN스튜디오',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를 맡게 된 'NHN픽셀큐브'로 업무를 세분화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CJ의 품에 안겨있던 넷마블은 'CJ넷마블'과 'CJ게임즈'가 독립하여 새 길을 찾았습니다. 10월 1일부로 그동안 'CJ E&M 넷마블'의 이름을 벗고 '넷마블 게임즈'로 통합 법인을 출범하여 권영식 대표가 직접 지휘봉을 잡았지요. 이와 맞춰 넷마블의 품에 안겨있는 계열사들도 대대적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넷마블은 텐센트와 함께 '몬스터 길들이기'의 모바일 게임 글로벌 서비스에 박차를 가했고, ‘파이러츠:트레저헌터’, ‘엘로아’ 등 온라인 부문에서도 다시 한 번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브랜드 리뉴얼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체제 개편을 맞이했습니다. 기존의 구조에서 벗어나 ‘스마일게이트 인터넷’과 ‘팜플’ 등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있던 두 법인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로 통합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고, 라이엇 게임즈 한국 지사도 이승현 대표를 새로운 선장으로 맞이했습니다. 또, 엔트리브소프트 역시 서관희 이사를 새 대표로 맞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지요.

올 한해 새 대표를 맞이한 개발사들은 대대적으로 큰 변화를 예고하거나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완전히 체제가 잡히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다들 나름 업계에서 오래있었던 만큼, 그 기간을 길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내년부터는 각 회사들마다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예상해봅니다.



■ 시작부터 삐걱거렸지만…결과는 "역대 최대". 올 한해를 무사히 마친 'G★STAR 2014'


국내 최대의 게임쇼, '지스타'. 작년부터 이어진 보이콧과 이런저런 이슈들로 올해도 역시 시작부터 좀 불안했습니다. 6.4 지방선거에서 손인춘법을 공동발의해 '지스타 보이콧 사태'를 야기했던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가 부산광역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작년처럼 보이콧사태가 다시 한 번 일어나는가 싶었습니다.

서병수 시장은 당선 직후, 6월 19일 서울 판교를 방문해 각 게임사들을 방문했습니다. 그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부산 시장에 당선되자 업계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판교의 게임사들에게 지스타 방문을 독려하는 움직임에 이어 부산에 위치한 게임사들과의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8월 16일에는 롤챔스 결승전 현장에 등장한 서병수 시장은 부산에서 지스타 영구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발언해 많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후로는 큰 이슈는 없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스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해는 중간점검이 이뤄지기때문에 이번 지스타의 흥망에 따라서 차후 지스타 개최지가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성남시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스타를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고요.

이윽고 지스타 참가 업체들이 공개되자, 좀 놀라웠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참여해오던 외국업체들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죠. 언제나 멋진 탱크와 부스걸, 화려한 조명이 돋보이던 워게이밍과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보여줄 거라 믿었던 블리자드가 불참하면서 이번 지스타는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오히려 텅텅 비어서 아쉬울 것만 같았던 지스타.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지스타 개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방문객 수는 20만명을 돌파했고, B2B에서의 미팅/수출 계약 역시 작년보다 한 단계 상승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외국계 기업이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의기투합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돌아온 소니도 한 몫 거들었죠.

여차저차 삐걱거리면서 시작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스타는 건재하다는 걸 보여줘서 다행입니다. 각종 게임 규제로 몰아친 한파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이제는 지스타가 '국내 최대의 게임 행사'에서 더 나아가 세계적인 게임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시연존이 올해보다도 더 많았으면 하는 약간의 사심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