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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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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대학교에서 귀신 본 썰(스압)난 대학교 다닐 때 사는 곳과 멀어서 기숙사 생활을 했었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의미 없지만 고학점 따려고 빡세게 공부했었어. 4.5 만점에 평점 4.4 정도 나오니까 기숙사도 호수 선택할 수 있었거든? 근데 짐 옮기기 귀찮다는 이유로 다른 시설 더 좋은 기숙사로 가지 않고 2년 내내 계속 똑같은 기숙사방을 썼었어. 이상한 건 2인실임에도 불구하고 1년간 룸메이트가 왔다가도 나가고 오지 않음. 1년동안 같이 지내던 선배는 졸업했고 남은 1년동안 새 룸메가 들어왔다가도 나가기를 9개월을 넘게 반복하는거야. 난 처음엔 내 행동이 문제인가 싶었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거야. 다 동생뻘만 왔는데 내가 청소 다 하고 쓰레기통도 내가 종량제 사서 설치하고 매일 방바닥 청소, 환기하고 휴지같은건 같이 쓰자고 채워두고 가끔 저녁에 치킨 시켜서 맥주도 먹고 반말쓰지 않고 존중 다 해주고 이 외에 딱히 간섭도 안했음. 단지 청소할 때 결벽증 있는 사람처럼 창틀 사이에 낀 먼지도 다 닦는 정도? 근데 저런 행동때문에 나가진 않을테고 언사도 신중했기에 별 문제는 없었거든. 딱히 벌레가 득실한 건물도 아니었고 말야. (가끔 바퀴 나오긴 하는데 내가 잡아서 없앰) 결국 아무도 안 오고 2인실을 나 혼자 쓰게 됐음. 차라리 룸메이트가 있었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을까. 아니, 먼저 나간 애들은 이상한 낌새를 먼저 알아차렸던걸까.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시작은 11월 즈음이었을거야. 연구실에서 공부 끝나고 피곤해서 블소도 접속 안하고 기숙사에 가면 씻고 바로 잘 생각 가득히 귀가했음. (한창 블소에 푹 빠져있던 시기였음) 이른 저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밖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어. 기숙사 구조는 원룸 형태에 신발장 쪽에 화장실이 있고, 침대가 나란히 있는 구조에 난 오른쪽 침대를 썼음. 씻고 나왔는데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창문 밖을 보니 실루엣같은게 있는거야. 이게 어설프게 실루엣만 있는게 아니라 뭔가 엄청 가까이에 서 있는게 느껴졌어. 피곤한 와중에도 저게 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정체를 알아내려는 그 찰나에… 여기 3층인데…? 이 생각이 뇌리에 스치자 소름이 돋았음. 실루엣만 보면 펑퍼짐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 같은 느낌이었는데 계속 가만히 서 있고 당최 이게 사물인지 뭔지 분간이 가지를 않는거야. 그렇다고 창문을 열고 확인할 용기는 안 났어. 여기까지 몇 초 안됐고 확인차 바로 불 껐는데 안보이길래 피곤해서 헛걸 봤나 하고 넘어감. 이 날부터 창문에 커튼을 쳤어. 이렇게 끝났으면 귀신 봤다고 안 했을거야. 며칠 지나고 커튼이 쳐진 창문쪽은 어느 순간부터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되더라고. (이게 며칠인지 몇주인지는 가물가물함) 근데 내가 오른쪽 침대를 쓴다고 했잖아? 책상이랑 옷장도 다 오른쪽을 사용했고 책상 바로 옆에 창문이 있는데 수시로 환기한다고 커튼 젖혀져 있었어. 커튼 다 쳐두면 너무 어둡기도 해서 조금 쳐둔 거였어. 그래서 내가 사용하는 책상 바로 옆 창문은 다 보였음. 이 날도 조금 이른 저녁이지만 깜깜한 밤쯤이었음. 방에 불 다 켜두고 컴퓨터 하고 있었는데 누가 날 쳐다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이게 뭐 집중하고 있을때 빨리 확인해야 하는게 있으면 빠르게 곁눈질만 하거든? 근데 컴퓨터를 집중하다가 갑자기 주변시로 뭔가가 확실히 보이니까 나도 모르게 고개가 홱 돌아갔어. 아직도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 검은 긴 생머리에 평범하고 창백한 얼굴, 뭔가를 바라는 듯이 쳐다보던 검은 눈동자. 창문에 올려둔 왼손바닥과 함께 얼굴만 빼꼼 드러내놓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이 정말 공포스러운 순간이 오잖아? 영화관에서 공포영화 보던 때처럼 꺅꺅대거나 왁 소리지르지 않아. 않는다기보단 못한다고 해야겠지. 너무 무서워서 눈 돌리고 싶은데, 소리쳐서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움직일 수 없고 소리도 나오지 않아. 가위눌린 것 마냥 마비된 상태에서 머리가 조여오고 온 몸이 덜덜 떨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가만히 날 응시하다가 눈은 떼지 않은 상태에서 손으로 창문을 열려고 하더라. 막 벅벅 긁어대는데 정신 나갈 것 같았어. 그때 마침 마비가 풀린걸 느끼고 미친 사람 처럼 잠옷 차림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왔어. 그날 소리지르던 나 일으켜 세워주던 같은 층 남학생 2명에겐 아직도 고마운 마음임. 괜찮냐고 다가오는데 괜찮은 척 하려고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바로 넘어졌었다. 소문났는진 모르겠는데 났다면 아마 벌레 무서워서 방에서 뛰쳐나온 남자애…겠지. 벌레같은건 손으로 잡아 짓눌러 버리던 내가 그 날 내놓은 변명은 그 정도였다. 그렇게 뛰쳐나오고 왜 그랬냐 묻는 말에 귀신봐서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는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때 당시의 내겐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웃긴건 일어나서 다시 바로 자러 들어갔음… (귀신은 환상일 뿐이고 다시 안보였기 때문에 잠시 기가 허해서 보였다 생각했던 것 같다) 바로 다음 날에 1층 방으로 바꾸긴 했음. 방을 옮기고 나선 귀신은 보이지 않았다. 못 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귀신이라고 입벌려서 피 흘리고 있고 그런건 아니더라. 뭔가 말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공포감에 막 뛰쳐 나온게 오히려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그렇다고 해도 그 순간으로 돌아가면 아마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변명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아니면 여자 기숙사에서 내 도움이 필요해 3층 방까지 벽 타고 올라온 후배였을까…? 그것도 나름 소름끼치긴 하는데 무엇보다 1층에 올라올 수 있는 발판이 하나도 없다. (방이 있던 쪽 1층엔 벽 없고 기둥만 있음) 다 좋은데 새벽이었으면 모를까, 이른 저녁에? 아무튼 이게 내 인생에서 본 세 번째 귀신이다. 이 놈의 귀신은 봐도봐도 익숙해지지가 않아… 한참 뒤에 있었던 일이다. 여동생도 나랑 같은 대학을 나왔음. 같은 시기에 다녔던 건 아니어도 공유할 수 있는 추억들은 많아서 자주 얘기를 한다. 그러다가 대화를 하던 중에 이런 얘기를 들었다. 우리 대학에 있는 공동묘지와 무당에 대한 건데 정문쪽에는 천주교 공동묘지가 설치되어 있고 후문에는 무당들이 굿하는 장소도 있다고… 대학 내 부지에 무덤도 많다고 한다. (무덤은 대학에 다 있는거 아닌가?) 학교 옆 도로에도 사연이 많다고 한다. (최근에도 이 도로 교차로서 4.5t 트럭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버스 2대, 트럭 한 대랑 추돌해서 사망사고 났다 함) 아무쪼록 나와 연관되지 않았으면 함. 귀신이랑 별로 엮이고 싶지 않아……. ![]() 진짜 겪은 일을 쓰는 건데도 어려움을 느끼니까 확실히 내가 필력이 좋지 않다는걸 실감한다. 이 일이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라 생각하는 사람 분명 있을텐데 무조건 믿으라곤 안함. 직접 봤던 나조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귀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떨어짐. 근데 정말 있었던 일이고 확실히 꿈은 아니었다. 귀신 본 사람들 중에 비슷한 귀신 본 경우 있으면 댓글로 써 줘. 자게이로 돌아와 뻘글 쓰는게 오랜만이라 재밌네. '푸른 빛이 감도는 유황' 파밍이 더뎌지면 두 번째 귀신 본 썰이나 함 풀어야겠다. 두 번째 귀신 썰에는 또 나름 스토리가 있어서 길드 디코서도 몇 번 풀었음. 다들 좋은 밤 되라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