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세계를 모험하고 그 곳에서 진짜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거 처럼 느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갑자기 최고 등급의 무기를 툭 손에 쥐어 주면 그 환상이 현실처럼 느껴질까요?

아니면 어느 날 최고의 배를 가지고 싶다고 말하면 바로 한 척을 내어주면 되는 걸까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과 견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 살아간다는 건, 그 곳의 삶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과정을 통해 경험을 쌓고 무엇가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그 과정이 재미나거나 모험다운 무엇인가가 있다면 더욱 좋겠죠. (-> 검은사막이 이 부분이 부실한 건 인정합니다.)


"중범선을 뿌려라!"
"꿈결마를 뿌려라!"
"악기를 바로 연주할 수 있게 해달라!"
"동검별을 뿌려라!"
"바로 클릭하면 이동이 되게 해달라!"
...

제게는 다 같은 소리로 들립니다.

물론 세상은 돈이나 권력으로 모든 걸 얻을 수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실제의 삶은 그런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게임 속에서까지 그렇게 되어 버리면 그게 재미있을까요?

그게 바로 당신이 바라던 모험과 환상의 세계인가요?

제게도 강화가 잘 안되어 화가 나거나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동검별 주무기가 100트가 넘어갈 때 진짜 게임 접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중범선을 만든다고 투덜투덜 거리며 배에 오르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호위함을 끌고 대양으로 반복 퀘스트를 하러 나가야 했었죠.

중범선이 처음 나온 때니까요. 약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정말 끔찍한 부분도 많았네요. ㅋㅋ

그래요. 그나마 지금은 제작 과정이 많이 완화가 되었습니다.

또한 악기 퀘스트를 한다고 전 맵을 돌아다니면서 순회 공연을 하던 순간이 있었죠.

그것도 꼭 샤이 캐릭으로 돌아다녀야 하더라구요. 얼마나 귀찮던지...

왜 안카도 내항 같은 땅끝 마을까지 가서 내가 공연을 해야 하냐? 어이가 없네. 이랬습니다.ㅋ

...

그렇지만 그 순간들이 모여서 검은사막의 모험과 환상을 받쳐주는 추억들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얻은 것이기에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리고 성취감이 있는 거 아닐까요?

그냥 바로 뭐든 바로 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저 밖에 널려 있지 않나요?

수많은 K산 모바일 게임이 있습니다.

물론 쉽게 얻는 것 또한 그러한 게임 만의 재미가 있을 겁니다.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걸 쉽게 얻고 누리게 해주는 것 또한 환상의 세계에서의 묘미일 테니까요.

그런데 검은사막은 그런 게임은 아니지 않나요?

그냥 그렇다구요.



이 모든 게 유저가 다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 그리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태도가 다를 뿐이겠죠.

그렇다고 한 개인 또는 소수에 의해서 게임 전체의 기조를 바꾸는 게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물론 불편한 건 바꿔가야 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게 누군가의 추억을 없애는 일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