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의 왈츠 파티는 보름달이 뜨는 저녁으로 진행되었다. 왈츠 파티는 총독이 초대한 사람만 참가할 수 있으며 왈츠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새로 부임한 총독은 아주 의문스럽게 세라 포츈을 초대 목록에 넣었는데 그것은 그녀가 새로운 [그로그 꼬질이] 챔피언이였기 때문이라고 총독은 설명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왈츠 파티에 초대 받았으며 초대받기 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초대받지 못해서 파티가 제대로 망하길 보름달님에게 빌고 있었다. 




 세라는 동양 풍의 붉은색 실크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우아하게 손질했다. 그녀의 아주 아주 특별한 총 [충격과 공포]를 들고 갈 수 없었기에 그보다 작은 권총을 언제나 뽑기 편하도록 허벅지쪽에 둘러 맸다. 보름달이 이 밤을 비추느라 어두운곳이 없을 정도였지만 총독의 부도회장으로 가는 길은 무도회장으로 가는 사람들로 인해 그림자가 짙게 낄 정도였다. 여자 남자 할것없이 모두 가면을 쓰고 왔는데 세라는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될까봐 입구에서 나눠주는 나비모양의 가면을 쓰고 무도회장으로 신속히 들어갔다.




 무도회장은 거대한 대강당이였다. 천장에는 결혼식에서 볼 법한 큰 상들리에가 달려 있었으며 좌우 양쪽 벽에는 12신들의 모습이 타일에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었고 바닥엔 붉은색 십자무늬의 카페트에 은촛대가 호화스럽게 중앙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한쪽에는 여러 악기를 든 악단이 왈츠를 연주하고 사람들은 가면을 쓴 채로 느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사람들은 뛰어다니거나 더러운 행동을 하지 않는 기품있는 백작이거나 아니면 남작들의 부인이엿고 저 멀리엔 포도주를 마시며 즐기는 모건의 모습도 보였다. 부둣가의 짠내와 배위의 삐걱거림과 차원이 다른 호화스러움이였고 세라는 전혀 다른 세계에 놓여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드레스는 영 답답하기만 했다. 주위를 살피던 세라에게 느끼한 목소리의 한 사내가 손등을 내밀며 같이 춤출것을 권했고, 세라가 주춤하며 손을 내밀자 그는 손등에 키스를 했고 손을 맞잡은 뒤. 천천히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게선 귀족들이 많이 바르는 장미수 향기가 났다. 가려진 가면으로 눈을 볼 수 없었지만 다부진 턱 위로 머금은 미소가 부드러웠다. 




 - 잘 추시는 군요.


 남자가 말했다.


 - 나쁜 춤솜씨는 아니죠..


 세라가 대답했다. 왈츠는 점점 스타카토로 빨라지고 있었다. 


 - 어디서 오신 분이죠? 붉은머리 아가씨. 보아하니 꽤나 높은 가문이신듯 한데.....뒤 쿠토?


  남자가 세라를 한바퀴 돌리며 물었다.


 - 전 이곳 출신이랍니다. / 세라가 대답했다.


 - 빌지워터? 이상하군. 내가 아는 귀족들 중 이렇게 아름다운 숙녀분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 많이 듣는 말이죠. 아름답단말...


 그녀가 고개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 가면을 벗으면 더 아름다울것 같은데.......


 남자는 세라의 가면을 벗기며 손을 뻗고 있었다. 세라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옆을 본 순간..... 익숙치 않은곳에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갱플랭크!! 나비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사이로 삐져나온 수염과 행동은 어쩔 수 없는 해적의 것이였다! 어쨌거나 갱플랭크가 이런곳에 왜 나타난거지? 혹시 초대를 받았나? 아무튼 이곳에 갱플랭크가 있다면 무슨 사고가 일어날것이 뻔했다!



 - 잠깐만 기다려요



 결국 세라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갱플랭크의 근처로 다가갔다. 돌 기둥에 몸을 가린채로 접근해 아직 눈치 못챈듯 하다. 그 해적은 식탁 위 술이나 음식을 아무렇게나 집어먹고 두리번 거릴때 세라가 갱플랭크의 옷깃을 세게 잡아채면서 베란다 밖으로 이끌어냈다. 그리고 세라가 조그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 여기서 뭘 하는거야? 갱플랭크, 뻔뻔한 해적 같으니.........


 - 요호호. 누군가 했더니만 빨간머리 꼬맹이잖아? 하하! 아름다운 밤이야! / 갱플랭크가 가면을 벗으며 대답했다.


 - 대답부터 해, 노리는 게 뭐야? 총독의 재산? 귀족들의 금은보화?


 - 이몸에게 빚을 진 녀석을 손보러 왔지..... 아주 약간.....



 갱플랭크가 얼굴을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콩알을 집는 시늉을 한다.



 - 그리고 왈츠도 함께.. 우하하하!


 - 웃기는 소리 하지마, 목적은 그게 아닐텐데?


 - 요호호! 진짜야 봐봐!


 갱플랭크가 회장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왈츠 같은 동작을 흉내내었다. 훗날 리그에서도 갱플랭크에게 춤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와 같은 춤을 추는데 세라의 눈엔 왈츠는 커녕 엉성하기 이를데 없는 몸짓에 불과햇다.



 - 꼬맹이, 넌 뭘 하러 온거냐?


 - 나는......!



 잠시 음악이 멈추고 무도회장 안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계단위 테라스를 향했다.그곳엔 이번 왈츠 파티의 주최자이자 빌지워터의 최고 자리에 있는 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무도회장 안 어디선가 해적이다! 라는 큰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오랜만입니다. 빌지워터 대격변 이후로 스토리가 바뀌어서 더이상 쓸 수 없었어요. 그래도 써놓은게 있어서 그냥 스토리는 변경없이 대격변 이전의 스토리 기반으로 봐주시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