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써 봅니다

 

제 티어는 높지 않습니다. 플래티넘 2 언저리에서 놀고 있고 롤인벤에 따르면 "이제 롤 하는 법을 알까말까 한" 수준이죠. 그래서 제목에도 플레기넘[↓]을 붙였습니다.

 

피지컬적인 면으로 본다면 골드3 부캐로 가도 라인전 조금 이기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버 친구들과 같이 노말을 해도 혼자서 캐리하는 그림은 잘 안 나옵니다. 여기까지 짐작하면 짐작하셨겠지만 제 주 포지션은 서포터이고 부 포지션으로 탑을 어느정도 합니다. 아주 급하면 미드도 가지만 룰루같은 걸로 반반이나 하는 게 최상의 케이스일 정도죠 ㅜㅜ

 

그런데도 플레기넘 2"씩이나" 될수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실을 바라볼줄 안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 글 보시는 여러분들은 현실도 파악 못하는 놈들이다, 라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고...

 

 

부캐를 실버5에서부터 끌어올리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봇에서 적 원딜이 더블킬을 했습니다. 이건 적에게 더블킬을 준 봇 듀오의 잘못이 맞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치자고요.

 

더블킬을 준 순간부터 이미 전세는 적에게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부캐를 키우고 올라오면서 느낀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적과 계속 싸우고, 이 싸움에서 진걸 원딜이라면 서포터를, 서포터라면 원딜을, 하다 못해 정글이라도.. 남을 탓하려고 합니다. 좀 착한 분이라면 아 나는 존나 못하는가..하고 무의식중에 한탄할지도 모릅니다.

 

적에게 더블킬을 줬는데 그 이후의 싸움에서 진건 더이상 본인도 서포터도 정글러의 탓도 아닙니다. 그냥 "적이 세서" 진 겁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적과 절대로 싸우지 않고 도망가려는 자세가 필요한 겁니다. 사실 부캐가 골드3이 되고 나니 이런 모습은 많이 줄었지만 실버, 골드 5근처에 있을때 가장 많이 보였던 게 이런 겁니다. 한번 진 건 잘못이지만 그 뒤에 지는 건 적이 세서 지는 겁니다. 이런 현실을 바라보자는 겁니다. "고집"을 버리구요.

 

첫 2:2싸움에서 지면 저도 기분이 아주 나쁩니다. 저든 제 원딜이든 잘못했을 거고, 그 뒤부터의 라인전이 괴롭겠죠. 하지만 그 뒤부터 죽는 건 어쩔수 없이 적이 세서 지는 거고 이건 더이상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따라서 여기서부턴 "아 뒤지지 말아야지 존나 도망만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멘탈도 안 터지고, 안 죽는데 성공하면 똥이 덜 번질 테니 피딩하는 것 보단 승률이 높을 겁니다.

 

흔히 말하는 브실 게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지는 쪽은 고집부리다 계속 싸우면서 피딩하고, 조금 강했던 사람도 본인은 강하니 무리하다 적에게 죽고는 "존나 키워놨네" 는 이미 흔한 레퍼토리입니다.

 

본인이 7/0/0이어도 상대팀 평균이 2/0/4면 2:1하기 힘든 게 현실인 거고 이걸 직시하고 무리보다는 난 존나 쎄고 울팀은 개똥처럼 약해서 팀 전체적으로 우리가 약하니 수비적으로, 나도 존나 약하다고 생각하고 해 보자..는 자세가 필요한 거구요

 

 사실 제 최근 랭겜에서 제 활약은 아주 처량합니다. 서포터가 주 포지션이라고 했는데 2:2싸움 하면 딱히 지는 조합은 아니라고 보는데도 많이 집니다. 제가 못 해서 지는 거겠죠.. 그래서 왠만하면 이젠 안 싸우려고 합니다.

 

제가 비록 플레기넘 2에 있지만 제 실력은 높아봐야 플4에 그치지 않는다는걸 알기 때문에 적을 키울 행동 자체를 안 한다고 결심하고 게임을 하는 겁니다. 이건 탑에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솔로 킬 자체를 안 주려고 합니다만, 한번 따이면 정글러 갱도 왠만하면 오지 말라고 하고 포션을 바리바리 챙겨 CS만 챙겨서 난 조용히 탑승할 테니 다른 곳에서 기사를 만들라는 거죠. 갱 왔다가 잘못 역갱 맞고 터지면 그떄부턴 수습 불가능한 똥이 되어버리니까?

 

아주 전형적인 탑승 마인드지만 이런 플레이를 함으로써 다행히도 저는 팀원들중에 캐리하려는 사람이 있을떄 이 버스를 걷어차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동티어 분들이 보시면 기분 나쁘겠지만, 저는 동 티어 사람들보다 롤 잘 못합니다. 촤하하 죄송ㅋㅋ 다만 저는 버스를 타는 방법을 아는 것 뿐이죠.

 

한참 동 티어대의 운영이나 합류를 제 실력으로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떈 엉뚱한 데서 짤리고 말도 아니었을 떄가 있었습니다. 이때가 플1 60포쯤이었고  연패를 거듭하고 강등당하고 플3을 눈앞에 두고 있었죠. 

 

저는 여기서도 "아 내가 무리하다 쳐잘리니까 버스기사를 걷어 차네"라는 생각을 한 뒤론 한층 더 사리면서 플레이했고, 결과적으로 제가 게임을 캐리하는(서포터로써의 완벽한 시야확보도 "시야 캐리"겠죠) 일은 전보다 더 줄었지만 반대로 제가 똥싸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하니 지는 일도 많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이제는 플1을 다시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사리느냐? 뭐 어떻게 안 죽느냐? 예 이건 요령이 맞습니다만 이 요령이라는 것도 제가 한줄 두줄로 설명할수 있는 건 아니고 와딩 팁이나 사리는 팁이라면 이미 마챌분들이 쓰신 글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으니 그걸 참고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저는 "제가 무리하다가 잘려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제 판단에 "여긴 절대로 죽을 리가 없겠다"고 생각하는 장소만 골라다니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죽으면요? 이 상황에서 여긴 위험하구나, 하고 머리속에 담아둡니다. "뭐 이딴 데에 숨어있지?" 라는 마인드 안 됩니다. 적이 숨어있었던 건 현실이고 그럴만한 곳에 페이스체크를 한 내가 잘못한 겁니다.

 

이건 제 이야기입니다. 저는 시즌 3부터 제 실력보다 높은 티어에 있었다고 생각하고, 이걸 알기 때문에 왠만해선 수비적으로 사리려고 하고 비스기사들을 걷어차지 않으려고 합니다. 말도 아주 잘 듣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탑승형 플레이어이고 플래티넘 이하 티어를 가지고 싶다면 제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참고하시면 좋을 거고..

 

다른 분들은 본인이 캐리형 플레이어일 수도 있지만, 팀원들이 버스를 탑승하는 것을 거부한다고만 생각하지 본인에게 과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니 멘탈도 터지고 발전도 더뎌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인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멘탈에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아니 씨벌 왜?" 하면서 화가 나는 거지 "아...젠장...이렇게 해서.." 하면서 화가 나진 않거든요.

 

시즌 3 당시 저는 갓 30찍고 애니 누누 시비르를 사서 바로 랭크를 돌린 정신나간 30이었고 실버 3라는 과분한 티어에 배치(당시의 실버3은 상위 32%로 현재 골드에 해당하는 백분위입니다)받았고 어떻게든 팀원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소라카 소나 하면서 주유소가 되려고 했었죠. 그 결과 저는 단 한번도 강등당한 적이 없고 승패승패승패를 거듭하다가 어느순간 실력이 조금 올랐을 떄는 무리없이 골드를 찍을수 있었습니다.

 

뭐 지금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동 티어대 플레이어들과의 라인전은 아주 괴롭고 승률이 낮은 편이며 솔로 킬이라는 건 제 사전에 없죠. 매판매판 하면서 상대방은 페이커고 난 이걸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로 임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캐리는 없지만 똥도 잘 안 쌉니다. 제가 팀을 캐리할 역량이 안 된다는 걸 알기에 팀원들이 못 해도 그러려니 합니다. 내가 못 하는게 현실이고 팀원들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었다면 어쩔수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랭겜하다 멘탈 터지는 일은 잘 없습니다. 내가 못해서 진걸 뭐 어뜩하니 시댕

 

 

세상에 저 같은 사람만 있으면 큰일나겠지만 제가 보는 롤은 저 같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자기 고집부리다가 본인 실력보다 낮은 티어에(사실 고집부리면서 던지는 것도 실력 중 하나라고 보긴 합니다만)머무는 사람이 더 많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층은 흔히 말하는 브실골, 특히 브실에 몰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캐를 키우면서 느낀 건 당장 골드3정도만 되어도 운영이 어설프고 피지컬이 좀 떨어진다 뿐이지 플래티넘 게임과 거의 흡사한 게임들이 많이 진행됩니다. 물론 플레기넘 랭크게임보다 높은 빈도로 억지부리는 사람이 나옵니다.

 

티어가 높아질수록 죽은 사람은 사릴 줄 알고 상황을 인정할줄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거고 흔히들 브실골플(전 플레기라 이 얘길 아주 싫어합니다만...촤하하하)이 다 같다 뭐다 해도 이런 걸 알고 인정할줄 알고 사리는 사람들이 플래티넘이 되고 모르는 사람들이 브론즈가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아주 뻘글 같긴 하지만 공지사항을 보니 이곳엔 일기 형식의 개인적인 팁도 적을수 있다고 해서 끄적여 봅니다. 날 더운데 홧병 조심하세요 으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