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비아의 숲에 다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모험가님.
저는 베른 대도서관 엘조윈 사서이자 아만 서버의 바드 PorziaFabbri 입니다.

혹시 이 숲에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하여 이에 대해 짧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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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비아란 무엇일까요?
트리비아란 별도움은 안되지만 알고 있으면 재미있는 사소한 상식들을 의미합니다.
(관련 글 : http://www.inven.co.kr/board/lostark/4821/73425)
(-> 트리비아의 숲! 아크라시아의 수많은 지식을 찾아서! 제 1편이랍니다.)
(관련 글 : http://www.inven.co.kr/board/lostark/4821/73539)
(-> 트리비아의 숲! 아크라시아의 수많은 지식을 찾아서! 제 2편이랍니다.)
모든 링크는 글 하단에 모아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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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신가요.
트리비아 14편을 쓴 지 이렇게 며칠 만에 또 뵙게 되니 기쁘네요.

그 사이 전 위에서 보셨다시피 새 표지(포스터)도 만들고,
표어 문구도, 간단한 로고도 만들었어요.

"아크라시아로의 심취"
팁을 넘어선 지식, 지식을 넘어선 몰입

아크라시아의 짤막한 팁들은 가공과 해석을 통해 지식이 되고,
지식은 묘사와 전달을 통해 독자를 아크라시아에 좀 더 몰입시키죠.

트리비아의 숲은 모험가 여러분들이 잠시나마 세상을 잊고,
아크라시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연재되고 있답니다.

음음,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바로 들어가도록 하죠.

이번 내용은 원래 14편에 포함될 내용이었으나,
그 분량의 길이 때문에 따로 떼내서 특별판으로 올리게 되었어요.

(사실 여유를 두고 쓰고자 했던 내용이지만...
업데이트가 예상보다 빨랐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적게 되었네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 여명, 그 속에 감춰져 있던 고위 악마의 정체

여명 퀘스트.
아만과 카마인의 흔적을 쫓아 아크라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는 퀘스트죠.
(2차 각성기 퀘스트이기도 하고요!)

상당히 오래 걸리기에 퀘스트를 깨는 동안 진이 빠지고, 점점 집중력을 잃게 되는 극악의 퀘스트예요.
기존의 악명 높았던 별빛 등대보다도 더 길 거고요.

그런데 이 고통스러운 퀘스트에 모두에게 감춰져 있었던 크나큰 비밀이 숨어 있었다면 믿겨지시나요?

"크나큰 비밀...? 흥미롭군. 진행해라."

후후... 그러죠.

때는 모험가가 아만과 카마인을 흔적을 쫓아 아크라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던 중
루테란에 도달했을 때입니다.


루테란에서 술을 퍼마시고 있던 샨디는 '아만 사제에 관한 것'
즉, 아만이 아크라시아 전역을 돌고 있는 것과, 
그런 아만을 쫓아다니고 있는 모험가의 현 상황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뭐, 생각해보면 샨디는 매번 뭔가를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해왔죠.)

마침 스틱시아 마을고위 악마가 목격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해요.
하지만 조금 전 뭔가를 눈치채고 숨은 것 같다고 하죠.

그렇게 모험가는 진저웨일과 함께 스틱시아 마을로 향합니다.


스틱시아 마을 도착하면,
스틱시아 촌장 마야가 "얼마 전부터 고위 악마가 주변을 배회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하며,


실제로 고위 악마가 세리아의 무덤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는 목격담 소문도 돌고 있었죠.

이에 따라 스틱시아 촌장은 루테란 성에 지원 병력을 요청하였고,
루테란의 기사단은 모험가가 마을에 도착하기 좀 전에 먼저 도착하죠.

(마을 사람들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은 점, 그리고 가비슈와 기타 npc들의 대사들로 미루어 보건대
스틱시아 마을에 온 건 모험가가 온 당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돌격 대장 가비슈는 소문의 고위 악마가 아만 사제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이곳에 절벽에서 학살 당한 사람들, 그리고 세리아 사제의 묘지가 있기 때문이죠.



참고로, 이 스틱시아 마을엔 돌격 대장 가비슈 뿐만이 아니라,
궁수 대장 아자란도 와있었지만, 아자란은 모험가가 도착하기 전 이미 정찰을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기사단과 대화를 나누고,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있노라면,



갑자기 약초꾼이 한 명 뛰어 오더니 무덤가에 소문의 악마들이 나타났다고 외칩니다.
그리고 아자란은 이미 그곳으로 향했다고 말하죠.

그 말을 들은 모험가 일행은 곧 바로 희생자들의 무덤가로 향합니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아자란의 화살''격렬한 전투의 흔적', 그리고 '흥건한 피웅덩이' 를 발견합니다.
(화살과 격렬한 전투의 흔적은 거리가 있고요.)


그 후, 절벽에 올라가니 아자란과 함께 웬 악마 시체가 두 구가 놓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아자란이 잡았나.... 싶었는데,


아자란은 자기가 잡은 것이 아니며,
자기가 왔을 때는 이미 시체였다고 말하죠.



그리고 모험가가 말라버린 꽃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 이야기.
일반적으로는 "아~ 그러니까 악마들이 세리아의 무덤을 노리니까 세리아와 썸 타던 아만이 묘지를 지킨 거구나!"
하고 넘어가기 일쑤죠.

또는,
"아~ 고위 악마들이라는 건 세계를 돌아다니던 아만과 카마인인가 봐! 걔네가 묘지를 지킨 거고!"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이 스토리에 흐름에 대해 잘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어요.

기존의 이론인, 
1. "세리아의 무덤을 노린 악마들을 아만이 때려 잡고 사라졌다.", 
2. "요즘 묘지를 배회한 자들의 정체는 아만과 카마인이며, 그 배회한 이유는 무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두 가지.

이 이론들로는 절대 '아자란의 화살' 을 비롯한 몇몇 사항들을 설명할 수 없어요.

전에도 말씀 드렸었죠.
"창작된 세계의 모든 것에는 창작자의 의도가 들어 있다." 라고...

아자란의 화살과 같은 사항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굳이 상호작용까지 해가면서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았을 거예요.

"사서 언니는 항상 자세히 설명하느라 바빠. 그냥 얼른 대충 말해 달란 말야."
"사서 언니 아니거든! 사서쨩이거든!"

그럼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어요.

우선, 샨디가 한 말을 다시 한 번 기억해볼까요?

요약해보자면,
'스틱시아 마을에 고위 악마가 목격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마침 기척이 사라져버렸어. 뭔가를 눈치채고 숨은 듯?" 

샨디는 이미 고위 악마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모험가와 대화를 나누기 직전 그 존재가 숨어버렸다고 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본 악마는 언제 신고가 들어왔던가요?
그렇죠. 모험가가 마을에 도착한 이후에 신고가 들어왔죠.

이 말은 즉, 샨디가 말한 고위 악마와 저 묘지에 죽어있는 악마들이 동일한 대상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또 한 가지.

샨디는 '고위 악마' 가 나타났다고 했고, 마을 사람들도 '고위 악마'가 주변을 배회한다고 증언했어요.
하지만 약초꾼은 악마'들'이 나타났다고 했으며, 실제 시체도 두 구 있었죠.

즉, 이 또한, 한 마리 뿐인 고위 악마와 죽어있는 두 마리의 악마가 서로 다른 악마임을 나타내고 있어요.

"으음, 애매한걸."

증거는 더 있어요.

바로, '격렬한 전투 흔적' 과 '흥건한 피웅덩이' 예요.

"응? 그건 그냥 싸운 흔적일 뿐인걸. 저 두 악마를 잡을 때 생긴 걸 거야."

아뇨. 저건 그 악마들의 흔적일 수 없어요.

"왜지?"

왜냐하면 악마들의 시체는 두 번이나 올라가야 할 정도로 높은 절벽 위에 있지만,
전투 흔적과 피웅덩이는 절벽 밑에 있기 때문이에요.

즉, 저 흔적이 위 악마들의 것이 되려면,
아만이 저 악마들을 밑에서 죽인 후, 
굳이 세리아의 묘지가 있는 절벽 위에 들고 올라가서 버려 놨다는 뜻이 되어버려요.

묘지를 지키려는 자가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악마 시체들을 묘지 앞에 던져 놓을까요.
그럴 수는 없다는 거죠.

지금 아만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세리아의 묘지를 지킨 건 여러 정황을 볼 때, 그리고 퀘스트의 진행 양상을 볼 때 아만일 수밖에 없어요.
세리아의 묘지에 꽃을 헌화한 것만 봐도 아만임이 틀림 없죠.
(일반인은 악마와 싸워 이길 수도 없을 것이고요.)

아무튼 아만과 격렬하게 싸운 건 저 위의 악마들이 아니라는 뜻이 되죠.

그리고,
저 악마들이 그 고위 악마가 아니라는 것은 진저웨일의 평가에서도 엿볼 수 있어요.



진저웨일은 악마들의 시체를 보더니 잡몹이라며 실망하죠.
물론 평소 자만스럽고, 경망스러운 진저웨일임을 감안해야 하지만, 
저 정도 반응이라면 분명 저 악마들은 고위 악마가 아닌 하급 악마,
즉, 잡몹일 가능성이 높아요. 

누가 봐도 생긴 것도 잡몹이고요.

자, 그럼 저 흥건한 피웅덩이가 아만과 고위 악마의 전투에서 생겼음을 알았어요.
그런데... 
그 후의 그 어떤 장면에서도 아만이 큰 부상을 입은 묘사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요.
그 말은 즉, 저 피는 아만의 것이 아니라 고위 악마의 것이라는 뜻이 되죠.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생기죠.
샨디는 고위 악마가 무언가를 눈치채고 숨은 것 같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왜 아만은 저렇게 큰 부상을 입은 고위 악마를 놓쳤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돼요.

"아만 이 자식, 맨날 막타만 치더니, 스태미너 부족해서 막타 못 쳤네. 쯧쯧"

아뇨. 아만은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실수를 한 것도 아니에요.
그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응~ 아만맘~ 아만 옹호 지리쥬?"

.......

우리는 그 이유를 '아자란의 화살' 에서 알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아자란은 모험가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마을 밖으로 순찰을 나갔어요.
그 근방은 굉장히 넓으니 여기저기 경계하며 둘러보고 다녔겠죠.

그런데 그렇게 순찰을 돌던 아자란이 갑자기 활을 쐈다.
그 말은 곧, 아자란이 무언가를 보았음을 의미해요.

샨디는 말했습니다.
"고위 악마가 무언가를 눈치채고 자취를 감췄다."

그렇습니다.
아자란은 보고만 것이에요.
고위 악마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싸우고 있는 모습을.

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챈 건 아자란만이 아니었죠.
고위 악마와 아만도 이를 눈치챈 것이에요.

고위 악마도 고위 악마지만,
아만도 지금 모두의 눈을 피해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
아자란에게 들켜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아만은 그 결정적인 순간에 고위 악마를 냅두고 피신해야 했으며,
고위 악마는 죽음의 위험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던 거죠.

"그렇다면 아자란이 고위 악마를 만난 거 아냐?!"

아뇨. 그러지는 못했을 겁니다.
화살이 떨어져 있던 위치.
전투 흔적과 거리가 있어요.
즉, 화살이 도달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아자란과 그 현장 사이에 거리가 꽤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눈으로는 어렴풋이 보이고, 화살은 도달하지 못하는 그런 먼 거리였던 거죠.

"그래도... 곧 만났을 텐데... 시간 문제 아닌가? 게다가 아자란은 악마를 찾아 절벽 위로 올라갔어.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지?"

그래요.
하지만 우리는 눈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먼 거리였음을 기억해야 해요.
그 말은 악마인 거 같은데..... 아닐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던 거죠.

자세히 설명하자면,
일단 누가 들어도 인간이 싸우는 소리는 아닌 그런 소리에, 악마로 추정되는 게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그래서 일단 닿든, 안 닿든, 화살을 쏘고 본 겁니다.
결과적으론 닿지 않은 것이고요.

아무튼 고위 악마는 이 점을 이용합니다.
상대가 완전히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기 전에,
악마의 기운을 억제하고, 누가 봐도 의심하지 않을 만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는 것이죠.

그렇게 아자란은 멀리서 봤을 땐 악마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평범한 인간인 자와 맞닥뜨리게 되죠.
일단 모습이 인간인데, 아자란 입장에선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자란에게 악마가 절벽 위에 있다고 거짓말을 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자란 입장에선 믿고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고가 들어왔는데 무시한다? 기사로서, 순찰자로서 그럴 순 없죠.

그렇게 아자란은 절벽 위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 인간은 스틱시아 마을로 향하고, 
모험가 일행에게 절벽 위에 악마가 있음을 고합니다.

네, 맞습니다.

'약초꾼'의 정체는 바로 고위 악마인 것입니다.

다시 생각 해보면, 약초꾼의 이름은 그냥 약초꾼이 아니에요.
'부상당한 약초꾼' 이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부상까지 낫게 할 수는 없어요.

즉, 약초꾼이 굳이 '부상을 당한 약초꾼'이었던 이유는,
아만과 전투를 할 때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소름 돋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기죠.

고위 악마는 왜 스틱시아 마을까지 가서 절벽에 악마가 있음을 신고해야 했나?
라는 의문이에요.

괜히 스틱시아 마을로 갔다가 들킬 수도 있는데 왜 그런 도박을 한 걸까요?

그건 오히려 안전을 위해서예요.

만약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면,
그 후 사람들이 격렬한 전투 흔적과 함께 남아있는 대량의 피를 분석할 가능성이 있죠.
그럼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고요.

이를 막기 위해선,
다소 도박이라 할지라도 절벽에 악마가 있음을 인지 시켜
피가 그 악마들의 흔적인 것처럼 생각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그리고 그 도박은 통했습니다.

아자란은 그 악마들이 자신이 본 악마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모험가를 비롯한 나머지 인물들 또한 그 죽은 악마들이 소문의 그 고위 악마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 사이 부상 당한 약초꾼, 아니 고위 악마는 들킬 위험 없이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고요.

(물론, 절벽 위 악마들은 고위 악마가 데려온 악마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에 대해선 후술 하도록 하겠어요.) 

"어이! 모험가가 멍청이야? 고위 악마가 아무리 악마의 기운을 억제하고, 모습까지 바꿨어도!
자기 앞에 나타났으면 눈치 챘을 거라고!"

안타깝지만....
모험가에게 무언가를 감지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카마인의 까마귀가 내내 따라다녀도 눈치를 전혀 채지 못했고,
에스더 카단을 찾았을 때도 전혀 몰랐다가 카단이 해치워버린 후에야 깨닫게 되었죠.

슈샤이어에서도 무슨,
근처에 있던 거대 악마가 자신을 인간 여자처럼 보이게끔 바로 앞에서 허상 마법을 썼을 때에도
거기에 넘어가버린 전적이 있죠. 

심지어는 악마는 커녕 아베스타 단원들이 숨어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으며
툭하면 무슨 함정에 빠지고, 툭하면 뭐에 걸리고, 그냥 아주 난장판이에요.

"잠깐만. 그래. 다 좋다, 이거야. 그래 그럴 듯 해. 아주.
그런데 말이야. 한 가지 네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 사서쨩."

그게 무엇일까요?

"아만과 고위악마가 격렬하게 싸웠다면 그 목격자는 왜 없지?
아자란 말고도 고위 악마를 본 목격자가 있을 텐데 분명!
어때?!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지?!"




설명 가능합니다.


"뭐라고?!"

말씀하신 질문은,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다면 누군가 목격자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입니다만...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아자란 외에 목격자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뭐라고?!"



당시 스틱시아 마을 사람들은 고위 악마 소문에 의해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훈련 받은 군인마저 두려움에 사로잡혀 전의가 상실되어 있었죠!

그렇기에 스틱시아 마을의 그 누구도 마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순찰을 나갔던 아자란 외의 목격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랬군...."

네. 그랬던 겁니다.

"하지만...."

?


"그렇게 전투 소리가 났으면 스틱시아 마을에 있는 사람들도 전부 들었을 거고,
그럼 스틱시아 마을에 이미 도착해 있던 루테란 기사단들도 들었을 거야.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지?"


그 역시 가능합니다.

우선, 스틱시아와 묘지 사이에는 굉장히 먼 거리가 있습니다.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해도 스틱시아 마을에 도달할 쯤에는 다소 작아져 있겠죠.
물론, 전투가 막바지여서 소리가 작게 나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둘째, 저 마을의 특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저 마을은 사냥을 통해 먹고 사는 마을이에요.
사냥꾼들은 활을 쏘기도 하지만, 사진 오른쪽에 보이듯 총을 사용하는 사냥꾼도 있죠.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사는 동물 중에는
멧돼지나 뱀도 있지만....


이런 뭔지 모를 굉장히 거대한 녀석들도 존재하죠.

즉,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어떤 미친 녀석이 이 와중에 아직도 사냥을 하고 있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론 모두가 두려워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음에도 말이죠.

루테란 군인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명령을 받아 오긴 왔지만, 겁이 질려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죠.
마을 밖 저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더라도 확인하러 나갈 상태가 아니었던 겁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아자란 혼자 정찰을 나갔던 것일지도 모르죠.






즉! 어떤 이유로든 목격자는 아자란, 단 한 명 밖에 존재할 수 없었던 겁니다!
 

"으아아아아......!"



음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럼 이제 하나의 의문이 남죠.
바로 '말라버린 꽃' 이에요.

절벽 위 세리아의 묘지에 도착한 모험가는 이내 '말라버린 꽃'을 발견합니다.
기존 이론에선 이 꽃을 그저 '아, 그냥 악마 잡고 헌화하고 갔나 보네.' 하고 여기고 말지만,
우리는 이 '말라버린 꽃'에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바로 '시간의 흐름' 이죠.

꽃을 꺾는다고 바로 말라버리진 않아요.
꺾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말라버리죠.

그 말은 즉,
기존 이론대로 단순히 악마 퇴치 후, 헌화하고 간 것이라면 꽃은 말라있지 않았을 것이며,
이는 아만이 헌화한 때로부터 모험가가 발견할 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리고 이 시간 문제는 다음과 같은 흐름이면 설명이 가능합니다.

1. 아만이 헌화하기 적당한 꽃을 구한다.
2. 세리아의 묘지에 찾아가 헌화한다.
3. 잡몹 악마들이 나타나 아만이 이들을 해치운다.
4. 고위 악마가 나타난다.
5. 아만과 고위 악마가 대화 후, 전투를 한다.
6. 아자란이 오는 것을 눈치 채고 도망친다.

아만 성격에, 그리고 예의상 헌화할 꽃을 그냥 묘지 옆에 피어있는 꽃을 대충 꺾어서 주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딘가에서 세리아에게 어울릴 법한 꽃을, 혹은 꽃말 등 어떠한 의미가 있는 꽃을 꺾어다 헌화했겠죠.
 
하지만 말라버린 꽃을 헌화할 수는 없는 것.
그러니 헌화 할 때까지는 꽃이 말라있지 않았을 거고요. 
(꽃을 구하고, 바치기까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았음.)

그리고 잡몹 악마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절벽 사건 때 죽은 사람이 굉장히 많음에도 왜 하필 세리아의 무덤일까요?.

이유는 자명합니다.

1. 세리아가 예쁘기 때문에.
2. 아만과 관련이 깊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이유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서쨩! 바보야? 갑자기 세리아 예쁘다. 는 왜 나오는 거야!"


큿!
저도 이상하게 들린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일단 알아만 둬주세요!

예쁘다는 일단 제쳐두고,
아만과 관련이 깊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쪽부터 설명 드리겠어요.

말 그대로입니다.
아크를 찾아다니는 자이면서, 훗날 진짜로 아크였음이 밝혀지는 아만.
그리고 이제는 페트라니아를 넘나들며 카제로스와 계약도 하죠.
굉장히 비범한 자예요.

하지만 이 아만이 가만히 한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말없이 이동합니다.

이런 아만과 접촉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그것도 남들 몰래?

그렇습니다.
아만을 자신이 원하는 시간, 그리고 원하는 장소로 유도해야겠죠.

그리고 그러기에 가장 좋은 재료는...
아만과 가장 각별했던 사람.
그러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 머물러있는 사람.
즉, '세리아' 입니다.

즉, 잡몹 악마들이 세리아의 무덤을 노린 것은 아만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던 것이에요.

"그럼 예쁜 건 뭐예요..."

플랜 B 입니다.

"네?"

아만을 세리아로 유도한다고, 반드시 유도에 응한다는 법은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세리아가 아만과 각별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에요.
즉, 유도에 실패했더라도 여전히 가치는 남아있죠.

한 마디로, '세리아의 시체' 를 노린 것입니다.

만약 고위 악마가 뭔가 특수한 능력이 있어, 세리아의 시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세리아의 시체가 가지는 가치는 굉장히 커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빌미로 아만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서로 계약을 할 수도 있죠.

"그럴 듯 한데?"

아무튼,
이 악마들이 등장함으로써 전투가 벌어지고, 
그 뒤에 모험가가 등장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죠.

그 결과, 꺾어져 있던 꽃은 점점 마르게 되고,
결국 모험가가 발견했을 때는 '말라버린 꽃'이 되어버리는 것이에요.

즉, 말라버린 꽃은 헌화부터 발견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인 것이죠.


이쯤 되면 이 고위 악마의 정체가 궁금해지죠.

"처음에도 궁금했는데, 지금은 더 궁금해졌네요."

좋아요.
이 고위 악마의 정체를 알기 위해선
지금까지 얻어낸 모든 정보를 종합해야 합니다.

첫째로,
샨디가 말했습니다.
고위 악마가 있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를 눈치 채고 피한 것 같다.
혹시 모르니 진저웨일을 빌려주겠다.

즉, 샨디는 이 악마가 고위 악마라는 것만 알 뿐,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는 뜻이죠.
한마디로, 샨디는 이 고위 악마를 살아 생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가지는 않은 것 보면, 그렇게 강한 녀석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죠.
(광기 군단장 때는 직접 흑장미 교회당에 찾아가서 쿠크세이튼과 싸운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에요.)

(참고로, 샨디가 데런 아만을 두고 고위 악마라고 부르진 않았을 거예요. 아만의 모든 걸 아니까요.
그리고 앞서 여러 번 말씀 드렸듯 고위 악마가 아만이라고 하면.... 설명 불가한 사항이 너무 많아요.)


둘째로,
이 고위 악마는 자신의 정체를, 행보를 숨기려 한다.
그렇기에 잡몹 악마로 유도함과 동시에 블러핑을 한 것입니다.

아까 위에서 잡몹 악마를 사용한 이유를 후술한다고 했었죠.
잡몹 악마가 아만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고위 악마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유도 용도이자, 경우의 수를 대비해 블러핑 용도로 사용하고자 잡몹 악마를 사용한 것이죠.

그리고... 굉장히 잘 숨겼는지 이 퀘스트 이후로 이 고위 악마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나오지 않습니다.

셋째로,
시체를 노리는 특이한 악마다.
지금까지 시체를 사용하는 고위 악마는 단 하나.
질병군단장 일리아칸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 고위 악마가 일리아칸이라면,
샨디가 바로 눈치챘을 것이고, 스스로 스틱시아 마을으로 향했을 것이죠.

하지만 샨디는 정체를 모르는 듯 했고, 스틱시아 마을로 향하지도 않았다.
이 말은 고위 악마가 일리아칸이 아니라는 뜻이며, 지금껏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악마임을 뜻하죠.
(플랜B가 실재하고 가능하다는 전제)

3-1번째라고 할까요?
거기에 예쁜 여자 시체를 노렸죠. (하하!)

넷째물밑에서 아만과 무언가를 꾸미려 했다는 것.
아만과 몰래 만나 무언가를 꾸미려 했죠.
이는 뒤에서 뭔가를 꾸미는 음흉한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에요.


이제...
감이 오시나요?

샨디가 만난 적 없고, 약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와 행보를 숨기려 하는 자,
그러면서 일리아칸이 아님에도 시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타입의 악마,
유독 예쁜 여자 시체를 노렸고,
뒤에서 뭔가를 꾸미는 음흉한 성격의 소유자.

그렇습니다.



이 고위 악마의 이름은 '에키드나'.
(前)욕망군단장입니다.

에키드나.
음흉하게도 카제로스와 아브렐슈드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무언가를 꾸민 전적이 있죠.
그리고 그로 인해 처치 당해 사슬 전쟁에도 참여한 적이 없죠.
그렇기에 샨디는 에키드나를 만난 적이 없기에 고위 악마라는 것만 추측할 수 있었을 뿐이며,
자신의 힘을 숨기고 혹은 잃고, 죽은 척하고 있었기에 샨디가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아만에게 큰 부상을 입은 것도 이렇게 약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에요.)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있고,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들켜서는 안되기에
자신의 행보와 정체를 숨기려고 한 것이며,
(어쩌면 다르키엘과 같이 활동하는 것도 이 일환일지도 모르죠.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행동하기 쉬워지니까요.)

플랜B가 실재하고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일리아칸이 아님에도 시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아직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존재죠.

그리고 유독 예쁜 여자를 노렸다는 점 또한 욕망군단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이에요.

납득 되지 않으신가요?

후후 어쨌든,
이 제 추측대로라면 그동안 기존 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했던, 퀘스트의 모든 장치들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 타임라인이죠.
각 막대 사이의 길이는 대충 한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아, 글자 겹치네! 좀 더 떼야겠다." 이런 식으로 위치가 계속 바뀐 것이거든요.)

이것으로 여명 퀘스트, 그 안에 숨겨져 있던 고위 악마의 정체에 대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욕설, 공격적인 말투, 비난 등의 댓글은 자제, 지양해주세요.
마음이 정말 아프답니다...

p.s.2. 설사 이 글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비아냥 같은 건 안돼요! 그런 건 너무 가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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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입니다.

어떠신가요?
이번 글도 재미있으셨나요?

물론...
곧 에키드나가 업데이트 되죠.

이 글의 유통기한은 정말 짧은 편이네요.
아니 어쩌면 역대 글 중에 가장 짧을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 글은 혼자 큰 착각을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에키드나가 아니라 또 별개의 인물일지도 모르고요.)
어쨌든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 연구인 것은 틀림 없겠죠.

하...
연속해서 트리비아를 여러 개 쓰려니 굉장히 힘드네요.

몇 주 째 숙제도 못 하고 이 얼마나 큰 로손실인지!

그런데 심지어 이거 쓰고 난 뒤에 며칠 뒤에 또 쿠르잔 열리니까요?
쿠르잔 열리면 또 바로 당일에 스토리 다 밀고 생활 지도도 만들어야 하고요.

그래도...
이번 주까지만 고생하면 이제 한동안은 편해질 것이라 생각되니 다행이에요...

아아, 방금 직전 트리비아 14탄이 관리자 인증글에 올라갔음을 확인했습니다.
와,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모두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트리비아 14탄은 삼추 제도가 사라진 뒤 처음 올린 트리비아이기에 겁을 많이 먹었답니다.
그대로 묻히는 거 아닌가 하고...


정말 글 쓰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가장 두려운 건 연구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가 묻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정말 감사드려요.


p.s.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네이버에 '로스트아크' 라고 치면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는 안 나오고 '로아와' 가 나오고,
'로아와' 를 치면 로스트아크 공식 홈페이지가 나오는 건 대체 왜일까요?
가끔씩 잘못 눌러서 '아...' 하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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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의 PorziaFabbri의 공략글.


https://www.inven.co.kr/board/lostark/4821/7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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