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깐부 아르카나

 실제 30년 깐부입니다. 게임이 새로 나오면 같이 하자고 끌어들인 다음 자기만 홀라당 접는 짓을 반복하지요. 2018년 11월 꼬드김에 넘어가 바드를 만들었습니다. 친구는 예상대로 한 달만에 접고 저는 기나긴 시즌 1의 암흑기를  보내며 끊임없는 바드의 너프 역사와 함께 했습니다. 이 인간은 새로 직업 나올 때마다 복귀해서 제가 피땀 흘려 번 골드로 아바타 쇼핑을 한 뒤 도로 접습니다. 썩을 놈.

2대 깐부 기공사

 소규모 길드 길드장이었습니다. 레이드하다 주워져서 길드 가입하고 원기옥 한방 딜타임에 맞춰서 3버블 용맹쓰는 법을 배웠습니다.(그 때는 용맹 공격력 버프가 무시무시한 수준이라 모든 가디언이 원기옥 한방 컷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지만 길드원들의 게임 온도 차이(서폿과 딜러의 괴리감)로 인해 길드는 시즌 1 말기에 해산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다들 그립읍니다 ㅠㅠ

3대 깐부 스트라이커

 한 때 랭킹 10위까지 올랐던 억대 딜러입니다. 시즌 2 시작되고 저는 반 년간 야생서폿으로 살아가다 또 다시 주워져서 지금의 길드에 몸을 담게됩니다. 길드 짜투리 멤버로 트라이공팟에서 찌질대고 있었는데 길마가 그를 짝지어주었고 같이 쿠크세이튼 트라이하며 매주 수요일을 함께 했습니다. 딜뽕에 환장한 승부사 타입이라 크리가 안 뜨면 쌍욕하는 것만 빼고는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일리아칸 나온 뒤로 현생에 허덕이다 게임을 접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아바타까지 선물하면서 그의 마음을 돌이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3.5대 깐?부 바드

 길드 창립멤버? 저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려 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된 것은 없습니다. (바드는 당넹영체를 써야 한다느니 런칭 아바타가 교복이라느니...) 바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지만 곧 소서리스 키우더니 또 접고 복귀하고 접고 복귀하는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막상 남들에게 권유하던 런칭 아바타도 본인은 안 입고 다닙니다. 저는 항상 입고 다니는데.

4대 깐부 배틀마스터

 시즌 1에 접고 작년에 복귀한 냉동모코코였는데 길드마스터가 알선해줘서 3대 깐부 쿠크파티에 들어왔습니다. 게임 시스템 자체를 연구하는 탐험가 기질이 심해서 각종 편법으로 상상도 못할 공략을 진행하는 사람입니다. 딜러를 할 때는 양처럼 순하던 사람이 바드를 경험해보더니 뱀처럼 독살스러운 교관이 되었습니다. 일리아칸 공팟에 저를 끌고 쌍 서폿으로 다니며 혹독한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딜타임에 버프가 안 들어가거나 기믹타임에 버프를 넣으면 기관총 같은 잔소리가 쏟아집니다. 요새는 제가 도망다니는 중.

5대 깐부 인파이터

 길드 내 아웃사이더로 혼자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제가 권유해서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딜러만 키우는데 저는 서폿만 키워서 나름 공생관계를 맺은 셈입니다. 부캐를 키우면 보통은 여러 직업을 하나씩 키우던데 특이하게 이 사람은 한 직업을 여러개 키우더군요. 그것도 충단 인파는 안 키우고 체술 인파만. 길드원들이 고효율 쌀먹이라고 욕합니다. 쿠크 카양겔 시절 컨트롤이 별로라 초반 기믹부터 죽던 사람이 상아탑 나오고 나서 잠재력이 폭발, 혼자서 쓸고 다닙니다. 아쉬운 건 자리비움 시간이 길어서 레이드 일정이 불규칙하다는 점입니다.

쓰고보니 깐부 숫자가 너무 적네요. 4년 동안 5명이라니 나 뭐하고 산 거지... 글 알맹이가 부실한 관계로 뭐라도 더 써야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여기서부터 쓸데없는 소리ㅡㅡㅡㅡㅡㅡ

 요새 게임을 접어야하나 고민입니다...

 저는 숙련팟은 잘 안가고 트라이팟 반숙팟을 주로 다닙니다. 컨트롤이 아쉽고 스펙도 애매해서이지만 사실 랏폿방의 구원자가 되고 싶어서... ㅎㅎ... 주변사람들은 시간 아깝게 무슨 짓이냐고 하지만요;; 딜러들은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빨리 성장하고 빨리 강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저의 실력이 형편없어서 레이드 갈 때마다 조력자만 뜨니까 길드원들이 조언을 해줍니다... 스킬도 바꾸고 딜러 사이클에 맞춰 버프를 줘라... 카드작도 하고 도레도비스도 다녀라... 그런데 안 하던 것을 하려니 손가락이 꼬이고...게임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현생이 버거워지고... 조언대로 하지 않으니까 길드원들이 봤을 때는 열심히 알려줬더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길드원의 권유(서포팅을 제대로 하려면 딜러를 키워봐야한다)로 딜러 하나 키웠다가 저레벨에서 힘들어서 도저히 못 키우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다들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왜 그거 하나 못 키우냐고...

 요새 운동 안하고 게임만 하다보니 몸무게가 3킬로나 늘어나고 뱃살이 쪄서 벨트구멍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손바닥만한 노트북 화면으로 게임을 하려니 시력이 말도 못하게 악화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안 아픈데가 없습니다. 몸이 걸레짝인데 길드원들에게 한 마디씩 들으니 게임할 의지마저 꺾이네요... 풀썩...

 시작은 역대 깐부들 소개였는데 마지막은 추레한 중년의 하소연이었네요. 위로 받고 싶어서 쓸데없이 주절주절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그냥 어딘가에 속마음을 풀어놓고 싶어서 썼습니다. 마땅한 장소가 여기밖에 없네요. 시간 뺏어드려 죄송합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