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서의 공간의 특징은 맵이 여러 구간별로 분절되어 있는 구조라는 겁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맛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기계적이다? 단조롭다?는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이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자체적으로 살아숨쉬고 있는 미지의 영역을 탐사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모든 게 정해진 새장 안에 있는 화려한 폴리곤 숲들을 돌아다닌다는 느낌이 강하다고나 할까?

특히 맵이 TAB키를 누르면 모든 동선들과 지역 위치들을 보여준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아직 미탐사한 지역은 기록이 안 되어 있거나 뿌옇게 가려져 있다가 플레이어가 해당 지역을 가봐야지만 서서히 그 지형과 구조가 드러나는 형식을 바꾸면 어떨까요? 이미 다 드러나 있기에 맵이 한정적으로 느껴지고 좁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여튼 경직된 제한적인 느낌이 좀 있고 이게 게임 세계관으로의 몰입을 좀 방해하기도 하는 맛입니다. 로스트아크가 GTA5 같은 오픈월드는 아닐지라도 최소의 정보를 주면 오픈월드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린 영역은 유저들이 상상력으로 채워넣거든요. (미지의 영역을 하나하나 밝혀가는 과정에서 유저들은 세계가 확장된다는 인상을 받으니까요.)

음... 그리고 세계를 더욱 역동적으로 살아있게 만들려면 날씨 변화나 시간에 따른 낮과 밤이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 나아가 또 한가지 로스트아크에서의 맵들이 경직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은 퀘스트 진행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각 지역들의 분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흑장미 교회당은 언제나 가도 침울한 브금이 깔려 있으며 사람들이 울고 있고 항상 어두운 밤입니다. 시간이 멈춰있는 느낌이랄까?
퀘스트를 밀 때는 적합한 분위기이지만 각 맵들이 가진 분위기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때 그 분위기 그대로이고 npc들도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한탄을 내뱉고 았습니다. 물론... 온라인 rpg라 어쩔 수 없다 쳐도 이런 요소들이 로스트아크의 세계에 생동감, 통일감을 해치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지역들 간의 연속성, 통일감이 있는 오픈월드이겠지만 이는 어려울 것 같고 음... 소소한 것들만 보조해줘도 훨씬 세계가 살아숨쉬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맵들은 퀘스트를 밀 때만 살아있는, 한 번만 쓰고 버려지는 1회용 느낌이 많이 난다고 해야 할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