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2018 오픈베타때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잠깐 접었다가 지금까지 해온 사람임.

오래 한만큼 말을 길게 쓰면 한도끝도 없을 것 같으니 요점정리로 다가 조목조목 짧게 쓸것임
당연 조목조목 설명을 못하는만큼 오해의 소지가 있겠으나
다만 애정을 가지고 수년간 해온 게임이니 나중에는 더 발전되어있길 바라며 남김

 - 요점 : 개인적으로 로아가 다배럭 권장 시스템인 것이 불만족스럽고,
            기존의 직업들 개선 안되서 밸런스 개판인데 
            엔드컨턴츠의 장벽은 점점 더 괴랄해지는 게 마음에 안듬.
             그래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방향으로 적어봄


1. 이대로는 개발진이 말하는 PVP 죽었다 깨어나도 못살림
 - 다배럭 권장하는 게임에서 지금 1년에 신규캐릭이 3개쯤 출시되는데
   신규캐릭의 출시는 물론 유저뿐만 아니라 인게임 경제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신규캐릭을 이렇게 자주 출시하고 기존 캐릭터의 개선이나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게임이
   PVP를 만들어도 밸런스 개판될 게 뻔함. 물론 지금도 그럼

2. 변화해가는 인게임 피로도를 개발진이 생각하지 않음
 - 2023년 3월 기준 유저들이 게임에 투자대비 성장속도가 2021년 기준 속도에 비해 현저히 느림
   구구절절 설명하기 힘드나 수많은 이유들로 굉장히 더뎌졌으며, 더뎌진만큼 들여야 되는 시간도
   늘어났고, 그거 하다보니 내실 뭐 재밌게 만들어 놨다는 데 그거 할 시간에 레이드 골드 못빼면
   성장이 안됨. 컨텐츠 재밌게 만들어놨다는데 못하겠음

3. 직업군은 늘어나는데 특색은 늘어나질 못함
 - 극치, 극신, 치신반반, 극특, 특+@ /  사멸, 타대
   솔직히 이렇게 써놨지만 결국 느리고 극딜이냐, 빠르고 지속딜이냐 차이에 포지션 차이지
   플레이 스타일은 나름대로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타이밍 잡아서 두드려 패기임 
   정말 로아가 자신있다는 주력컨텐츠에서 한다는 게 고작 6~7개 남짓한 기믹들을 제외하면
   뚜드려패는 건데 그 기믹들도 거의 대부분은 뚜드려패는 것 또는 배템 1번~4번 눌러서 넘기게 됨
   결국 직업군은 계속 늘어날텐데 스킬 이펙트나 좀 다르고 딜사이클이 다르지 뚜드려패는 건 매한가지임

4. 언젠가는 직업군이 아니라, 역할군이 늘어나는 게임이 되길
 - 지금 컨텐츠가 점점 하드해지면서, 발탄 비아키스 쿠크때는 잘 즐기던 주변 지인들이 아브렐부터 떨어져나가기
시작하더니 몇명 남아있던 나머지들도 상아탑 뛰더니 죄다 접음. 누군가는 게임을 잘하고 스펙업도 하드하게 하기 때문에 돈을 쓰든 시간을 쓰든 하드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을지 몰라도,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상아탑으로 갈수록 컨텐츠는 과거 발탄이 최고 하드한 컨텐츠였던 시절보다 난이도가 높아졌음. 그만큼 허들이 생겼다는 건데, 
이 허들 때문에 남들보다 레이드 적응력이 늦은 유저들이 고통을 많이 받고 있음. 돈을 써서 올라왔는데
기존에 하브렐, 하칸, 카양겔 매일매일 6캐릭씩 돌면서 씹어먹던 유저들에 비해서 숙련도가 낮으니까 자기 때문에
자꾸 파티 터지고 어디선 욕도먹고 레이드 무서워서 겜 접음.
 못하는 놈 꺼져라 욕할 게 아니라 같이 재미있을 수 있는 레이드를 생각해봐야하지 않나?

 예를 들어 옛날 RPG 레이드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탱을 본다'라는 개념이 있었음. 이거는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탱커가 우직하게 맞아주는 역할로도 수행할 수 있었지만 전사 포지션의 캐릭터가 정면에서 공격을 막거나 피하거나 흡수하거나 반격하는 등 각종 스킬들의 조합으로 피해를 무력화하면서 보스의 공격을 받아냈음. 이게 보스의 패턴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조모션부터 다 학습해야 되고, 보스에게 위협적인 딜이 들어가는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보스가 먼저 타겟팅을 하는 시스템 때문에 강하면서 잘해야했음. 

 그러니까 같은 컨텐츠를 하더라도 누군가는 겁나 잘해야했고, 누군가는 조금 덜 잘했어도 같이 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는 거임. 이거는 안보이는 곳에서 혼자 프로켈 잘 때려잡는 느낌이랑은 완전히 다름. 모두가 보는 앞에서
탱킹을 잘하는 유저 하나 덕분에 어그로가 다른 곳으로 안 튀어서 퓨어딜러들이 안정적으로 딜을 뽑을수가 있고
덕분에 퓨어딜러 및 보조딜러, 서포터군이 각종 다양한 기믹들을 처리하게 됨. 당연 딜과 패턴이 지속되는 중에
기믹수행을 해야되고(딜컷해야되고 기믹하라고 딜 감소되서 모두가 유격처럼 기믹에만 집중해야되는 시스템에 비해 긴장도와 빠져드는 정도가 다름)  그걸 레이드 하는 내내 모두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다 끝나고 나서
MVP창 보고 이런 거 할 필요가 없었음. 진짜 하는 내내 누가 잘해서 누가 제 역할을 잘 하니까 깨고 있는지
보였으니까. 근데 로아는 그냥 뚜드려패는 것밖에 없으니까 누가 잘했는지 결국 잔혈이 떠야 그걸 알 수 있고,
궁여지책으로 메달 이런 거 넣은 모양인데 안타깝지만 옛날에 RPG들이 내가 캐리했다, 내가 이 레이드에서
무슨 역할을 해서 이 파티가 보스를 끝내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성취감에 쥐뿔도 못 미친다고 생각함

솔직히 레이드 터질 때 다들 이런 상황 많이 맞이했을꺼임
"뭔데? 왜 터진건데?"

누가 뭘 어떻게 했는지 시각적으로 보이지도 않고 기믹들 자체가 유격이니까 다들 해야하는 일이 비슷하고
신경도 안쓰고 딜 넣다가 다른데서 실수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터지고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 눈치보고
커버할 수 있는 그런 기믹도 아니고....

5. 잘하는 거에 집중했으면

 다른 사람들은 마녀의 집 이런 거 재밌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진짜 별로였음. 모코코들 귀여운 건 귀여운 건데 나는 애초에 이런 저런 종합적으로 게임을 많이 해봤던 사람인지라 횡스크롤 게임도 정말 많이 해봤었음
솔직히 스팀에서 만원 이하로 구매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횡스크롤 게임의 재미에 반도 못미침....
AOS 모드 나온다고 하는데 처음엔 다들 우와 우와 했지만 글쎄? 해외에서도 이미 롤 있는데 AOS 좋아하는 사람들은 롤을 하겠지 로아에 AOS있다고 하러 올 사람이 없을 것이며, 컨텐츠 자체에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고 나 또한 그럼.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응원받아야 할 일이지만, 그것을 게임의 세계관과 완전히 단절되어야 하는 곳에서 구현을 할 게 아니라, 로아가 흥하게 된 원동력이었던 레이드에서 그런 다양한 시도들을 계속하는 게 어떨까? 레이드 난이도 올린다고 기믹 수준을 유격난이도로 만들거나, 보스 딜을 괴랄하게 올리거나 맨날 장판만 나오고 그런 거 말고, 이번에 한 것처럼, 라카이서스 구속구 같은 것들 말임. 구속구는 정말 신박했고 새로운 장치로써 라카이서스의 재미를 올렸음. 괴랄한 딜과 맨날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바닥에서 터지는 장판말고, 이런 신박한 개념들이 1, 3, 4관에 추가됐었다면 내 기준에서는 훨씬 더 흥미로운 레이드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함.


(그런데 리니지 나오고 떼돈 버니까 너나 나나 떼쟁 게임 만들고 이런 기가막힌 레이드를 개발하는 RPG들이 사라지면서 명맥이 끊겨버렸음. 아마 지금 20대 초중반들은 구경도 못해봤을 꺼고 20대 후반도 이게임 저게임 관심있는 사람아니라면 이런 레이드 체험 안 해봤을 가능성이 높음)

 내 주변에 로악귀들은 이런 말 하면 반박도 많이해서 이렇게 글 다 줄여가지고 쓰면 미처 다 설명 못한 부분 때문에 오해도 있고 내가 봐도 공격받을 부분이 보이지만, 로스트아크 개발진이라면 위에 주장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거라고 생각하고 설령 저렇게 안된다고 해도,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저런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씀.

 부디 더 좋은 게임이 되어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