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결국 즐기려고 하는 게 1순위인데, 요즘 보면 “낙공 90 미만이면 게임 접어야 한다”, “DPS 몇 억도 못 뽑으면 사람이 아니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

물론 낙공 90 미만이면 게임을 잘하는 편은 아니고, 객관적으로 보면 하위 25% 미만임.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게임을 접어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함.

사람마다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다르고, 재능도 다르고, 게임을 잘하고 싶어 하는 정도도 다름.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겨우 게임 하나 때문에 몇 시간, 몇십 시간을 투자해서 다른 고수들의 플레이 영상을 분석하고, 자기 플레이를 녹화해서 아쉬운 점을 피드백하고, 짤패턴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전조를 외우고, 트리시온에 몇 시간씩 틀어박혀 사이클을 연습하는 것까지 해야 한다면, 과연 그 게임이 뉴비를 받을 수 있는 게임인가 싶음.

애초에 전재학이 말랑말랑 프로젝트인지 뭔지를 통해 게임을 점점 가볍게 만들어가고 있는 추세고, 시즌 2와 비교해도 일부 예외적인 직업이나 콘텐츠를 제외하면 직업 난이도, 레이드 난이도, 피로도 모두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함.

그런데 정작 유저들이 나서서 “이 게임은 이렇게 해야 한다”, “이 정도는 기본이다”라고 기준을 계속 높여버리면서, 게임을 피곤하고 딱딱하게 만들어버리는 건 이해가 안 됨.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만큼 노력해서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즐기면 됨. 하지만 그 기준을 게임을 가볍게 즐기려는 사람들에게까지 강요할 필요는 없음.

게임을 접어야 할 사람은 게임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만드는 사람들임.

게임은 쉬는 공간이어야지, 또 하나의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공간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