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0년 전 유가족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를 잊었습니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의 4월 방송을 사실상 불방시킨 KBS를 찾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2014년 KBS 당시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에 비유한 것이 이번 다큐멘터리 불방 결정과 묘하게 닮았다"고 지적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 293개 단체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예정대로 4월에 방영하고 앞서 불방 결정을 내린 이제원 제작1본부장과 박민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 언론, 시민단체 등 30여 명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KBS 규탄한다', '세월호 지우기 낙하산 박민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 사장의 면담을 거듭 요청했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단원고 2학년 9반 고 진윤희양 어머니)은 "10년 전 KBS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수를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빗대어 막말 한 것에 대해 길환영 당시 사장이 머리 숙여 사과한 것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한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원 본부장과 박민 사장은 당시 KBS가 약속한 공정보도를 망각하고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을 총선과 연결지어 무산시켰다. 절대 아물지 않을 유가족들의 상처에 다시 한번 굵은 소금을 뿌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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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와 다큐인사이트 제작진 등에 따르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오는 4월 18일 방영하기로 한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대형 참사 생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관련 시리즈'로 바꿔 6월 이후 방송하라고 지시했다. 22대 총선은 4월 10일이고, 기존 방송 예정일은 총선 8일 뒤인 4월 18일이었다.

이에 제작진이 항의했으나 KBS는 '4월 방영 불가'를 고수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다고 밝힌 세월호 단원고 생존자도 지난 1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미 촬영에 들어가 절반을 찍었고 10주기가 아니면 방송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의미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며 방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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