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연재하는 가벼운 고찰 시리즈 8번째입니다.

말투는 항상 그렇듯이 독백 형식으로

쓰기 귀찮으니까 탱크 명칭은 그냥 4502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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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4502A
독일 8티 헤비 Vk4502A

마우스를 타기 위해 거쳐가는 탱크 중 8티어 탱크이다.

필자의 경우, 월탱을 처음 할 때 인벤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알기 위해 여기저기를 뒤적였는데,

그중 하나가 전 티어인 티거포르쉐, 속칭 뽀르노 티거는 매우 명품이며, 그 다음 트리인

4502는 지뢰급이라는 말이 많았다.

실제 전차분석게시판에서 보았을 때도, 뽀르노티거는 꽤나 괜찮은 탱크로 묘사되어 있지만, 4502는 썩 좋지 않은

탱크로 묘사되 있다. 

이때 당시, 필자는 첫 10티어이자 현재 주력 탱크인 오공맘을 뽑은 상태였는데, 성적이 너무너무 안나오는 상태.

뭐 700판을 탔는데 승률이 44퍼쯤 이었으니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혹시 내가 미듐에 적성이 없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따라 원래 목적이었던 마우스 트리를 다시금 파기

시작한 계기가 되어 뽀르노티거를 열심히 굴린 후, 4502를 뽑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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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태에서 굴린 4502는, 예상외로 필자의 성격과 잘 맞는 탱크였다.

인벤 정보나, 게임안에서 4502 전차정보를 보면, 이 탱크는 헤비의 기본 임무를 수행 할 수 없는 전차다.

전티어인 뽀르노티거는, 최소한 전면장갑두께 만큼은 마우스 급이었다. 물론 경사나 이런걸 고려하면 상대가 되진 

않지만 수치상으로 전면장갑만큼은 어딜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인 것이다.

근데 이녀석은 티어업을 했는데 장갑이 팍 떨어진다. 장갑이 떨어진 대신 경사가 있기 때문에 수치상의 방어력

보다는 좀더 높은 수준의 방어력을 갖고 있긴 하겠지만,

동티어 전차들에게 뻥뻥 뚫리는, 실질적으로 유리몸이나 다름없는 탱크였다.


그런데 이녀석, 생긴건 동글동글한 주제에 꽤나 민첩하다. 미듐스럽진 않지만, 헤비로써 상당히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

체감적으로라면, 7티 미듐 판터정도의 기동력을 갖고 있던 것 같다. 물론 최고속력이야 떨어지겠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육중한 몸매인데 움직임이 생각보다 빠르고 민첩하다보니, 마치 물찬제비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이러다보니까, 아이러니하게도 4502는 자신이 최고탑인 8탑이 아닌, 고티어전, 9티어나 10티어에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전차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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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시기에 필자의 실력은 늅미터 기준, below average 였었다. 평균 이하란 뜻

이 상황에서도 4502는 의외의 성능을 보여주며, 필자의 승률을 책임져 주는 탱크였다.

뭐 마우스를 뽑기 직전엔 경험치 빨리 얻는다고 냅다 던져버리는 플레이로 일관했긴 하지만,

최소한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먹은 상태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능력을 보여준 탱크


당연히 지금 몰게 되면 예전보다야 훨씬 잘 몰겠지만, 굳이 그렇게 까지 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이 탱크 자체야 나름 매력적인 탱크라고 생각하지만, 적당히 튼튼하면서 기동 좋고 명중 좋은 스타일은

독일 중형으로 충분히 경험한 재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우스 트리를 처음으로 타고, 이 탱크르 처음 타는 유저라면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체감적 성능이 뽀르노 티거가 더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4502가 더 즐겁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경쾌하니까. 뽀르노티거는 육중육중, 느릿느릿, 몸빵은 내게 맡겨라, 하는 느낌이었다면,

이 탱크는 그런 몸빵용 탱크 바로 옆에서, 같이 싸워주는 보조 형식의 탱크.


그 때는 헤비니까 단순하게 헤비라인으로만 가는 플레이로 일관하였는데,

지금 다시 몰라고 하면 그런 플레이보다는 오히려 미듐들과 보조를 맞춰서 일점 돌파하는게 훨씬 좋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1선 보조, 미듐 보조, 보조용 탱크라고 보면 될듯.


그러나 그 '보조'라는 형식의 플레이가 필자에겐 잘 맞았던 듯하다. 

방어력은 허접하지만, 체력은 8티 헤비급이다. 따라서 아군 1선의 헤비들의 체력이 떨어졌다 싶으면 과감히 맞아주는

방법도 아주 좋은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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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1. 이 탱크는 동티어 싸움보다는 고티어 싸움에서 잠재력을 보여주는 탱크.

2. 헤비보조, 미듐보조, 이것은 동티어 전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1선에서 탱킹할 여력은 없는 탱크.

아무리 티타임, 역티타임을 줘도 다 뚫리는 허접한 장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아예 숨어있다가

공세시에 한번에 밀고 나가는 전차

3. 이 탱크에 적응하다가 9티어 4502b를 몰게 되는 순간, 그 유저는 다시금 멘붕에 빠질 것이다. 경쾌함은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왠 돼지 한마리가 그곳에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