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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론 고어핀드는 한번쯤 재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어둠땅 설정이 공개되고 나서 다시생각해보면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거든요.

아직 알려진건 없지만
제 생각에 간수가 아제로스 역사에 제일 처음 직접관여한 사건이 고어핀드의 탄생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그래서 어둠땅을 하다보면 언젠가 고어핀드의 흔적이나 고어핀드 본인을 만나게 될것 같습니다.

[생전의 흔적]



고어핀드의 본명은 테론고르입니다.
넬쥴이 지휘하던 어둠달부족의 젊은 주술사였습니다.

테론고르는 뛰어난 주술사였지만, 그렇다고 넬쥴이나 굴단처럼 네임드급은 아니었습니다.

굴단이 킬제덴과 계약을 맺은뒤 제일 먼저 수하로 삼은 주술사가 테론고르입니다.
테론고르는 넬쥴을 배신하고 굴단의 편에 붙어 오크 주술사중 처음으로 지옥마법을 배웁니다.

이후 초갈과 함께 굴단의 최측근으로 활약합니다.

드레노어 전쟁 당시 대표적인 활약은 이런게 있습니다

드레나이 성지인 카라보르 사원(검은 사원)으로 쳐들어가서 드레나이 대학살극을 벌인 일
샤트라스 공성전에서 호드를 이끌고 샤트라스를 함락시킨 일
이후 아킨둔으로 도주하는 드레나이를 추격하여 아킨둔을 포위한 일

이어서 아킨둔에서 농성하는 드레나이를 몰살시키기 위해 고위 악마를 소환하려다
실수로 울림을 소환하는 트롤링도 한번 하고요...

이후에 굴단을 따라 어둠의문을 넘어서 아제로스 침공(1차 대전쟁) 당시 굴단의 바로 옆에서 활약했고
굴단이 메디브와 연결되어있는 동안 메디브가 사망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자,
어둠의 의회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그림 둠해머가 블랙핸드를 살해하고
가로나를 고문해서 어둠의 의회의 위치를 알아낸 다음, 의회를 급습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당시 의회에 있던 테론고르도 둠해머의 일격을 맞고 사망합니다.

그게 테론고르의 생애 끝...


[부활]

테론고르의 활약은 사실 죽고나서부터 시작됩니다. 
죽고나서부터 뭔가 엄청 달라집니다. 

굴단이 장기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둠해머가 대족장이 되어있고 
자기 최측근들이 다 학살당한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둠해머에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강력한 전쟁도구들을 만들어줄테니
자기 목숨을 살려달라고 제안합니다.
둠해머는 키린토 마법사들을 상대할 힘이 필요했기 때문에 굴단의 제의를 수락하고요

혼수상태에서 누구를 만난건진 몰라도 굴단은 갑자기 데스나이트를 만드는 방법을 깨우칩니다.
그래서 죽은 인간기사들의 몸에 어둠의의회 흑마법사들의 영혼을 집어넣겠다는 발상을 하게돼요

처음에는 잘 안되다가 휘하 흑마법사들을 희생해 그들의 심장을 매개체로 사용하니 
마침내 성공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처음 눈을 뜬 데스나이트(죽음의기사)가 바로 테론고르, 테론 고어핀드였습니다.


[의문점 1: 전투력]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부활한 테론고어핀드는 생전과 엄청 달라집니다.
제일 먼저 달라진건 바로 '힘', 즉 전투력이었습니다.

기껏해야 어둠의 의회 소속 흑마법사로, 둠해머의 일격에 골로간 과거와는 달리
죽음의기사가된 고어핀드는 엄청난 전투력을 선보입니다.



2차 대전쟁에서는 홀로 카드가를 상대한적도 있으며
호드가 아제로스에서 패배한 이후에는 드레노어로 돌아갔는데, 
나중에 차원문을 열기 위한 유물들을 모으기위해 아제로스로 돌아왔습니다.

달라란의 눈을 훔치기위해 소수의 부대를 이끌고 보라빛 요새에 쳐들어가서 달라란의 눈을 훔친데 이어
당대 최고의 마법사들인 안토다니스, 크라서스, 캘타스, 사테라의 추격을 받았음에도
사테라를 죽이고는 데스윙의 등에 올라타고 유유히 달라란을 빠져나오는 괴력을 선보입니다.
달라란을 떠나면서 "달라란의 눈 값이다"라며 쿨하게 분수대에 동전하나 적선하고 가는 여유까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을까요?

[의문점 2: 금단의 지식]

또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2차 대전쟁에서 호드가 패배한 후, 테론고어핀드는 휘하 죽음의기사들을 이끌고 어둠의문을 넘어갑니다.
그리고 실각한 넬쥴을 찾아가죠. (본인이 배신한 과거 부족장을...)

당시 드레노어는 지옥마법의 폐해로 인해 병들어가고 있었는데,
호드를 살리려면 "차원문을 열어 다른 세계로 넘어가야한다"라는 주장을 폅니다.
게다가 한술 더떠서 "차원문을 열려면, 아제로스에 보관되어있는 메디브의 책과 달라란의 눈이 필요하다"
라고 필요한 아이템들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웃기는건 이 수준의 지식은 생전의 테론고르를 아득히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건데요...

굴단조차도 차원문을 여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뒤틀린 황천을 배회하다가 메디브를 만나서, 메디브가 알려주는대로 어둠의 문을 열었던건데요.
그나마도 역대 최강의 마법사 2명이 힘을 합쳐서 간신히 열었던거거든요..

근데 테론고어핀드는 "자기가 가본적도 없는 다른세계로 통하는 차원문을"
그것도 한두개도 아니고 "여러개" 여는 방법을 "이미 알고있었다" 라는 설정이 되는데요.

죽고나서 누가 알려준게 아닌이상 이럴 수가 있나 싶습니다.


[의문점 3: 굴단을 배신하다]

이게 제일 이상한 부분입니다.

굴단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둠해머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테론고어핀드를 살려내고 난 다음의 이야기인데요
굴단이 처음에는 호드에 협력하는 척하다가, 나중에 배신을 합니다.

자기를 따르는 무리를 이끌고 호드를 이탈하여 부서진 섬으로 향하는데,
이 때 목적은 살게라스의 무덤을 찾아서 그 힘을 얻으려는 거였습니다.
참고로 이때, 잔존한 어둠의 의회는 다 굴단을 따라갑니다.

굴단은 그들을 '폭풍약탈자부족'이라고 이름지었구요.
(영어로는 Stormreaver clan. 어째서인지 한글로 바꾸니 이름이 허접해보이는...)

근데 웃긴건, 정작 굴단의 최측근이자 굴단이 제일 아끼던 부하인 테론고어핀드는 굴단을 안따라갑니다.
그리고 고어핀드 휘하 죽음의기사들도 하나도 안따라갑니다.

대신에 "우리는 호드에 충성을 바친다"는 되도않는 소리를 하며 호드에 남는데요.

더 어이없는건, 이때 호드의 대족장이 둠해머라는 겁니다.
둠해머는 생전의 테론 고어핀드(테론고르)를 죽인 장본인이에요.

게다가, 자기를 죽인 둠해머 곁에 남을 정도로 호드에 강한 충성심을 보였다는 놈들이
정작 2차 대전쟁 말기에 호드가 패배하니까 제일 먼저 어둠의 문으로 도망가서는
드레노어로 돌아가 넬쥴에게 붙습니다.

그러고는 자기가 한때 배신했던 부족장이었던 넬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넬쥴을 설득해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차원문을 열게끔 만듭니다.


[의문점 4: 그의 죽음]

고어핀드가 넬쥴을 설득해서 차원문 오픈 플랜을 실행한뒤,
갖은 고생 끝에 달라란의 눈과 메디브의 책을 얻고 드레노어에 돌아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검은 사원에서 넬쥴이 의식을 시작하며 여러개의 차원문을 여는데요
(이때 차원문들이 개방되면서 드레노어가 박살이나고 현재의 아웃랜드가 됩니다.)

또 웃기는건, 그 고생을해서 드레노어에 돌아와
마침내 목표했던 차원문을 개방하고는, 정작 테론 고어핀드는 차원문에 들어가지 않고 
그를 쫓아 어둠의 문을 넘어온 얼라이언스와 싸우다가
투랄리온이 휘두른 빛의 망치에 맞더니 온몸이 타들어가며 죽습니다.
(빛에 닿으면 온몸이 타들어가며 재가되는...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 아닙니까?)

달라란을 뒤흔들어 놓은 그 전투력의 고어핀드가 맞는지 의심될정도로 허무한 죽음이었죠.
마치 "나는 할일을 다했다"라는 듯이...

물론, 이때 죽은건 아닙니다. 
망치에 맞는 순간 고어핀드의 영혼이 빠져나갔다고 서사가 되어있고,
이후 불성에서 플레이어들의 트롤링으로 부활한뒤 검은사원에 들어가고
플레이어들에게 죽는데, 그때도 결국 영혼이 빠져나가면서
"또다시 운명의 수레바퀴가 도는구나"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와우의 세계에서 사라지죠. (드군 제외)

검은 사원의 고어핀드를 만나보면 "나는 셀수 없이 많은 죽음을 겪어보았다"
이런 소리를 하는데...
사실 이것도 좀 이상한 소리인게

제가 아는한 고어핀드는 딱 2번 죽었습니다.
둠해머에게 1번 죽고, 투랄리온에게 1번 죽은게 끝이거든요. 
굳이 따지자면 검사에서 한번 더죽었으니 3번...(더 있으면 누가 알려주시길)
그런데 마치 자신은 수십번이상 죽어본듯한 멘트는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죠



[역자의 추측]

아무튼 이게 제 결론인데,

저는 "테론 고어핀드가 테론고르와 동일인물이 맞나?" 라는 의문을 좀 갖게되었습니다.
물론 좀 너무 나간것은 알고있는데, 적어도 고어핀드가 처음 죽고나서 간수와 교감이 있었던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애초부터 어둠의 의회는 간수와 뭔가 관련이있습니다.



이 회잡템만 봐도 알 수있죠.

사실 위의 모든 사건들의 결말이 뭐냐면

1. 넬쥴은 자기가 오픈한 차원문들로인해 드레노어가 붕괴되는 걸 보고 차원문 중 하나로 몸을 던짐
2. 기다리고 있던건 다른 세계가 아니라 뒤틀린 황천
3. 그곳에서 곧바로 킬제덴에게 붙잡힘
4. 킬제덴에게 갖은 고문을 당한 끝에 굴복하고 '1대 리치왕'이 됨.

그니까, 어둠땅이 열린 지금의 시점에서는 차라리 이게 더 자연스럽거든요.

1. 간수는 처음부터 넬쥴을 초대 리치왕으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
 - 넬쥴은 어둠달부족의 최고 주술사였습니다. 어둠달 부족은 영혼의 세계와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니, 간수의 눈에 포착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력한 힘을 지닌 주술사였으니, 초대 리치킹으론 딱이었겠죠.

2.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고어핀드를 이용했다. (혹은 다른 영혼을 고어핀드인 척 속여서 굴단에게 보냈거나)

3. 고어핀드는 간수의 명령을 따라 넬쥴을 뒤틀린 황천으로 보냈다.

4. 간수는 킬제덴 휘하에 침투한 나쓰레짐(티콘드리우스, 아네테론 등등)을 통해 킬제덴에게 지배의 투구를 전달했다.

5. 킬제덴은 지배의 투구를 넬쥴에게 씌워 1대 리치왕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저는 심지어 테론고르와 테론고어핀드는 동일인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게 달려있는 레벤드레스의 날개



어째 꼭 닮아있는것 같은 벤티르 무기와 고어핀드의 무기


만약 이 모든게 다 그냥 우연이고, 고어핀드와 레벤드레스는 아무 상관도 없다!! 라면 실망이겠지만

사실 이미 20년전부터 어둠땅은 준비되어있었던거야....

라는 설정이면 좀 소름이네요...
(블리자드 스토리팀은 아직 죽지 않았어!)

그 왜 사후세계 관련 3류 영화같은거 보면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의 영혼을 사후세계에서 만나게되고,
지금 현실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라는 반전을 맞이하는 스토리...

고어핀드의 이야기가 그거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어떤 식으로든 어둠땅에서 곧 진실을 알게 될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