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성전에서 나루가 처음 등장한 후로 나루가 어느 정도 급의 존재인지에 대한 논의는 틈틈이 있어 왔죠

특히 군단에서 6개 세력이 정립되고 세력별 급이 어느 정도 구분되면서 이에 대한 궁금증도 더 늘어났고요.

사실 예전엔 와우 파워 밸런스가 딱히 의식을 안 한 건지 조금 뒤죽박죽인 감이 있긴 했지만 최소한 군단 시점에서부터는 블리자드도 이 점을 어느 정도는 의식한 듯합니다

그래서 그 시점에서 묘사들을 종합해 보면 나루의 급은 대략 티탄 감시자 ~ 수호자 포지션이라는 게 정설에 가까웠죠.
나루도 종류가 많다 보니 좀 약한 애들은 코라노스, 아우로나야 같은 일반 티탄 감시자들, 그리도 좀 센 애들은 티탄 수호자급이란 식으로

하지만 빛의 어머니라는 시초의 나루 제라가 등장하면서 약간 애매해진 지점이 있긴 했지만, 제라도 티탄 수호자중 최상위 급이라 생각하면 딱히 문제되는 건 없었습니다. 어쨌든 대우에 비해 일리단에게 한 방에 죽기도 했고
그런 묘사를 생각하면 똑같이 티탄 수호자급으로 여겨지는 상위 야생 신, 만노로스 같은 군단 최상위 부관들이 그롬에게 죽은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니...

어쨌든 지금까지는 나루가 티탄 감시자급이라는 정설을 부정할 만한 단서는 적긴 하지만, 그럼 빛 세력에서 진짜 티탄급 존재는 뭐냐는 의문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죠.

여기서 사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단서가 하나 있는데, 어둠땅 나스레짐 문서에서 은근슬쩍 한 단어를 남겨두긴 했습니다.
빛 세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루와 그들의 Keepers에 대해 언급한 거죠.
맥락에 따라 예외적인 상황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keeper라고 한다면 무언가에 대해 상위의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긴 합니다.
그러면 티탄들처럼 빛에서도 나루보다 더 위에 있는 상위 존재가 다수 있다는 말이 되죠.

그래서 무궁한 존재들처럼 언젠가 빛의 영역에 대한 정보가 더 공개되면 공허 군주처럼 그 위 존재가 진짜 등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게 스토리를 좀 깊이 판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력한 가설이죠.

하지만 또 keeper란 말의 중의성 때문에 다른 가능성이 있단 것도 생각해볼 수 있긴 합니다.
keeper라는 말이 위에서 관리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루처럼 유리 대포 같은, 강하지만 위태로운 존재를 관리하는 하급자일 수도 있다는 거죠.
빛의 어머니라고 불리며 빛의 군대가 최우선으로 받들던 제라의 입지를 생각하면 사실 제라 같은 시초의 나루가 티탄급 포지션이라 해도 이상할 건 없어 보이긴 합니다.
사실 빛의 군대도 그 위의 존재에 대해 아직까진 전혀 언급한 적이 없으니까요.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볼 게 디멘시우스와 투우레의 역사입니다. 과거 디멘시우스의 파편이 한 세계를 공격했을 때 투우레가 자신을 희생해 디멘시우스를 몰아냈다고 하죠.
어쨌든 나루는 방어력이 엄청 약해보이기도 하지만 갖고 있는 힘 자체는 상당히 강하단 겁니다.

그래서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나루 그 자체가 마치 디멘시우스처럼 조각조각 나 있는 개체인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긴 하네요.

나루는 여러 작은 조각들로 쪼개질 수 있고, 그래서 사실 우리가 지금 본 나루들도 원래 더 큰 조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는 느낌인 거죠.
제라는 그중 최초의 나루여서 시초의 나루란 이름이 붙었고, 원래는 굉장히 거대했을 몸으로부터 쪼개져 나온 게 제라의 자식이라 불리는 오로스 같은 새로운 나루가 됐다는 가정입니다.

그러면 디멘시우스와 정확히 같은 절차로 제라도 진짜 본체로 돌아가서 빛 세력의 수장이 될 수도 있겠죠. 빛의 추종자들이 우주 곳곳으로부터 다른 자손 나루들의 파편을 다시 모아 제라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느낌으로?

물론 굳이 이러지 않아도 이렐 드레노어의 빛의 어머니가 있기 때문에 그 제라가 적으로 나와도 문제는 없겠지만, 어쨌든 이런 상상도 한번 떠올리고 나면 나름 재미가 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