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군단 때 이후로 이 추측에 변화가 없어서 아마 전에 올렸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요즘 또 말이 나오는 김에 한 번 더 적어 봅니다

일단 엘룬은 생명의 판테온, 생명 진영에서 티탄급 위치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둠땅에서 시초자가 말하길 겨울 여왕은 생명의 영역에 있는 그녀의 상대와 결속되어 있다 했고,
우리가 아는 그 상대는 사실 엘룬뿐이죠.
둘은 직접적으로 자매라고 언급되어 있으면서 유일하게 교류한 상대니까요

애초에 인게임에서 시초자급 지위의 인물이 말한 이상 이걸 부정하긴 힘듭니다.
외국에서도 종종 이럴 리 없다는 견해가 보이긴 하지만 그 사람들은 대부분 블리자드가 어둠땅 설정을 폐기할 거라고 믿는 강경주의자들이더군요

하지만 순전히 망상에 불과하죠 
블리자드는 지금도 계속 어둠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고
그중 어둠땅에서 공개된 설정과 모순되는 건 하나도 없는데 
어둠땅 설정이 폐기됐다고, 또는 블리자드가 설정을 바꾸는 중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저 끼워맞추기만 하는 전형적인 음모론의 패턴만 보이고 있고요

하지만 블자는 대중에 퍼진 편견과 달리 인게임 설정을 어떻게든 다 안고 가려 하고 있습니다
노력한다면 충분히 모순되지 않는 설명이란 걸 알 수 있지만 그냥 본인들이 이해하고 싶지 않아할 뿐이죠

아무튼 이건 최근 외국 포럼에서 하도 답답한 주장들을 많이 봐서 붙인 사족이고
여기서부터 제 추측입니다

엘룬의 정체를 애매하게 만드는 요소는 분명 있어 왔습니다.
창조의 기둥에 엘룬의 눈물이 있다는 점, 제라를 깨울 때 그 엘룬의 눈물이 반응했다는 점, 엘룬이 나루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는 벨렌 등등...

하지만 편견을 깨고 보면 충분히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건 엘룬이 생명의 판테온이면서 여기저기 다른 우주적 세력에 접근했다는 가정입니다.

연대기에서도 언급되는 생명의 속성 중 하나가 순진무구함인데, 엘룬이 사실은 여신으로서의 위엄을 갖춘 존재라기보다 아이처럼 순수하게 여기저기 다 친구가 되고 싶어한 여신이라고 생각해 보자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추정은 어둠땅에서 뒷받침 되는데, 
겨울 여왕이 엘룬을 귀찮은 여동생으로 취급한다거나, 
나락 사건에선 아무것도 모르고 일단 언니가 급하다니까 도와줘야지 하고 영혼을 나락으로 보내버린 일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여길 수 있죠.

또 다른 우주적 신들 중에서도 생명과 엮여 있는 존재들이 있는데, 그들이 모두 엘룬을 중심으로 엮여 있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엘룬은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다른 우주적 존재들에 접근했고, 그렇게 겨울 여왕과는 의자매 관계가, 이오나와는 베프 중에 베프가 되는 데 성공한 거죠. 

그러면 제라에 관해서도 비슷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엘룬이 빛의 세력에 속한 신과 접촉했고, 그 과정에서 함께 제라를 만들어 냈다거나 뭔가 영향을 줬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그 시초의 나루 제라로부터 다른 나루들이 퍼져나가면서 벨렌이 나루로부터 엘룬의 영향을 느꼈다는 식으로 추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엘룬이 이오나, 겨울 여왕과 친구가 되면서 서로 호의를 주고받았다는 점도 이미 인게임에서 다 드러나 있죠.
특히 이오나 파트가 중요합니다.
일단 이오나는 엘룬에 대한 사랑을 담아 세계수 엘룬아히르를 심었습니다. 
그럼 엘룬은 뭘 해줬을까 생각해 보면, 사실 답은 뻔하다 생각합니다.
에메랄드의 꿈을 넘겨준 거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착각하는 부분인데 에메랄드의 꿈은 티탄이나 프레이야가 만든 게 아닙니다.
티탄 세력은 그저 에메랄드의 꿈에 질서를 세웠을 뿐입니다.
즉, 에메랄드의 꿈은 원래부터 존재해온 생명 세력의 영역의 일부였던 것이고, 아마 엘룬의 영역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엘룬이 자기 땅 중 일부를 이오나에게 넘겨서 사용하도록 해 준 것이죠. 
그걸 니무에와 프레이야 등이 지금처럼 질서를 갖춘 모습으로 정돈한 것이고.

그리고 겨울 여왕과는 몽환숲을 엮어서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만들어 의자매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었죠.

엘룬은 잘아타스의 대사로 미뤄 볼 때 공허에도 뭔가 접근을 하긴 했을 겁니다. 특히 밤 전사 능력이 공허 세력에 접근해서 얻은 결과물이 아닐까 하고 추정해 볼 수 있겠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성공적인 만남이 아니어서 친구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이렇게 생각해도 무리는 없을 거고요.

결국 엘룬이 다양한 힘을 다룬다고 해서 생명의 판테온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시초자의 말을 기반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이해해 보면 비슷한 결론에 나오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이 엘룬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기는 할 겁니다.
아제로스가 모든 우주적 힘을 담아내고 있고, 그와 같은 균형과 조화가 강조되는 현 스토리에서
엘룬은 진작에 그런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온 존재가 되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엘룬이 뭐 간수처럼 거창한 계획을 갖고 움직였을 것 같진 않고,
그냥 한없이 순진한 마음으로 했다고 보는 게 현재 제 추측이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엘룬은 티탄이나 공허 등과는 달리 아제로스가 모든 힘을 담아내는 걸 반대하지 않을 거고
그래서 앞으로의 전개에서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