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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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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연패의 경험연패의 경험.pages 내림차순 정렬입니다 (가장 위가 최근) ![]() '연승'과 연패'는 한글자 차이지만 둘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연승을 할 때에는 솔직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을 보고 놀라실 분은 없을 겁니다. 새벽에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는 거라고 할까요? 마찬가지로 이기는 일은 마땅히 일어나야 할 일이니 연승을 해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연승을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고 에드온을 키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연승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연패가 길어지면 많은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물론 한 2연패 까지는 별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오늘 따라 내 컨디션과 우리 팀운이 안좋나 간단한 생각 뿐이었습니다. 다음판 이겨서 가평을 정상화 하자 그런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3번 연속으로 지면 슬슬 조바심이 생겨납니다. 4연패에 들어서면 나에게 무엇이 잘못 되었나 내 플래이가 무언가 바뀌었나 혼자 고뇌를 하기 시작합니다. 5번 연속으로 졌을 때에는 패배 점수판을 보고 키보드와 마우스 위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연속으로 메칭된 애꿎은 팀원을 속으로 원망하였습니다. 6연패에 도달하니 혼자서 15명을 상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 시련이 나한테만 올까 부들부들 거리며 이렇게 불공정한 경기를 무려 6번이나 연속으로 메칭한 블리자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쏘아졌습니다. 7연패의 기로에 선 그 순간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해탈 했다고 할까요? 어디까지 가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부러 질려고 해서는 안되겠지만 내심 그냥 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4연승도 해봤는데 14연패라고 못할게 뭐가 있을까요? 대공세와 주식을 하면서 항상 느낀 생각이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참에 한번 지하실까지 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프조가 2번과 1번에서 연달아 전멸하고 첫 3번 카트의 게이지가 상대편 쪽에서 도통 꿈쩍도 하지 않고 그대로 골인하자 역시나 또 지는구나 이게 바로 운명이구나 싶었습니다. 그 뒤로는 '블랙 아웃' 상태였습니다. 또 지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덮치니 갑자기 눈이 감겨서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12345 버튼을 아무거나 누르며 글쿨을 돌리면서 얼른 점수판이 뜨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5분이 지났을까요 점수판을 보았는데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이기고 있더군요. 얼라였나 호드였나 갑자기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대공세 400여판 동안 단 한번도 얼라/호드를 햇갈린 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점수판을 계속 켰다 끄며 내가 얼라인지 호드인지 정말 이기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설마 이기나 싶었는데, 결국 이기고 말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에드온을 켜보니 6개의 ❌ 위에 한개의 ✅ 가 추가되었습니다. 실평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며칠전 연승해서 올린 가평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더 만신창이였던 것은 제 정신이었습니다. 가평 따위야 나중에 어떻게 정상화 시키든 그냥 이 케릭터를 손절하고 가평 높은 다른 케릭터로 건너가면 해결할 수 있지만 이미 피폐해진 멘탈은 정상화 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아직 시즌이 길게 남았는데 고작 6연패를 한 것에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가 빨리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가 제 6연패 탈출 경험이었습니다. 혹시 게임이 잘 안풀려도 아직 시간이 많이 있으니 멘탈 추스리면서 원하시는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

Eunsu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