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 레저렉션에서는 자신의 운을 시험해볼 수 있는 여러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이템 파밍도 이러한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고 룬워드 제작이나 크래프트 등을 통해 하루의 운세를 확인해볼 수도 있죠.

같은 시간과 재료를 투자하더라도 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과거에는 유저들 사이에서 득템 확률을 높여준다는 여러 소문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확률적으로 검증된 것은 없지만, 주변인의 이야기를 통해, 혹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냥이나 제작 등을 진행할 때 이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제는 하나의 징크스나 루틴처럼 굳어진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디아블로2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저들의 민간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전 아직도 룬워드를 제작할 때 아리앗 정상을 찾고 있습니다


= 레거시 시절, 대기실의 보석 다들 눌러봤죠?

과거 디아블로2 배틀넷에 접속하면 대기실 화면에서 보라색 보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장식 같기도 하지만, 이를 클릭하면 '활성화된 Gem', '비활성화된 Gem'이라는 문구가 채팅창을 통해 안내되었어요. 활성화된 상태에서 파밍을 진행하면 득템 확률이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지기도 했지만, 검증된 것은 없습니다.

이 의문의 보석은 레저렉션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지금도 온라인 대기실 중앙에서 만나볼 수 있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클릭 시 '보석 비활성화됨', '보석 활성화됨' 중 하나의 문구가 출력되는데요. 계속 클릭하다 보면, 특별한 메시지가 나온다는 소문도 있는데 아직 저는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아직도 저는 심심하면 한 번씩 누르곤 하는데요. 효과가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비활성화'라는 표현이 조금 찝찝해서 웬만하면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대기실 화면 중앙에 있는 의문의 보석, 그래도 비활성화는 뭔가 찝찝하잖아요?


= 책을 가득 채우면 더 많은 젖소 등장? 비밀의 젖소방에 대한 소문

비밀의 젖소방은 위트의 의족과 흔히 '포탈책'이라 부르는 마을 차원문의 고서를 호라드림의 함에서 조합해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이때 마을 차원문의 고서 수량은 중요하지 않은데요. 아카라에게 구입할 때 기본 상태인 2/20 상태로도, 마을 차원문의 두루마리를 더 채워도 똑같이 포탈을 생성하게 됩니다.

비밀의 젖소방은 오랜 시간 파밍 명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획득 경험치 효율이 매우 좋아 이곳에서 캐릭터 레벨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이때 포탈책을 가득 채워야 비밀의 젖소방에 더 많은 몬스터가 소환된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퍼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미신 정도로 정리되지만, 예전에는 정말 포탈책을 가득 채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제 주변에는 지금도 이 방식을 유지하는 지인이 꽤 있는데요. 그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도 아니니 그냥 습관처럼 수량을 맞춘다고 합니다. 비밀의 젖소방을 자주 찾는다면, 기분 전환 겸 한번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 여전히 습관처럼 포탈책을 가득 채우는 유저들도 꽤 많습니다


= 아리앗 정상은 국룰? 룬워드 제작 명소

여러분은 룬워드 제작을 어디에서 하고 있나요?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아리앗 정상을 찾고 있습니다. 가벼운 룬워드라면 장소를 크게 따지지 않지만, 조금 가격이 나가는 룬워드들은 꼭 아리앗 정상에서 마지막 룬을 넣고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기서 제 인생 첫 6/6/4 소집을 얻었던 기억이 있어요. 레거시 시절 6/6/4 소집을 만들어보고자 모든 재산을 올인했던 시기가 있는데, 마을에서는 계속 실패만 거듭하다가 딱 한 번 찾았던 아리앗 정상에서 거짓말처럼 으뜸 옵션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후 하급이 뜬 경우도 많지만 이제는 하나의 루틴처럼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사실, 아리앗 정상은 저 말고도 많은 유저들이 찾는 룬워드 제작 명소입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누군가가 올렸던 스크린샷을 보고 찾아갔었고 지금도 룬워드 제작 후기 게시글을 아리앗 정상의 풍경이 담긴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같은 아리앗 정상이라도 유저 취향에 따라 제단 앞, 입구나 출구 앞 등 선호하는 위치가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분위기가 참 좋은 아리앗 정상. 전 룬워드를 만들 때 이 자리를 선호합니다


= 나겔링, 마날드링을 가지고 있으면 요르단의 반지 획득?

레거시 시절, 저는 자주 찾던 PC방에서 하나의 소문을 접하게 됐습니다. 나겔링 반지와 마날드 치유 반지를 가지고 다니면 요르단의 반지를 획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였어요. 나름 근거도 있었는데, 다른 유니크 등급 반지를 이미 가지고 있어 유니크 등급 반지 감별 시 요르단의 반지가 나오게 된다는 그럴싸한 설명이 따라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연히 이 주제로 주변인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지역마다 혹은 동네마다 조금씩 규칙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전 가방에만 들고 있으면 된다고 배웠는데, 제 친구 중 한 명은 직접 착용을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들었다네요. 물론, 이렇게 해서 요르단의 반지를 먹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나겔링은 착용하고 마날드링을 가방에 넣은 채 메피스토를 사냥하던 기억이 나네요


= "루틴이 중요해" 방 생성부터 사냥터 순회도 규칙대로

주위의 디아블로2: 레저렉션 유저들을 살펴보면, 방을 만드는 것부터 사냥까지 본인의 방식을 유지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종의 징크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방을 캐릭터 선택창에서 '플레이'를 눌러 만드느냐, 아니면 대기실 진입 후 직접 생성하느냐부터 선택이 갈립니다.

사냥터의 선택 또한 이러한 루틴의 영역에 속합니다. 정해진 본인만의 루트로 1막부터 5막까지 쭉 순회를 하는 파밍 방식이 있는가 하면, 특정 사냥터만 반복해서 돌기도 하죠. 파밍의 결과는 운이 결정하지만, 각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물론, 어느 한 방식이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레저렉션 이후 공포의 영역이 생기며 이제는 선택지가 조금 더 늘어난 모습인데요. 저는 솔로방에서 특정 사냥터 반복을 통해 좋은 아이템을 얻은 경험이 많아 여전히 이렇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저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냥법은 묘하게 어색하게 느껴지고 흐름도 끊기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저는 캐릭터창에서 플레이를 누르는 것보다, 직접 방제를 넣어 생성을 하는 편입니다


= 아이템 감정은 케인에게? 감별에도 징크스가 있다

게임에서 획득한 미확인 아이템을 감별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직접 감별의 두루마리를 사용하거나 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데커드 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유니크나 레어 등급의 장비는 획득만큼이나 옵션의 수치가 중요하기에 고가의 장비라면 감별의 순간도 긴장이 느껴지곤 하는데요.

취향에 따라, 아이템을 감별하는 방법도 선택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데커드 케인에게 맡기는 것보단 직접 감정을 진행하는 편인데 쿨하게 데커드 케인을 통해 확인을 진행하는 경우도 꽤 많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유니크 등급 반지는 데커드 케인에게 맡겼을 때 더 좋은 장비가 나온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있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아이템 감별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 직접 확인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징크스일까요? 케인에게 감별을 모두 맡기는 이들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