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적으로 게임성만 놓고 보면 피파4가 피파3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축구 게임의 핵심은 인게임의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게임만 재밌다면 방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필요로 하는 방송인이 아니고서야 일반인들이 굳이 인게임 외적인 재미들을 축구 게임에서까지 적극적으로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와 관련된 말들이 여전히 계속 나오는 거 보면 피파 온라인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무료로 운영하는 온라인 게임이라서 그런지 아케이드성을 원하는 유저들이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파2 때와 같이 RPG적 요소를 원하는 유저들도 많은 것 같고요. 여하튼 PC로든 플스로든 엑박으로든 본래의 피파 시리즈를 즐기는 유저들은 현실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점점 갈수록 강해지는데 피파 온라인 유저들은 확실히 이들과는 성향이 다른 것 같습니다. 

2. EA의 주력은 본래의 피파 시리즈로서 사실상 피파 온라인 시리즈는 곁다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피파 온라인은 게임상의 문제가 아무래도 많이 있을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1) 최신 엔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성면에서 본작과 비교되기 쉽상이고, (2) 오로지 패드 기반으로 개발되는 게임을 억지로 키보드 기반으로 변경하려다 보니 게임 내에서 제한되거나 부자연스러운 사항도 부득이하게 발생하게 되며, (3) 신규 컨텐츠나 업데이트 등과 관련해서도 일부러 도입 시기를 늦추거나 적극적으로 신경 써 개발 및 관리하지는 않는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3. 넥슨은 피파4를 EA로부터 수입하여 서비스 하고 있는 업체로서 피파4 운영에도 어느 정도의 발언권은 갖겠지만 기본적으로 피파4는 EA가 총괄하고, EA 코리아(스피어헤드)가 개발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성이나 컨텐츠 관련하여 책임을 묻는다면 EA 코리아에 묻는 것이 더 합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피파4가 서비스 되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국내를 비교하였을 때 출시되는 선수들의 면면에 일부 차이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서로 똑같다는 점을 보면 피파4의 문제가 넥슨과 같은 배급사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4. 결론적으로 "(1) EA는 피파 온라인 유저의 바람과는 달리 본작의 유저들이 바라는 바대로 점차 현실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 (2) EA코리아는 피파 온라인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본작을 기반으로만 개발한다는 점, (3) EA 입장에서 피파 온라인은 언제나 본작에 비해 후순위 고려대상일 수밖에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현재 피파 온라인 유저들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가능성은 구조적으로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과금 유도라든지 패키지 확률 등과 관련한 문제는 본작과 비교하자면 피파 온라인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나은 상황이라서 따로 문제 제기가 되지도 않을 듯하고요. 

5. 게임 자체는 본작이 피파 온라인 시리즈보다 월등히 더 나음에도 국내에서는 사람들이 피파 온라인을 더 많이 즐기는 주된 이유로 "(1) PC와 키보드 기반의 게임이라는 점, (2) 온라인 매칭이 활발하다는 점, (3)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 (4) 무료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중 개인적으로는 (1)과 (2)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시대에 영어가 그렇게까지 게임을 하는 데 큰 방해 요소는 아닐 듯싶고, 피파 온라인도 결국에는 과금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본작을 구매하는 데 드는 3~6만원 정도의 가격이 그리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콘솔 게임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PC 보급은 워낙 잘 되어 있고 PC방 문화까지 있다보니 게임이 PC기반인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봅니다. 키보드냐 패드냐는 적응의 문제로서 극복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PC냐 콘솔이냐는 매우 큰 차이인 것이죠. 이에 더해 본작도 PC판이 존재하기는 하나 온라인 매칭이 워낙 쉽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싱글 플레이 위주가 된다는 점은 사람들이 피파 온라인 시리즈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하고요. 

6. 결국 구조적으로 현 상황이 지속되는 이상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피파 온라인을 계속해서 즐기는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아예 축구 게임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이상 축구 게임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거든요.

7. 피파 본작도 그렇고 온라인도 그렇고 각 리그, 선수 등에 대하여 피파가 보유하고 있는 라이센스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EA 입장에서 비용적으로 어쩌면 과금 유도는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 번 해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차라리 오리지널작은 라이센스가 미비된 상태로 개발 및 발매를 하여 비용을 낮추고, 그 대신 선수들을 조금 더 유저들에게 퍼주면서, 미비된 라이센스는 유저들 간에 패치로서 자체적으로 해결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치 위닝 시리즈처럼요. 물론 이렇게 하면 본작과 달리 유저 패치가 불가능한 온라인 시리즈는 별도로 출시가 불가능할 테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