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는 "초반 30수가 승패를 좌우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방송경기에서 극초반은 밴픽얘기, 잡담얘기, 팀간의 근황얘기 등으로 버무러져있지만, 사실 저는 첫 전투가 일어날때 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중요한것이 경기시작부터 5분까지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킬이 적게 나오는 프로들간의 경기에서, 초반의 움직임은 매우 중요하고 '누가 첫 눈덩이를 움켜쥐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롤을 즐겨보시는 초심자분들에게, 혹은 좀 더 입롤을 심화적으로 즐기고싶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프로팀들의 극초반 전술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경기시작 직후 1분까지의 진형 - 분산형, 집중형, 그리고 별동대

솔랭이 아닌 대회이기에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다들 기계같이 제시간에 맞춰 움직입니다. 이 때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진형이 경기마다 조금씩 다르다는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약간씩의 변형은 있지만, 경기가 시작될때의 진형으로는 크게 분산형, 집중형, 그리고 별동대 이렇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분산형은 가장 정석중의 정석으로, 다섯명의 챔피언중 네명이 상대방이 인베이드가 올만한 루트 네자리에 먼저 자리를 잡는것입니다. 아무리 인베이드를 빠르게 가봤자 거리상으로 우리 정글은 더 가깝기에, 시작하자마자 달리면 적어도 적보다 늦게 도착할일은 없습니다.


[분산형시, 각 팀의 챔피언들이 있어야 할 위치들]






집중형은 간단하게 말하면 "5인 인베"입니다. 그러나 1렙싸움을 죽자고 하는 솔랭과는 다르게, 다른 의미로 집중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상대편 정글 사이드중 하나에 와드를 세개에서 네개정도 박고 오는, "전략적 인베이드"입니다. 



[CJ vs 롱주 IM의 1차전 경기.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방의 블루지역에 와드를 세개 박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편의 한 사이드에 와드를 박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 상대방 정글의 첫 정글캠프 파악
- 상대방의 라인 스왑 파악
- 팀의 첫 주도권을 정글러에게 위임함

세번째의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어느쪽에서 정글을 시작하는지, 그리고 상대쪽 한쪽에 대한 시야가 확보되어있음으로 정글러가 좀 더 유동적인 선택을 할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3버프나 카정을 가자고 콜을 할수도 있고, 그것이 아니라면 라인을 조금 사려달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죠. 극초반 적극적인 와딩을 통해 정글에서의 변수를 좀 더 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식의 전략적 인베이드는, 특히 정글이 주력인 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LCK에서는 CJ와 SKT가 많이 사용하는 (특히 CJ가 매우 좋아하는!) 진형이며, 실제로 이런식으로 깊숙히 와딩을 한채 경기를 시작했다고 하면 정글러의 동선을 좀 더 유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근히, 분산형의 경기들보다 사건이 좀 더 일찍 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전략적' 인베이드 말고, 상대방의 인베를 예상해서 미리 5인이 모여있는 경우도 있고, 또 정말 솔랭처럼 누구 한번 따보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공격적인 인베이드를 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끝으로 분산형이나 집중형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종 나오는 "별동대"가 있습니다. 전략적 인베이드처럼 3인만 인베이드를 가서 깊숙하게 와드를 박는 경우도 있고, 바텀/혹은 탑의 부시에 숨어있다가 낚시를 해서 상대방의 스펠을 빼거나 킬을 노리는 전략도 있습니다. 별동대 전략은 그만큼 전략이 다양하기때문에 일일히 짚고 넘어가지는 않겠습니다만, 주로 초반에 약간이나마 변수를 좀 더 만들고 싶어하는 팀들이 사용하는 전술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딱히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고 끝나긴 합니다.)






#2 와딩 - 어떻게 해야하나?

프로팀간의 경기에서 장신구 와드는 주로 1분을 전후로 사용됩니다. 와딩을 할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우리는 쟤네 와드위치를 알고 쟤네는 우리 와드위치를 모를때" 입니다. 이블린이 최근 핫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을 빼놓을수가 없습니다. 은신상태일땐 본인이 인간와드이기도 하자 자신의 동선이 파악 안되니까, 초반부터 별 투자 없이 상대방의 진영에 와드를 툭 박고 오는 것이기도 하죠.

좀 더 소극적인 와딩을 하는 팀이 가질 마인드는, "상대방이 와딩한쪽에 우리도 와딩을 한다"만 지키면 됩니다. 즉 저쪽이 우리팀 블루사이드에 와드를 박았다고 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저쪽 블루에 와드를 박는 방식입니다.

위의 CJ와 IM의 1차전 미니맵을 보시면, CJ가 블루쪽 블루에 와딩을 함과 동시에 IM이 레드팀의 블루에 와딩을하러 간것을 볼수 있습니다. 이는 전략적 인베이드를 온 팀에게 대처할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으로서, 상대가 우리블루를 먼저 시작할것같다라는 느낌이 들면 우리도 바로 상대 블루를 뺏어먹어서 3버프 컨트롤을 막을 수 있는 조치라고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 게임에서 IM은 3버프 컨트롤을 당했습니다...)

따라서 롤챔스 보실때, 1분전후로해서 핑소리가 엄청 찍히는걸 들을수 있을겁니다. "이쯤에 와딩을 했어" "여기 와드"를 서로 알리는 사인입니다. 만약에 한쪽팀이 와딩을 했는데 몇초가 지나서도 그 근처에 상대편의 핑이 안찍힌다면, 그 와드는 안들킨 와드입니다. 안들킨 와드가 많을수록, 시야싸움은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시야싸움에 이겼는지 졌는지 쉽게 알수 없지만, 적어도 옵저버의 시야에서 보는 저희는 알수 있습니다.




#3 1:55 - 정글몹 사냥, 누가누가 리쉬하나?

경기를 처음 시작할때 "어디서 부터 정글을 시작하느냐"가 중점적으로 보여지던때가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밑에서 시작하면 탑에, 위에서 시작하면 바텀에 힘을 실어준다라는 정석은 유효합니다만, 요즘엔 워낙에 정글 동선이 다양해져서 이 자리에선 딱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제가 봤을때, 요즘의 롤경기에서 1분 55초에서 4분대까지 관전자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네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라인 스왑인가?
- 몇명이 첫 리쉬를 해주나?
- 탑이 정글과 동행하면서 캠핑하는가?
- 써폿의 위치는?

명확하게 보이는 라인스왑의 여부는 굳이 다루지 않겠습니다만, 여기서 핵심적으로 보아야 할곳이 있다면 몇명이 리쉬를 해주느냐, 그리고 탑+정글이 동행하느냐에 있습니다. 최근의 롤판을 기준으로, 첫 정글링에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3인리쉬
흔히들 솔랭에서 가장 자주보는, 정글과 바텀이 함께 첫 몹을 잡는 3인리쉬입니다. 이때 탑도 그냥 늦인베+카정만 지켜보다가 걸어서 라인으로 합류하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럴때는 정상적인 라인에서 출발하며 우리가 가장 잘 알고있는 탑 1대1 / 바텀 2대2구도를 예상한 전술입니다. 맞라인전이 확실하고, 상대방보다 내가 라인전에서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때, 별 꼼수 없이 이런 3인리쉬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2. 3+1인리쉬
시즌 5 들어서 자주 나오는, 정글-바텀이 첫 몹을 먹고 탑은 다른 캠프 사냥을 먼저해서 2렙을 찍고 귀환 후 텔을 타고 탑(혹은 바텀)으로 이동하는 전술입니다. 3+1인 리쉬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3인리쉬보다 탑의 2렙이 빠르기 때문에 별 투자 없이 탑에서 주도권을 먼저 잡고 시작할수 있다라는 점이 있습니다. 딱히 크게 카운터 당할일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팀들은 현재 3+1인리쉬를 즐겨 쓰는 편입니다. 3인리쉬에 비해서 단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텔포 쿨다운이 빠졌기 때문에 첫 5분간 텔포싸움에서 불리하게 출발하고, 행여나 탑에서 갱을 당해서 죽는다면 투자한 만큼 말리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3+1인 리쉬를 하는 팀은 대개 초반에 사리고, 특히 탑의 경우도 우리팀 정글러의 위치에 따라 라인의 밀고당기기를 교묘하게 조절해야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유의해서 볼점이 있다면, 3+1인 리쉬를 했는데, 텔이 돌아오기전에 탑이 죽는다면 그 1킬은 1킬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3. 2인리쉬

탑과 정글이 같이 정글링을 도는 경우입니다. 3+1리쉬만큼 요즘 자주 보이는 시작입니다. 이 2인리쉬의 가장 큰 장점 두가지는 정글링의 안정성과, 맞춰가는 운영에 매우 능하다는 점입니다. 상대가 맞라인을 가든 라인스왑을 가든, CS나 경험치에서 크게 손해를 보지 않고 적절한 타이밍에 귀환하여 제 시간에 맞춰 타워에 텔포를 탈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2인리쉬에서 캠프 2개를 돌고 귀환하고 오면 3+1리쉬에서 첫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상대편 탑과 귀환타이밍이 일치합니다. 라인스왑의 경우도 정글이 누구냐, 어떤 식의 라인스왑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버프 두개와 한쪽사이드의 정글까지 도와주고 귀환후 텔을 타면 제 타이밍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밖에도 바텀이 정글+탑의 리쉬를 도와주는 2+2, 바텀도 정글링 돌고 탑정글도 따로 정글을 도는 2/2, 미드에게 리쉬를 도와주는 경우 등 여러가지 변형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저렇게 세개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4. 써폿의 위치 - '보이지 않는 손'

초반 4분대에서, 가장 중요한 롤을 가진 한 챔피언만 꼽아라고 하면 저는 써폿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극초반동안만큼은 갱각을 보는것도, 맵을 읽는것도, 상대방의 움직임을 파악하는것도 사실 정글러보다 써폿에게 더 중요해진 시기입니다. 이 시간대에 써폿이 할수 있는 행동으로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 원딜 보좌 : 흔히 아는, 딱히 변수없이 경기를 진행할때의 모습입니다. 다들 잘 아시는 모습이니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빠른 미드 갱킹: 흔히 잘 아는 미드 3인갱, 4인갱의 선봉장입니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드 CC기가 필수이고, 상대방 정글러/탑/써폿중 적어도 둘의 위치는 파악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한때 많이 유행했다가 요즘은 미드라이너들이 다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날카롭게 찔러오는 써폿갱킹은 미드에게 있어서는 주의대상 1호입니다.

- 빠른 와딩 : 매우 빠른 귀환후 핑와/혹은 와드를 사서 상대방의 정글쪽에 적극적인 와딩을 통해 시야싸움에서 우위를 가져오려는 전술입니다. 주로 우리팀 정글러가 상대팀보다 상성상 우위에 있어 적극적인 카정이 가능할때라던가, 혹은 다이브 각이 나와 그것을 대비하기위한/혹은 확률을 높이기 위한식의 와딩이 이루어집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2-3분무렵 써폿이 귀환을 타면 그것은 백프로 적극적인 와딩을 노리는 것이며, 이때엔 그 팀의 정글러를 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정글링 견제 : 요즘들어 써폿들이 자주 행동하는 모습입니다. 주로 앞서 말한 2인리쉬의 카운터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 저렙이고 스킬을 정글몹에 쓴것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정글링을 막아주는 모습입니다. 이때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상대팀 써폿의 위치입니다. 만약 상대팀 써폿도 주변에 매복하고 있었는데 멋도 모르고 정글링 견제를 한다면, 역으로 퍼블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써폿의 역할은 가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원딜의 보좌를 넘어 게임 전체를 바라볼수 있는 눈 - 그것이야 말로 현 시점에서 좋은 서폿의 기준이며 그들의 필수 소양중 하나가 된것입니다.



#5. 3분 40초 가설, 첫번째 승부처

이 글을 통해서 새로운 가설을 하나 제시하고 싶습니다. 3분 40초 가설인데요. 대단한건 아니고, (아마 프로팀들이나 고수분들은 다 알것 같습니다만) 다음과 같습니다.

"라인 스왑시, 탑 라이너는 3분 40초 이전에 라인에 돌아가야 한다"

라인 스왑이 이루어졌을때, 보통 탑라이너들은 정글과 2인리쉬를 통한 정글링으로 레벨을 올리고, 빈라인에 원딜러들이 각각 자리잡아서 프리징을하면서 막타를 먹는 모습을 보실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첫 대포미니언이 오는 3분무렵 그 프리징을 풀고 미니언을 집어넣기 때문에, 결국엔 첫 대포미니언이 라인에 합류하는 순간 대부분 프리징을 풀기 시작합니다.

이 프리징이 끝나서 라인이 밀려 타워로 미니언들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 3분 40초대 무렵입니다. 주로 30초와 40초사이이며, 당연한 얘기지만 챔피언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바꿔말하면, 3분 40초대부터 탑라이너들은 정상적으로 CS를 먹을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분 40초가 왜 중요한가? 하고 물으면 크게 두가지의 이유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이 무렵이 되었는데도 탑이 제대로 CS를 먹고있지 않다/ 혹은 CS웨이브를 타워에 밀려 놓치면, 탑간의 덩치싸움에서 한번 지고 들어가는 셈입니다. 라인관리가 제대로 안되었거나, 정글링에 착오가 생겼거나 등의 문제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 탑이 이무렵 귀환한다는건, 바꿔 말하면 다이브에 가장 취약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무렵 탑 라이너를 상대로 3인/혹은 4인 다이브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며, 플레이어들은(그리고 경기를 지켜보는 관전자들은) 이것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6. 사례 연구

이런식으로 초반의 움직임/대략적인 타이밍을 잘 알고나면 게임을 보는 시야가 어느정도 넓어지고, 프로들의 플레이에 좀 더 이해를 하게 됩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빌드의 상성을 알면 싸우지도 않고 유불리를 점칠수 있듯이 말이죠. 몇가지 예를 가져와서, 이런 부분들을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MSI EDG와 SKT의 5경기입니다. 데프트가 프리징을 하다가 3분무렵부터 갑자기 급속도로 라인을 밀기 시작하는것을 볼수 있습니다. 동시에 알리스타/이블린/마오카이가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울프는 마린의 텔포타이밍 - 약 3분 35초에 맞춰서 본진에서 걸어오고 있었고, 마린 역시 그 무렵에 맞춰서 텔포를 탈 계획에 있었을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러나 데프트가 갑작스레 라인을 밀면서 대포미니언이 타워쪽으로 들어오게 되고, 이러면서 "놓치는 경험치와 CS"가 예상보다 일찍 발생하게 됩니다. 그 보이지 않는 피해를 막기 위해 마린이 허겁지겁 텔포를 탄거였고, 결과는 EDG의 훌륭한 다이브로 끝나게됩니다. 데프트가 바텀라인을 밀면서 라인을 갑작스레 밀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낚시는 시작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번째 케이스를 알아보겠습니다.




카정을 하고 있는 CJ를 애니가 장판파 장비마냥 홀홀단신 막아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국 CJ는 이 블루를 먹지 못하고, 앰비션은 꼬일때로 꼬이면서 찝찝하게 경기를 시작하죠. 이 상황이 오기까지, CJ에서 가장 기본적인 실수를 한 선수는 누구였을까요?

1. 블루 카정에 실패한 엠비션
2. 감시하는 혼에 걸린 샤이
3. 제대로 탱킹 안해준 매드라이프
4. 미드에서 무난하게 파밍하던 코코






답은 4번입니다. 이게 뭔소리야??????





약 1분전, 미니언 생성 직전의 모습입니다. SK가 3인별동대로 인베이드를 가는 모습인데, 이걸 코코가 제 위치에서 방어하지 않고 렉사이를 때리느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SKT는 상대의 블루에 무혈입성하여 와딩을 성공합니다. 이미 인베이드를 알아챈 순간 탑쪽에 평범한 위치에 와드를 박은 CJ였기에, 상대쪽 블루시야장악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3버프 컨트롤이라고 생각한 엠비션이 적 블루로 달렸지만, 라인스왑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했기때문에 결국 블루한번 먹지 못하고 꼬이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죠. 그리고 이후 경기는 5분만에 터지게 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냐를 곰곰히 파악해보면, 코코의 안일함 한번이 낳은 참사였던 것입니다.

조금은 어이없다고 생각 될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프로레벨에서는 저런 사소한 플레이 하나가 주는 스노우볼이 어마어마 하다는걸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7.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베는 주로 킬보단 상대방의 정글쪽에 3개정도의 와드를 박기 위함인데, 이것에 대한 가장 좋은 대처는 마찬가지로 와드를 깊게 박고 오는 것입니다.
- 상대방의 정글쪽에 깊숙하게 와드를 박았다면 그 팀 정글러의 동선을 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상대가 와드를 박았는데 그쪽에 핑이 안찍혔다면 시야싸움에서 지고 시작한 것입니다.
- 탑이 1인 캠핑을 하고 텔을 타고 오면 라인전 주도권을 잡고 시작하려는 의도이고, 정글러를 도와주고 오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함입니다.
- 시작하고 4분까지, 보는입장에서 딱 하나만 신경써야 한다면 써폿의 동선파악입니다. (귀환 여부, 와드 유무 등)
- 3분 40초경에, 혹은 대포미니언이 타워를 때리고 있는데 라이너들이 타워에서 파밍을 하고 있지 않다면, 그 팀은 초반에 말린겁니다.
- 라인 스왑시, 3분 40초-4분경에는 가장 다이브가 일어나기 쉬운 구간입니다. 이것을 놓고 심리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꽤나 높습니다.


프로의 레벨은 이미 오를때로 올라서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해설들이 실시간으로 일일히 짚어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점들을 염두해두고 경기를 보면 좀 더 경기를 읽는 맛이 올라가지 않을까, 또 거기에 맞춰 예상을 해보고 그것이 맞는다면 그 나름대로의 희열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간단하게 적으려했는데 글이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