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CJ Blaze가 이긴다고 했습니다.

정규리그 13연승의 위엄,

올스타 우승의 주역이었던 미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텀,

시즌 최고의 탑라이너와 그를 칼같이 보좌하는 정글.

 

하지만 우리는 잊고 있었습니다.

MVP Ozone에는 시즌 최고의 바텀 듀오와

컨디션이 계속 상승하고 있던 정글, 미드가 있었고

비장의 각오를 다진 탑라이너가 변수를 만들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을 말이죠.

 

MVP Ozone의 우승에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리면서, 각 경기에 따른 분석글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경기>

 

총평 : 바텀 파괴와 옴므의 비밀 병기

 

 사람들은 많이들 생각할 겁니다. '탑라인과 미드 라인에서 캐리하면 봇 라인 하나 정도는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1경기는 그 생각을 보기 좋게 비웃는 경기였습니다. 탑 라이너나 미드 라이너나, 바텀 듀오나 결국 똑같은 2명입니다. 그리고 MVP Ozone의 바텀 듀오는 승리했고 CJ의 탑과 미드는 소폭 밀렸습니다. 좋게 말해 비겼다 하지만 팀 전체에 끼치는 영향으로 보았을 땐 패배한 거나 다름이 없었죠. 단지 바텀 듀오의 피지컬 차이에 가려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핵심은 자크픽이었습니다. 옴므 선수의 파밍보다는 라인 관리, 서포팅+로밍 위주의 플레이 성향상 자크는 그 범주에 들어가는 픽이었지만 시즌 동안 옴므 선수는 탑 자크를 선보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블레이즈의 성향상 정글러의 움직임이 미드보다는 탑 혹은 라인 스왑시의 바텀을 커버를 많이 해주고 헬리오스 선수는 주로 역갱 스타일의 갱킹을 선호하죠.

 

 분명 1경기 극초반에 헬리오스의 움직임은 좋았습니다. 허점을 잘 파고들어 자크를 정확히 노렸죠.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자크가 죽지 않으면서, 오히려 미는 라인이 형성된 다이애나를 엘리스가 이어지는 갱킹으로 따내고 이때부터 플레임의 비행기는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합니다.

 

 이후 헬리오스는 선택을 해야했죠. 탑을 풀어줄 것인가 바텀 듀오를 풀어줄 것인가. 하지만 탑라이너는 퓨어탱커인 자크였고 댄디 선수까지 온다는 가정을 생각하면 점화도 없고 레벨도 1정도 밀리는 다이애나와 함께는 잡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텀 듀오를 역갱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지였는데...

 

 갱이 가기도 전에 라인전이 끝납니다. 앞구르기를 하면서 3타를 꽂고 잔나의 실드를 받은 케이틀린의 강화Q를 피하는 임프와 마타의 라인전 피지컬에 완벽하게 잭패-러보 듀오가 패배하면서 리신이 역갱을 갈 수가 없고 그냥 수세적으로 타워를 지키는 커버플레이밖에 못하게 만들죠. 애초에 주도적으로 정글을 휘젓는 리신의 챔프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러보선수의 잔나 픽도 의아한 픽이었습니다. 원래 CJ하면 떠오르는 것은 '밴픽의 절대강자'였죠. 하지만 중간쯤 CJ가 픽한 잔나는 정말 의외였죠. 잔나-리신 조합은 이전 경기에서 '케넨'을 카운터 치기위한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카서스'와 '잔나'는 분명 궁합이 좋은 조합이 아닙니다. 장판으로 끌어들여 싸워야 하는 카서스인데 밀어내는 잔나라? 그리고 잔나가 밀어낼 만한 상대 챔프는 자크, 쓰레쉬 정도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들을 튕겨낸다 한들 오히려 돌진한 카서스나 다이애나가 더 부담을 껴앉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케이틀린'의 성장이 필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이는 실패했고 마지막 한타에서는 잔나의 궁이 베인을 살려주면서 패배의 도장을 찍게 되죠.

 

 김동준 해설은 MVP Ozone이 CJ Blaze 바텀 듀오를 쫓아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죠. 1경기에서 처음에 MVP의 봇 듀오 스왑을 예측하고 따라간 것은 CJ Blaze였습니다. 사실 리신의 갱킹 루트를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3렙 탑갱킹이나 다름 없었죠. 생각한대로 안되니, CJ는 흔들렸고 이것은 '국지전' 스타일의 MVP Ozone의 팀칼라와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완전히 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역전할 기회가 있었던 드래곤 전투에서 케이틀린이 카서스에게 킬양보를 하면서 임프의 베인이 살아간 것 또한 컸습니다. 베인이 거기서 죽었다면 카서스의 템이 한 타이밍 더 빨리 나와서 케이틀린이 못 큰것을 커버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2경기>

 

총평 : 의아한 밴픽의 Blaze

 

 KDA상 가장 치열한 경기였습니다만, 필자는 여기부터 Blaze 선수들의 멘탈이 깨져 있었다고 봅니다.

 밴픽을 기억해 봅시다.

 

 상대편에 피들이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앰비션은 그걸 보고도 카직스를 고릅니다.

 사실 대회 추세상 잘 풀리는 라이너의 챔피언을 밴하지 않고, 그것이 5픽까지 간다면 뻔하죠.

 MVP는 CJ Blaze에게 마지막 픽으로 제드를 박으면서 말합니다.

 

 "앰비션? 카직스 잘하는거 알아. 제드로 봉쇄해주지."

 

 그래서 1경기는 카서스를 픽했고 패배했죠. 하지만 분명히 카서스는 분전했습니다.

 그리고 유리몸이 많은 MVP Ozone의 특성상 다시 한번 카서스의 픽도 나쁘지 않았죠.

 하지만 앰비션의 2경기 5픽 카직스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의아한 밴픽이었거든요.

 

 그래서 '아, 블레이즈 멘탈이 깨졋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이, 2경기 픽밴이 소위 말하는

 

 '잘하는거 가자!' 였거든요.

 

 피들+제드를 상대 했던 앰비션의 카직스는 이후에... 그렇죠, 망했죠.

 그래서 CJ Blaze는 피들보고 카직스를 고른 뒤 제드를 다시 고른 MVP에게 스펠로 말하죠.

 

 '3캐리 중에 2캐리는 살리겠다! 쌍 정화!'

 

 네. 덕분에 옴므 쉔은 버텨냈습니다. 보시면 점화가 없는 라이즈라 옴므가 피가 50%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쉔으로 적극적인 cs파밍을 하고 집을 갑니다. 어차피 킬 안나온다 이거죠. 더군다나 상대 정글은 자크였구요. 여기서 옴므는 또 플레임을 상대로 버텨냅니다. 그리고 로밍을 하면서 플레임의 팀 기여도를 넘어서죠.

 

 그리고 바텀은 1경기 때 케이틀린이 못만들어 냈던 것을 임프가 제대로 보여주면서 완전히 망합니다.

 사실 저렙구간 피들+케이틀린 vs 쓰레쉬+이즈는 쓰레쉬가 있는 쪽이 더 강합니다.

 공포를 선마스터하는 마타 선수의 피들 특징상 w딜도 없구요. 피들의 몸이 유리몸인 것은 다들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근데... 그냥 킬도 아니고 퍼블+더블킬을 당합니다.

 

 망한거죠. 그리고 헬리오스는 봐줄 곳이 여전히 1경기처럼 너무 많습니다.

 라이즈-카직스-이즈리얼 3캐리 중 최소 2캐리는 키워놔야 하는데, 라이즈는 라인이 안좋으니 이블린을 신경써야하고

 미드는 영약스타트에 하이그나이트를 사용한 제드 때문에 카직스가 제대로 압박을 받으니 풀어줘야하고

 바텀은 박살났고....

 

 더군다나 1경기와는 달리 '자크'였기에 라이너의 화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킬각도 만들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댄디는... 1경기와 마찬가지로 훨씬 풍부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죠.

 

 댄디와 다데의 집요한 마크에 플레임의 라이즈가 망하게 되고(전판에 이어서), 플레임은 완전히 멘탈이 나갑니다.

 어차피 카직스가 제드에 의해 1-1=0에다가 피들까지 합치면 한타 기여도가 -가 되는 상황에

 라이즈까지 망하니, 믿을건 바텀 뿐입니다.

 

 다행히 캡틴잭이 트리플킬을 먹으면서 힘을 잠깐 내보지만, MVP오존의 제드+피들+쉔라인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리신이 라이즈+카직스의 딜을 맞고도 살아갈만큼 성장 차이가 나면서 2경기도 패배하게 됩니다.

 

 더불어 추가하자면, 마타의 와드가 1경기부터 2경기까지 내내 러보의 정보전을 압도했죠.

 

 

<3경기>

 

총평 : 스프링 최초로 앰비션이 망하다

 

 3경기는 블레이즈가 가장 밴픽을 괜찮게 합니다.

 블라디 칼픽은 MVP Ozone에게 선언하는 것이었죠.

 

 "쉔-제드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필자는 경기 시작 1~2분만에 생각했습니다. 이 경기 MVP Ozone이 이길 것 같다라구요.

 보통 미드 블라디는 '점멸+유체화'를 많이 듭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미드 블라디의 목적은 '파밍 후 한타'입니다. 라인전 킬이 아니구요.

 그렇기 때문에 한타에서의 유틸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점멸+유체화를 듭니다.

 

 만약 블라디가 쉔을 상대하고, 카직스가 제드를 상대하는 평범한 라인전이 되었다면 오히려 CJ Blaze가 반격의 시작을 할 수 있지도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왜냐면 블라디의 스펠이나 픽이 너무나 극명했거든요. '쉔 카운터간다. 제드 카운터는 덤^^'

 그리고 그간 앰비션의 카직스 플레이를 보면, 분명 제드를 상대로 cs도 잘 챙기고 최소한 '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결승에서도 보여줫는데, 성장 후 말고 초반 라인전 구간에서 제드 상대로 cs도 안 밀리고 죽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블라디가 미드를 가서 제드를 카운터칩니다.

 라인스왑을 통해 카직스 vs 쉔 누가 더 잘먹나 구도가 되지만...

 라인스왑 대결에서 cj 블레이즈가 패배하면서 카직스는 완전히 망합니다.

 카직스는 어시를 챙기고 템이 어느 정도 나온 쉔을 상대로 쩔쩔 매죠.

 미드에서는 다데 선수가 밀리는 듯 싶었습니다만 결국 로밍으로 템을 하나 더 뽑고, 이후에 다시 하던 것처럼

 카직스를 마크하면서 앰비션은 또다시 힘을 못쓰게 됩니다.

 

 그리고 라인 스왑을 잘 버텨냈던 옴므의 vs 카직스 라인.

 쉔vs카직스 라인은 쉔이 웃는 라인전입니다. 어차피 마나<->실드로 교환하면서 쉔이 cs파밍 잘하니까요.

 그리고 미드라인에서 제드는 밀리면서도 라인 먹기가 유용한 챔프입니다.

 블라디가 제드를 압박하는 것을 보고 '성공한 라인 스왑'이다 생각했겠지만, 글쎄요..

 

 이후에 블라디에게 cs를 몰아주면서 이번 시즌들어 처음으로 앰비션이 '망하는'그림이 나옵니다.

 미니맵 보시면 알겠지만 1차 타워 철거된 이후에 카직스가 진짜 망합니다. 이후에도 쭉 망하구요. 2경기보다 더 심하게 망합니다. 2경기는 '카운터 챔프'때문이라 치지만 3경기는... 그냥 망합니다.

 

 그리고 잭패의 베인도 그렇습니다. CJ Blaze 밴픽의 함정카드죠.

 사실 임프의 베인을 밴하긴 아깝고 주긴 그러니 베인을 빼앗아 온 것인데요, '성장후 카이팅'하는 잭패의 특성상 베인처럼 원딜 치고는 인파이트 성향의 챔프는 잭패에게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 내내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죠. 다만 1, 2경기에 비해서는 봇에서 파괴당하지 않았습니다.

 

 3경기는 봇 듀오가 털리긴 했습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앰비션' 파괴 경기였으니까요.

 블라디는 언뜻 보기엔 잘크는 듯 보였습니다만...

 뭔가 냉정함을 잃은 듯한 플레임과 CJ Blaze선수들의 움직임은

 MVP Ozone의 열정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GG..

 

 

 

 

 

 

< 총평 >

 

 

 블레이즈는 스프링 시즌동안 본인들 기존의 메타를 조금 변형했습니다.

 

 기존의 '타워-푸쉬'메타에 추가해서

 '다중 캐리 푸싱'메타가 된 것이었죠.

 즉 탑-미드에 후반 캐리형 챔프들을 배치하고 봇+정글이 오브젝트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그 이득을 바탕으로 캐리형 챔프들의 코어템을 한 타이밍 빨리 뽑아준 뒤, 역갱킹과 라인 관리를 통해 상대방을 수세에 몰아넣거나 무리하게 만들면서 이득을 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전제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바로 '바텀 라인'의 오브젝트 획득입니다.

 

 분명 스프링 내내 잭패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필자는 그동안 CJ Blaze의 팀 전략상 잭패러보 듀오가 굉장히 임무 수행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킬은 좀 내주었지만 오브젝트 획득에 있어서는 정글러와 함께 칼같이 가져갑니다. 킬은 못 내더라도, 바텀 타워가 먼저 밀리지는 않으며 자꾸 상대방 정글러나 미드를 콜하게끔 압박을 먼저 가합니다.

 

 그런데 이번 결승은 달랐죠.

 바텀이 그냥 '파괴'당합니다. 네... 결승 요약 한줄로 하면 사실 이겁니다. 바텀 파괴.

 이후에 연계되는 MVP Ozone의 국지전/낚시 플레이와 강화된 운영에 스노우볼링을 막질 못하죠.

 

 갬빗 게이밍이 이런 식으로 Cj Blaze를 상대로 이긴 전례가 많습니다만, 이들과 MVP Ozone은 또 다른 문제인게

 갬빗은 '4인 다이브'를 통해 CJ Blaze의 봇듀오를 박살냅니다.

 

 하지만 오존은? 2명이 2명을 박살냅니다. 이게 4인vs2인에 비해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단숨에 느껴지시겠죠?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번 결승 CJ Blaze의 가장 큰 패배 요인은 '자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뭔가 연구를 해온 움직임이 역력한 MVP Ozone에 비해 CJ Blaze는 너무나도 본인들의 하던 일을 착실히 따라갔고,

 변수가 생기자 이를 막지를 못했습니다.

 

 Flame이 다음 시즌에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그리고 생각외로 MVP Ozone선수들이 굉장히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무대의 압박감과 부정적인 흐름을 견뎌낸 MVP Ozone 선수들의 우승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좋은 경기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번외 - 그나마 가장 잘한 CJ Blaze의 선수 >

 

 Helios.

 그는 하던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패배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하던대로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패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