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가 끝난 기점으로 이전에 썼던 딜 기대치 글(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971&l=19014)의 내용을 좀 더 보완하여 깔끔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원거리 딜러의 골드 대비 딜량(Damage Per Gold, 이하 DPG)이란?

롤 대회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나오는 5가지 포지션 중 그 역할이 가장 뚜렷한 것은 원거리 딜러입니다. 일반적으로 원거리 딜러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얼마나 많은 딜을 넣었는가이고, 대부분의 평가도 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최근에는 안죽고 오래 살아남으면서 딜은 조금 넣는 것보다 죽더라도 최대한 많은 딜을 쏟아붓고 죽는게 낫다는 평가가 많을 정도로 원거리딜러의 역량은 많은 딜을 넣는 것에 집중되어 있죠(물론 안정적으로 안 죽는게 낫지만 근본적으로 딜량이 평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해당 원거리딜러가 팀 사정에 상관없이 잘 컸든 못 컸든 자신의 성장 대비 얼만큼의 딜량을 넣을 수 있는 선수인가를 따질 수 있는 스탯입니다. 그래서 저는 골드 대비 딜량, DPG라는 스탯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DPG의 가장 근본에 있는 아이디어는 '더 적은 골드를 써서 더 많은 딜량을 넣는 선수가 더 딜을 잘 넣는 선수이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DPG의 계산 공식은 (총 가한 딜량)/(총 사용한 골드량)이 됩니다. 여기서 총 획득한 골드량이 아니라 총 사용한 골드량으로 나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돈을 많이 벌었어도 쓰지 않은 돈은 딜량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 아이템으로 변환되어 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만 고려하기 위해 총 사용한 골드량으로 나눠 DPG값을 구합니다.

아래는 이번 조별리그에서 각 원거리딜러들의 DPG스탯 및 기타 스탯들을 정리한 표입니다.


맨 오른쪽의 DPG가 골드 대비 딜량을 나타낸 것입니다.

Deft 선수의 압도적인 DPG값이 눈에 띕니다. 2위인 Imp선수와 무려 0.4 이상 차이가 나는 DPG를 기록했네요.
이 기록을 토대로 말할 수 있는 해당 선수의 능력은 간단히 'Deft는 골드를 1골드 쓸 때마다 2.342만큼의 딜을 더 넣을 수 있다'가 됩니다.

기록을 보면 대체적으로 한국/중국 쪽의 원딜러들이 유럽쪽의 원딜러보다 더 골드 대비 딜량이 높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2. 딜 기대치(Damage Expectation Value, DEV)

위의 DPG라는 개념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하나가 많이 승리하는 팀에 속한 원딜러는 기본적으로 DPG 값이 높을 수 밖에 없고(원사이드한 경기의 경우 상대의 방템 수준, 레벨 차이 등에 의해 비등하게 진행된 경기에 비해 딜량이 높게 기록됩니다.) 또 포킹조합 등의 경우 기본적으로 딜량이 꽤 높아집니다.

그래서 DPG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딜 기대치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계산식부터 말하자면 딜 기대치는 DPG/(팀 팩터) 로 정의됩니다. 이 팀 팩터에 대해 다시 설명이 필요할텐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팀 팩터는 (팀이 가한 전체 딜량)/(팀이 쓴 전체 골드) 입니다. 원사이드한 경기, 혹은 포킹조합일 경우 팀의 전체적인 딜량이 쓴 골드에 비해 많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한타는 극도로 피하고 운영운영운영 반복하여 이긴 팀의 경우 딜량이 쓴 골드에 비해 많이 낮습니다. DPG는 이렇게 자신이 속한 팀의 성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팀 팩터 값으로 DPG값을 나눠주면 해당 원거리 딜러의 순수한 딜 기대치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팀 팩터란 이름은 야구에서 구장에 따라 투수의 스탯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구장의 영향도를 구해 그를 제외하기 위한 스탯인 파크 팩터에서 따 왔습니다. 

아래는 딜 기대치를 바탕으로 다시 정리한 표입니다.


DPG - 골드 대비 딜량
DEV - 딜 기대치
TF - 팀 팩터

그래도 여전히 Deft 선수는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합니다. 괜히 세체원이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스탯 정리하는 내내 들더군요.


3. 끝맺으며

딜 기대치는 사실 아직 별로 완벽하지 않은 스탯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팩터에 들어가야할 요소가 훨씬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으로써는 DPG를 이용해 '이 선수는 골드를 1만큼 별면 x만큼 더 많은 딜을 넣을 수 있는 선수야' 라고 보는 것 까지가 좀 정확할 것 같네요. 딜 기대치의 경우 팀 팩터를 어떤 식으로 반영할 지 좀 더 많은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정확한 수치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현재 딜 기대치는 약팀의 원딜러가 좀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해서 이런저런 시도를 통해 롤 통계 자료의 다양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비판과 의견 모두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